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 뉴스]조윤제.노영민.우윤근.이수훈 등 비외교관 출신 4강대사 ‘쓴소리’ 할까
이태희 편집국장 | 기사작성 : 2017-10-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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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신임 대사 신임장 수여식을 마치고 대화하며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이수훈(왼쪽부터) 주일본대사, 우윤근 주러시아대사, 문재인 대통령, 노영민 주중국대사, 조윤제 주미국대사.ⓒ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국장)


문재인 대통령, 역대 정부 처음으로 4강 대사 전원 ‘비외교관 출신’ 기용

직업외교관은 4강에게 할 말 못하는 ‘젠틀맨’의 한계, 4강 대사들 국익위해 ‘스트롱맨’ 돼야

북핵위기 및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난제가 산적한 가운데 미·중·일·러 등 4강 대사가 공식업무에 돌입한다. 이번 4강 대사는 전원이 ‘비외교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새로운 실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실험이 이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관심의 초점은 4강대사들이 한국의 이익을 지켜내기 위해 ‘쓴 소리’를 할지 여부이다. 매끄럽고 예의바른 한국의 직업 외교관들은 4강과의 관계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끌려다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직업 외교관들의 4강에 대한 저자세가 승진과 출세에 중요한 ‘4강 외교’ 경력을 지속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한국의 이익을 강하게 관철시키고 상대방의 약점을 논리적으로 공격하는 ‘스트롱 맨’은 4강 외교가에서 기피인물로 찍힐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직업 외교관들은 ‘젠틀맨’을 자처했다는 분석이다.

비외교관 출신인 이번 4강 대사들은 직업 외교관 출신과는 달리 기피인물 공포증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4강을 향해 ‘쓴소리’를 내는데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 이는 문 대통령이 4강 대사 전원을 비외교관 출신으로 기용한 중요한 이유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조윤제 주(駐)미국 대사, 노영민 주중국 대사, 이수훈 주일본 대사,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등 4명에게 신임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일본·중국·러시아는 우리 외교에 근간이 되는 나라들인데, 이들 4대국 대사를 모두 (비외교관 출신인) 특임대사로 임명하는 것은 제가 기억하기로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4강 대사 전원을 비외교관 출신 인사로 포진 시킨 것은 역대 정부에서 시도한 적 없던 시도임을 강조한 것이다.

강경화 외교부장관도 외무고시를 거치지 않고 외교부 장관 보좌관으로 특채돼 주로 국제기구관련 부서에 근무했던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외교라인은 ‘비외교관 출신’으로 구성된 셈이다.


조윤제 주미대사, 트럼프 대통령의 과도한 경제적 요구 및 북한 공격론에 ‘침묵’하면 안돼

노영민 주중대사, 중국의 사드 보복 중단과 북한 제재 이끌어낼 물밑 대화 주도해야

이승훈 주일대사, 아베 총리의 ‘재무장 개헌’ 저지를 위해 강력한 외교력 발휘해야


조윤제 주미대사와 노영민 주중대사는 ‘문재인 캠프’ 출신 인사이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조 대사는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영입돼 싱크탱크인 ‘국민성장’ 소장으로 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행정부를 상대로 한미간 경제현안 및 북핵위기 해법을 막후에서 조율하는 중대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분석관을 역임했고, 참여정부 시절에는 주영 대사를 지냈다. 경제적 식견과 외교감각을 갖췄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변화무쌍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기에는 정치적 돌파력이 약하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FTA 재협상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북한에 대한 미국 일방의 무력 공격을 검토하는 돌출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조 대사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적절한 타이밍에 ‘외교적 논리’로 포장된 쓴소리를 하는 것은 중대한 임무이다. 직업 외교관 출신처럼 공손한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문 대통령이 굳이 조 대사를 기용할 이유가 없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3선의 중진 정치인인 노영민 주중대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대선 승리 직후 가장 유력한 청와대 비서실장 후보로 물망에 올랐으나 ‘측근 배제’원칙을 위한 상징적 조치로 청와대 입성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인사에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25일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 (19기 1중전회)를 통해 ‘집권 2기’에 들어갔다. 시 주석은 자신의 측근으로 최고 지도부를 구성함으로써 강력한 권력기반을 구축했다. 집권 1기의 ‘반(反)부패’대신 ‘경제개혁’에 방점을 두고 있다.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을 집권 2기의 중점 과제로 제시한 것이다.

노 대사의 과제는 조대사보다 더 막중하다는 지적도 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으로 한중간 경제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북핵포기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화시켜나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샤오캉을 위해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시 주석의 전략속에서 한국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 것도 간단치 않은 일로 꼽힌다.

그동안 한국 외교는 중국의 사드보복과 북한 감싸기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중국 측은 ‘정치적 거물’인 노 대사의 기용을 반기고 있지만, 노 대사가 한중우호관계를 다져나가면서 시 주석 혹은 중국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이다.

이수훈 주일대사도 민감한 시기에 부임하게 됐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공명 연립여당이 지난 22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조기총선에서 개헌 발의선을 넘기는 의석을 얻었다. 연립여당은 313석(자민 284, 공명 29)으로 전체 의석의 3분의 2인 310석 이상 확보했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대로 평화헌법 체제를 부수고 ‘전쟁가능한 국가’로 개헌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범국가인 일본의 재무장은 피해국가인 한국 입장에서 단호하게 저지해야 하는 사안이다. 이 대사는 경남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 및 국동문제연구소장을 지냈다. 학자출신이 보이기 쉬운 ‘유약함’을 넘어서 당차게 일본의 재무장 혹은 전쟁가능국가 시도를 외교적으로 저지하면서 북핵위기 해결을 위한 일본의 협력을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대일외교 역시 ‘잰틀 맨’보다는 ‘스트롱 맨’이 요구되는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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