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109) 일본취업준비생 울리는 '블랙사원연수' 주의보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7-10-26 15:28
1,769 views
N
▲ 좋은 기업에서도 블랙연수가 발생할 수 있음을 항상 주의해야 한다. Ⓒ일러스트야

사원연수에서 발생한 강압적 교육에 신입사원 자살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2013년 4월 1일, 일본의 유명 제약회사 제리아(ゼリア新薬工業)에 의약정보 담당자로 입사한 신입사원 A씨(당시 22세)는 같은 달 10일부터 3일간의 연수에 참여하였다.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연수의 주제는 ‘의식과 행동의 변혁’이었다. 그리고 이 연수에서 A씨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연수를 진행한 초청강사는 신입사원들에게 강압적으로 ‘약한 면을 드러내라’는 주문을 했다. 현장의 분위기를 거스르지 못했던 A씨는 함께 입사한 동기들 앞에서 자신의 말더듬증을 억지로 고백하였지만 강사는 A씨를 더 몰아세웠고 결국 집단따돌림을 당했던 과거까지 털어놓았다.

A씨는 당시를 연수일기에 이렇게 적어놓았다. ‘말더듬증은 물론 예전 따돌림 당했던 일이 모두에게 알려졌을 때의 충격을 말로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가장 알리고 싶지 않았던 동기들이었기에 충격은 몇 배가 되었고 그 후에는 머리가 새하얘져서 뭐라고 답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 뒤로도 A씨는 장기간의 연수와 교육을 강요받은 끝에 같은 해 5월 19일 귀가 도중에 자살하였다.

A씨는 강한 심리적 부담에 의한 자살로 인정을 받아 노동재해 처리되었고 A씨의 부모는 제약회사와 당시의 연수강사를 상대로 올해 8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회사와 강사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빠 다시 한 번 긴 싸움이 될 예정이다.

블랙기업이 아니더라도 블랙연수는 존재

뉴스투데이에서는 이전에 사원들의 인격을 무시하고 건전지처럼 소모하고 버리는 일본의 ‘블랙기업’들을 소개한 적이 있다. 매년 일본으로 취업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은 몇 만 명씩 늘어 가는데 비해 사전에 일본기업들의 정보를 입수할 경로는 많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일본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은 기업정보를 면밀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제약회사 제리아는 블랙기업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었고 이번 신입사원 자살사건 외에는 창업 이래 특별한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었다. 문제는 제리아가 신입사원들의 연수를 외부에 위탁하여 왔고 해당 연수기관에 의해 발생한 블랙연수였다.

이처럼 외부기관에 사원연수를 맡기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블랙연수가 일본사회에서 화두로 떠올랐다. 노동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NPO법인 POSSE를 운영하는 콘노 하루키(今野 晴貴) 대표이사는 동양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육체적 혹사에 그치지 않고 인격을 부정하고 그때까지의 가치관을 파괴하는 ‘블랙 신입사원 연수’가 최근 10년 간 증가하고 있다. 가혹한 노동환경에서도 퇴사하지 못하도록 처음부터 순응시키려는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블랙연수의 특징과 도움창구는?

이번에 문제가 된 연수기관에 사원연수를 맡긴 적이 있다고 밝힌 다른 회사의 홍보직원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저도 이 연수에 참가한 적이 있습니다. (연수에 참가하며) 울음을 터뜨린 직원도 있었습니다. 달성감과 일체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다음 해부터는 위탁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블랙연수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로 잠을 재우지 않거나 장시간 서있게 하고 큰 목소리를 내게 하는 등의 육체적 부담을 가한다. 둘째로 지금까지 개개인이 형성해온 가치관을 부정하고 복종심을 갖도록 ‘여기서 도망치면 어떤 회사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 ‘이 회사를 그만두면 가치 없는 인간이 되어버린다.’와 같은 세뇌에 가까운 말을 되풀이한다.

또한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가족이나 친구 등과 상의하지 못하도록 핸드폰을 수거하고 연수시설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기도 하는데 마치 다단계회사에서 처음 직원을 세뇌 교육시키는 방법과 매우 유사하다.

만약 일본취업 후에 연수단계에서 이와 같은 특징들을 발견한다면 혼자 감내하지 말고 즉시 외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대표적인 현지 연락창구로는 일본 노동변호단 핫라인(03-3251-5363), 일본 노동조합 총연합회의 노동상담 다이얼(0120-154-052), 전국 노동조합 총연합의 노동상담 핫라인(0120-378-060) 등이 있으니 만에 하나에 대비하여 기억해두도록 하자.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