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103) 일본편의점에 일본인이 없다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7-10-0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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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들로 채워지고 있는 일본 편의점. Ⓒ패밀리마트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상이 되어버린 외국인 점원들이 일하는 일본 편의점들

귀갓길에 무심코 들린 어느 편의점에서 계산대에 음료를 내려놓고 동전을 세고 있을 때 점원이 무언가를 물어봤지만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다시 되묻기 위해 고개를 들었을 때 계산대 너머에는 동남아 지역 출신의 한 여성이 서있었다.

“T포인트 카드 있으세요?” 질문은 간단했다. 그럼에도 주의 깊게 듣지 않으면 도통 들리지 않는 일본어였는데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오며 뒤를 돌아보니 계산대에 있는 점원 3명 중에 2명이 외국인이었다.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새삼 외국인 점원이 많다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일본에서는 이미 대부분의 소매업과 서비스직에 해외인력이 필수가 되었고 어디서든 외국인 점원을 마주하는 것이 꽤나 일상적인 모습이 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편의점들의 외국인 점원들이 눈에 띄게 급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 측은 앞으로 더욱 외국인 채용을 강화할 계획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편의점에 외국인만 가득한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흔한 정규직과 낮은 시급에 일본인도 멀리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2009년 0.5배 이하로 떨어지며 심각한 구직난에 시달렸던 일본 고용시장은 올해 1.5배 이상까지 치솟으며 구인난으로 역전되어 버렸다. 기업들은 직원을 고용하기 위해 임금을 올리고 상시채용으로 전환하는 등의 대응책을 마련하기 시작했고 그만큼 구직자들의 구직기간이 짧아지다보니 아르바이트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정식입사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게다가 아직 사회에 진출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도 아르
바이트를 고를 때 편의점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올해 도쿄의 아르바이트 최저시급은 958엔인데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1000엔 이상으로 아르바이트를 채용하고 있고 육체노동이 많은 음식점과 선술집 등은 1200엔 이상을 지급하는 곳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에 비해 같은 도쿄의 편의점들은 심야시간을 제외하고는 시급 1000엔을 넘기는 곳이 거의 없다보니 학생들로서는 상대적으로 일은 힘들고 시급은 낮은 편의점을 멀리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전국에 6만 개 가까이 운영 중인 편의점들은 지속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유학생을 중심으로 한 해외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더 강해졌다. 현재 대형 편의점 3사의 외국인 비율은 6% 가까이 상승하였고 인원으로는 4만 4000명을 넘어섰다.


채용확대를 위해 일본 프랜차이즈 협회가 비자발급까지 정부에 요청

지난 9월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과 같은 대형 편의점들이 속한 일본 프랜차이즈 협회는 외국인 기능실습제도의 대상 업종에 편의점 점포운영을 포함해 줄 것을 일본 후생노동성에 신청했다.

외국인 기능실습제도는 일본의 우수한 기술과 노하우를 배우기 위하여 일본을 방문하는 해외인재들에게 비자를 발급하는 제도로 명목은 그럴싸하지만 급격한 노동력 절벽을 맞이하고 있는 농업과 제조업 등에 비자발급이 집중되어 왔고 결국 일본 내에서도 현대판 노예제도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프랜차이즈 협회는 이번 신청과정에서 일본의 우수한 편의점 운영시스템을 해외인재들에게 전파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일본인도 기피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의 부족한 인력을 해외인력으로 보충하겠다는 공공연한 비밀이 엿보인다.

올해 내에 후생노동성의 심사를 거칠 예정인데 별도의 문제제기가 없는 이상 통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내년 봄부터는 외국인만으로 운영되는 편의점이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김효진 통신원 carnation24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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