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적 조건이 당락 좌우하는 재건축 사업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7-10-1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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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사에 막강한 자금력을 현대건설이 선정됐다. 단지 내 사업시행인가 승인을 축하하는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뉴스투데이


재건축 조합원, 품질이나 브랜드보다는 '금전적 지원' 선호

건설사의 금품·향응 등 불법 로비 횡행... 전문가 "결국 분양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져" 지적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재건축 공사 수주전에 건설사들의 공약 남발과 조합원들의 표를 얻기 위한 과도한 로비가 횡행하면서 재건축 수주의 조건이 지나치게 '금전적인 조건'에만 치우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 시공사 선정 결과만 봐도 조합원들의 표심은 금융지원이나 무상 이사비 등 당장 눈앞의 물량 공세에 좌우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선 반포주공 1단지 시공권 경쟁에서 후발주자였던 현대건설이 사업을 가져간 데는 무상 이사비 지원을 비롯한 1조9000억원의 무이자 사업비 대여 등 자금력을 앞세운 파격적인 조건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정부가 이사비 7000만원 지원에 대해 시정 지시를 하며 제지에 나섰지만 조합원들은 결국 경제적 이득을 선호했다.

11일 시공사가 선정된 미성·크로바 재건축 사업 역시 '초과이익 환수금 대납'을 내세운 롯데건설의 승리로 돌아갔다. 롯데건설은 내년에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될 경우 부담금을 대납하고 무상 이사비 4000만원을 내걸며 조합원들의 환심을 샀다.

두 사업장에서 모도 쓴맛을 본 GS건설은 강남 내 브랜드 파워와 '청렴수주'를 내세워 클린 경쟁을 전개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11일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조합원들은 향후 아파트의 가치보다는 당장의 금전적 이득을 우선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내년에 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돼 조합원의 이득이 줄어들면 건설사들의 금전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탓에 시공사 선정 부재자 투표 제도가 조합원들의 표를 끌어오는 데 악용되는 사례도 빈번하다.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부재자 투표는 개인 사유로 불가피하게 총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조합원들을 위한 제도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총회 당일보다 부재자 투표 기간에 로비를 하는 것이 다른 조합원의 눈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기간에 고가의 금품을 미끼로 조합원의 표를 유도한다.

부재자 투표율이 총회 당일보다 높은 사업지도 속출하고 있다. 과열 수주전의 시작이었던 반포주공1단지의 부재자 투표율은 82.8%에 달했고, GS건설과 롯데건설이 맞붙었던 송파구 미성·크로바 아파트의 부재자 투표 비율은 71.9%였다. 사실상 정식 총회 전인 부재자 투표 기간에 시공사가 선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간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출열은 결국 분양가나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처벌 기준을 강화하고 제도 개선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권 기자 priokim@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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