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숨겨진 이야기] 미국은 왜 다시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려 하나①
정진용 기자 | 기사작성 : 2017-10-12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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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바다주는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기호용 마리화나 판매를 합법화했다. 라스베이거스 번화가.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정진용기자) 최근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져 600여명의 사상자를 낸 네바다주는 미국 내에서 다섯 번째로 기호용 마리화나(대마초) 판매를 합법적으로 허용한 주다. 지난 7월부터 기호용 마리화나의 판매를 허용하자 첫 달에만 2710만달러(307억원) 상당의 판매고를 올려 미국 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주는 네바다 외에 콜로라도, 워싱턴, 알래스카, 오리건 등 5곳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 주민발의안 투표에서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킨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메인 등을 합하면 8곳으로 늘어난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왜 미국은 마리화나를 다시 합법화하려 하나 = 미국 내에서 마리화나 합법화 논란에 불을 지핀 인물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다. 그는 2015년 마리화나 관련 전과자들을 6000명이나 대거 사면했다. 이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서도 마리화나 합법화 여부는 대선정국의 중요 이슈로 떠올랐다.

당시 민주당 대선 주자였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마리화나 전면 허용을 제안했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다른 민주당 후보들도 “규제완화는 필요하다”며 유연한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인들의 마리화나에 대한 태도도 크게 달라졌다. 지난 4월 미국 CBS방송이 미국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마리화나 합법화 찬반 논란에 관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미국인 10명 가운데 6명 이상(61% 찬성-33% 반대)이 합법화를 지지했다. 1979년 조사에서 합법화 지지율이 27%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마리화나 단속에 필요한 천문학적 예산이 가장 큰 원인 =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2016년말 미국 내 교도소는 약 5000여개에 달한다. 연방교도소가 1800개, 주나 카운티 등 지역교도소가 3200개인데, 이는 미국 전체 4년제 대학교보다 많은 숫자다.

이들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죄수는 230만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미국인구의 0.73%다(보호관찰과 보석 등 법의 감시하에 있는 사람들 475만명을 합하면 전체 인원은 700만명을 넘는다. 이는 전체인구의 2.2% 수준이다). UN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죄수는 980만명 정도인데, 미국이 전세계 수감자의 24%를 차지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더 큰 문제는 죄수 230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마리화나 단순소지죄로 처벌받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교도소에 수감된 죄수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740억달러(83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7년 미국예산(3조2100억달러)의 2.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수감자 1명당 3만2000달러(약 3630만원) 꼴이다.

뉴저지의 경우 재소자 비용이 1인당 5만4000달러(약 6120만원)로 뉴저지가 걷어들이는 세금의 18%가 교도소 유지비용으로 소요되고 있다.

▷닉슨 전 대통령이 시작한 마리화나와의 전쟁 = 미국에서 마리화나와의 전쟁을 처음 시작한 인물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다. 닉슨은 1971년 9월 마리화나를 ‘공공의 적 1호’로 규정하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닉슨은 곧이어 검사 출신의 펜실바니아 주지사 레이몬드 셰이퍼를 마리화나 및 일반마약에 대한 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닉슨이 주문한 것은 딱 하나였다. “마리화나가 나쁘다는 자료를 수집해 달라”는 것이었다.

1년간의 조사 끝에 셰이퍼 위원장이 내린 결론은 닉슨을 실망시켰다. 셰이퍼는 마리화나가 폭력이나 공격적 행위를 유발한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닉슨은 셰이퍼의 권고를 무시한 채 마리화나를 1급마약(스케줄1)에 포함시켰다.

닉슨이 마리화나를 겨냥해 마약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마리화나가 젊은이들 사이에 반전(反戰)문화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폭탄을 맞았다는 설이 유력하다. 당시 베트남전 반대시위로 골머리를 앓던 닉슨이 마리화나 금지를 정치적 돌파구로 삼았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닉슨은 마리화나를 가장 위험한 1급 마약으로 규정한 뒤 마리화나 소지자를 무차별적으로 체포, 유죄를 받도록 했다. 마약단속 인력을 크게 늘린 데 이어 1973년에는 미국 마약단속국(DEA)을 정식으로 출범시켰다. 그 유명한 '원조 마약과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2편에 계속)


[정진용 기자 carnation24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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