[김희철의 직업군인 이야기](17) 육·해·공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 부활을 기대하며
김희철 칼럼니스트 | 기사작성 : 2017-11-01 11:27   (기사수정: 2017-11-0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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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육군사관학교 생도시절이던 3군사관학교 체육대회 응원장면(위)과 필자가 응원단 수기부원으로 연습하는 모습. [사진=김희철]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는 연고전 및 고교야구와 더불어 6080세대의 영원한 추억

전두환 정권의 우민화 정책으로 도입한 프로 야구로 고교야구 열기는 스러져


지난 9월30일 연세대학교 삼애캠퍼스 야구장에서 열린 육연(연세대)과 백구회(고려대)의 ‘2017 고연전(연고전)’ 야구경기에서 육연이 13-5 승리를 기록했다. 이로써 연세대는 아마추어 연고전 야구, 축구, 럭비, 여자축구에서 승리를 거두며, 2015년 고려대 전종목 석권의 뒤를 이어 2017년에는 연세대가 사상 처음으로 첫 5종목 전승을 기록했다.

연고전(고연전)과 더불어 6080세대의 영원한 추억이었던 것은 “고교야구”였다. 고교야구는 프로야구와는 또 다른 흥분을 자아낸다. 수많은 경기와 시즌이 이어지는 프로야구에서는 오늘 지더라도 내일 잘하면 되고, 올해 부진하더라도 내년에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교야구는 토너먼트라는 특성, 오직 3년이라는 제한된 시간, 막 성장해가는 청춘의 한때라는 특징 때문에 더욱 절절하면서 애틋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고교야구를 퇴색하게 만든 것은 1980년대 프로야구가 개막되면서 이었다. 더불어 야구 만화의 전성시대가 펼쳐졌다. 특히 이현세의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들을 형상화한 <공포의 외인구단>은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을 받아왔다. 사회와 야구계에서 버림받은 혼혈인, 외팔이, 고아 등이 모여서 외인구단을 만들고, 지옥 훈련을 통해 개발한 마구와 각종의 필살기로 강력한 적들을 하나둘 쓰러뜨리지만, 결국 주인공 오혜성이 사랑하는 엄지를 위해 목숨보다 소중한 팀의 승리를 포기하고 만다는 내용은 그 극적인 승부의 묘사 이상으로 강한 여운을 만들어냈다.

쿠데타로 집권한 5공화국이 우민화의 일환으로 도입한 프로야구는 성장 일변도의 사회에서 억눌린 민중들의 울분을 해소하는 도구가 되었지만, 프로야구 만화는 그 긴장을 몇 차원 극적으로 강화시켜 시대의 입을 틀어막고 있던 강렬한 원한을 폭발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고교야구” 및 프로야구 못지않게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체전은 국군의 날 즈음해서는 군의 사기를 높이고 단결력을 과시하며 위문하기 위한 대표적인 진행됐었던 육·해·공 3군 사관학교 생도들이 참여하는 “3사 체전”이었다.



▲ 1980년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 초청장 [사진=김희철]

1954년 처음 열린 3사 체전, ‘군 내 사조적’ 근절 등 여러 이유로 2002년을 끝으로 폐지

1954년 11월 처음 열린 3사 체전은 1993년까지 매년 국군의 날 이후 사흘간 서울(효창운동장, 동대문운동장)에서 개최됐다. 이후 없어졌다가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개최를 앞두고 체육 붐을 조성하기 위해 1999년 부활, 2002년까지 진행됐다.

1994년 국방부 및 3군사관학교 등에 따르면 당해로 41회를 맞는 3군사관학교 체육 대회가 그동안 생도간 우의를 증진시키고 단결력을 키우는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으나 대회준비 과정에서의 수업결손과 함께 승부욕에 따른 과열경쟁 양상 등의 부작용도 심한것으로 지적됐었다.

특히 각사관학교 교수들은 대회를 앞두고 2-3개월간씩 응원연습을 하는 바람에 생도들의 정상수업이 어려운데다 과열경쟁으로 오히려 이질감을 조장하는 등 원래 목적에도 어긋나고 있다며 체육대회의 폐지 또는 개선책을 요망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사관학교장들은 1993년말 모임을 갖고 교수들의 이같은 건의사항을 수렴, 국방부에 체육대회 폐지 등의 개선책을 요망했다. 국방부 고위층과 국방부 관계자는 "사관학교 체육대회가 과거에는 국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주는등 인기가 매우 높았으나 지금은 프로야구나 프로축구등에 밀려 인기가 시들해졌으며 모든 생도가 참가하는 대규모 대회의 개최도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사관학교 체육대회 폐지는 과거 축구부와 럭비부 출신을 중심으로 군내사조직이 형성됐던 전례에 비춰 사조직 근절 차원에서도 적극 추진되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대표선수를 뽑아 실력을 다투는 현재의 학교대항식 체육대회는 원칙적으로 폐지하되, 각 학년별로 야구나 농구, 배구등 새 종목을 추가해 순수한 친선목적의 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으로 결정됐다.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는 지난 88년부터 일반경기장 대신 각 사관학교를 순회하며 3일동안 축구와 럭비, 육상등 3종목에서 기량을 겨뤄왔고 결국 2002년에 완전히 폐지되었다.



▲ 원래 미술부였던 필자가 1학년 생도시절 3군사관학교 체육대회에 사용될 대형 그림을 그리는 모습(왼편)과 동기생들과의 기념촬영 모습. [사진=김희철]

눈물과 땀을 흘르며 준비한 3사체전, 경쟁을 통한 전투력 과시와 단결력 도모

춤못추던 필자도 선배 강추로 수기부 응원단원으로 활동했던 추억 아련해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 준비 과정에는 땀과 눈물이 스며있다. 입학 체력측정에서 체력이 탁월하거나 선수 경험이 있는 자가 입학시험에 합격하면 그들을 1학년 때부터 축구와 럭비선수생도로 선발하여, 정상학과 수업 후 강인한 훈련을 계속시킨다.

럭비선수생도 동기와 같은 방을 사용했었는데 그 친구는 거의 매일 초주검이 되어 방으로 들어왔고 나는 친구의 근육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안마와 맛사지를 해주어야 했다. 그들은 졸업 후에도 끈끈한 인맥이 되어 상부상조하며 군생활을 영위한다. 종국에는 선수 출신 장성이 유독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고대와 연세대의 연고전에는 운동경기 못지않게 각 대학교의 응원전이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금년에는 SNS 힙합디스배틀 새 장을 만든 고연전 “킬릿코모리”음원이 돌풍을 일고 있다. 마찬가지로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에서도 각군 사관학교의 독전 포스터를 포함한 응원전이 국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각 학년별로 하계 훈련을 출발하면 2학년 중 응원부(수기부, 민예부)로 선발된 인원은 부사관학교 교육에서 제외되어 학교에 남아 응원 연습을 한다. 돌이켜보면 응원부친구들은 군사훈련으로 흘린 땀보다 몇배의 땀을 쏟아 냈었다. 매일 10시간씩 춤을 추어야하는 혹독한 시간이었다. 삼복더위 속에서 50분간 춤을 추고 10분간 휴식이 되면 땀이 밴 런닝을 짜면 땀물이 주욱 흘러내렸다.

필자는 1학년 시절에 춤을 못춘다는 지적을 받고 가르쳐주던 2학년 선배의 강추로 현대 무용인 수기부로 강제 선발이 되었다. 한국 무용을 추는 민예부는 故 벽사 정재만(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교수의 지도아래 부채춤, 학춤 등 연습하여 우아하게 보였으나, 당시 MBC무용단장의 지도를 받는 수기부는 음악에 맞춰 깃발과 수술을 들고 치어리더 역할을 하는데 100미터 달리 듯 계속 뛰고 흔들어야 했다. 저녁식사 후에도 두시간 이상씩 춤을 추어야 했는데 리듬감각이 부족했던 필자는 타동료들과 박자를 맟출려면 더욱 긴장하며 더 땀을 흘려야 했다.

군사훈련과 하계휴가를 끝내고 복귀했을 때에는 국군의 날 체전까지 2~3개월간 전교생의 카드색션과 수술 등 도구를 이용한 응원 연습이 기다리고 있었다.

단상 위에서 화려한 복장의 응원단장은 멋있다기 보다는 두려움의 존재였다. 전체 카드색션에서 박자를 놓친 생도에게는 불호령이 떨어졌고 단체 얼차려도 수시로 진행되었다.

그때 응원단장의 호통이 떠오른다.
“북한 인민군들의 일사분란한 퍼레이드와 카드색션을 봤을 것이다. 김일성 종합대학과 군관학교 학생들이 여러분들의 행동을 보고 있다. 박자를 놓쳐 대형이 깨지면 사관생도의 단결력이 형편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깔볼 것이다.

사관생도의 명예를 걸고 정신을 차려라 ...!”



▲ 미국의 3군사관학교 체육대회에 도널드 트럼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이 참석해서 기념사를 하는 광경. [사진=김진영 전 해군제독]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 부활하면 군 사기고양 및 국민사랑 회복할 듯

육·해
· 공군 간 힘겨루기로 변질될 위험성 사전 차단하면 국민적 축제의 장 가능

3사 체전의 육사 응원단장이었던 육군참모총장 김용우대장에게 기대 걸어


미국의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는 120년의 전통을 갖고 있다. 군 최고 사령관 배(The Commander-in-Chief's Trophy) 즉 대통령 배 미식축구 경기는 미 육사의 육군 흑기사팀(Army Black Knights), 미 해사의 해군 생도팀(Navy Midshipmen), 미 공사의 공군 독수리팀(Air Force Falcons)이 학교를 대표하여 경기를 치른다.

경기는 세 팀이 한군데 모여서 하루에 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해사와 공사의 경기는 10월 첫 번째 토요일에, 육사와 공사는 11월 첫 번째 토요일에 한다. 특히 120년 동안 계속된 육사와 해사는 양학교의 중간지역인 필라델피아에서 12월 두 번째 토요일에 한다.

종합 성적 우승 팀은 선수전원이 백악관에 방문하여 군 최고사령관 즉 대통령으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수여 받는다. 그리고 우승 트로피를 일 년간 사관학교에 전시하면서 우승의 기쁨을 누린다. 공동 수상의 경우에는 이전 우승 학교가 트로피를 계속 보유한다.

지금까지 미 공군사관학교가 20회, 해군사관학교가 15회, 육군사관학교가 6회 우승을 했고 공동 우승은 4회였다.

실제 미국에는 해안경비대사관학교(Coast Guard Academy)와 해양사관학교(Merchant Marine Academy)도 있지만 생도 규모가 4분의 1수준이어서 경쟁 대상이 되기에는 무리가 따라 별도로 이 두 학교는 장관배(Secretaries Cup) 경기를 한다.


▲ 해군사관학교에 보관돼 있는 3군사관학교 체육대회 우승기 [사진출처=해군사관학교 박물관]

3사체전이 만들어질 당시 육· 해·공군사관학교 생도들이 선의의 경쟁상대로서 친목과 화합을 도모하는 한마당 축제로 만드는 것이었다. 현재 우승트로피는 3연승을 한 육사 박물관에, 우승기는 3연승을 한 해사 박물관에 영구 보관되어 있다. “3군 사관생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량을 겨루며, 친목을 도모함과 동시에 3군의 유대를 강화하고 경기를 통하여 체력을 향상시키며, 극기력을 배양함과 동시에 불굴의 투지와 역량을 기르는 한편, 각 군 사관생도간의 협동심과 단체정신을 기르고, 질서의식을 고양시키는데 있다.”라고 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사 체전이 폐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생도들의 경기가 생도들 간의 축제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 군 간의 힘겨루기 형태로 변질되어 가면서 근본적인 목적과 취지가 퇴색되어 버린 탓이다.

또한 순수한 스포츠 경기가 과도한 집단응원과 인력, 물자동원, 지나친 준비로 인한 생도 교육에 지장을 주었고, 서울 동대문운동장에 생도들을 모이게 함으로써 숙소 문제, 식사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도 발생되었다.

그래서 업무의 방향을 어떻게 하면 사관생도들에게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대형 마스께임, 기계적인 움직임 같은 응원을 과감히 탈피하고 생도들이 신나게 힘차게 경기를 즐기면서 질서 있는 응원할 수 있도록 조성해 주어야한다.

3군사관학교 체육대회는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문제이다. 과거처럼 지방에 있는 사관학교 생도들 모두를 동대문운동장 등 한군데 모아 대규모 행사로 치르어 진다면 당연히 이에 따르는 부작용이 긍정적인 면보다 더 커질 것이다.

미국 사관학교들이 꼭 주말에 경기를 하는 이유도 이 경기로 다른 학업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경기장에 관람을 가고 응원을 하는 것도 생도들 자치적으로 결정하고 참가한다.

때마침 현 육군참모총장 김용우 대장은 육사생도 시절,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 육사응원단장이었다. 이 기회에 3군 사관학교 체육대회를 미국처럼 효율적으로 부활시켜야 한다. 생도들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건전한 스포츠 행사를 통하여 3군간의 유대를 발전시키고 군의 핵심 장교로 성장할 사관생도들에게 군 통수권자(Commander- in–Chief)인 대통령이 직접 트로피와 우승기를 수여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많은 의미를 부여함과 동시에 군의 사기는 천장 유리창을 깨버릴 것이다.



 


- 육군사관학교 졸업(1981년)
- 동국대학원 외교국방(석사)
- 한남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 5군단사령부 작전참모
- 3군사령부 감찰참모
- 8군단사령부 참모장
- 육군훈련소 참모장
- 육군대학 교수부장
- 육군본부 정책실장
-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
- 군인공제회 관리부문부이사장
- (현)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주요 저서 및 연구

- ‘충북지역전사’, 우리문화사, 2000.2월(1500부 발간)
- ‘동서독 통일과정에서의 군통합에 관한 연구’, 동국대, 1995.6월
- ‘지고도 이긴 전쟁’, 합참지, 2002. 1월
- ‘ATCIS는 이 시대 영관장교의 개인화기’, 육군지, 2010.9월
- ‘소통과 창의는 전승의 지름길’, 국방저널, 2010.11월
-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12월


※편집자주 : 본 칼럼은 전문가의 특정 견해를 밝힌 내용으로 뉴스투데이의 편집방향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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