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창간 특집: 워라밸 시대]④ 여성들에게 '워라밸'의 조건은 눈치 안보는 육아휴직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7-10-05 16:05   (기사수정: 2017-10-0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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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여성 구직자나 직장인들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충족시키는 가장 큰 조건으로 육아휴직 제도를 꼽는다(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함) ⓒ뉴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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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여성 직원에 맞춘 '워라밸' 정책 확대하는 기업들

위킹맘의 가장 큰 적은 '눈치보기'..육아휴직 사용 시 불이익

결혼과 출산, 육아 과정에서 경력단절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여성 구직자들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의미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충족시키는 가장 큰 조건으로 육아휴직 제도를 꼽는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직장을 구할 때 급여조건보다는 야근 없고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여성 편의제도가 정착된 회사를 찾는다.

이에 맞춰 많은 기업들이 육아휴직과 여성 직원 편의제도를 확대하는 추세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이른바 '워킹맘'들의 부담을 덜어줘 여성 인재들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에서 육아를 계획하고 회사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다는 취지다.

육아를 위한 여성 친화정책의 종류도 다양하고 파격적이다. 국내 대기업중 최고 수준의 여성 복지정책을 운영 중인 롯데그룹은 국내 대기업 최초로 '자동 육아휴직'을 도입해 큰 호응을 얻었다. 육아휴직 기간도 최대 2년으로 늘리고 복직 전 서로의 경험을 공유해 복귀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주는 '맘스힐링' 프로그램도 갖췄다.

이 뿐만 아니다. CJ그룹은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 시 휴가를 주는 '자녀 입학 돌봄 휴가'를 시행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출산 전부터 예비맘에게 특화된 복지를 제공한다. 임산부는 하루 6시간씩 단축 근무가 가능하고, 임산부 전용 의자와 다리 붓기 방지용 발 받침대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마트는 난임 여성들의 출산 장려 정책인 '난임 여성 휴직제'를 도입했다. 난임 진단서를 받은 임직원은 3개월 간의 난임 휴직을 2회 사용해 최대 6개월까지 휴직이 가능하다.

취업준비생인 박소희씨(26·여·가명)는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선 취업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지만 여자로서 결혼이나 출산 후 육아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된다"며 "지원하는 기업의 여성 직원 복지제도를 꼼꼼하게 살핀다"고 말했다.


"계속 집에서 쉬어라"..퇴사 종용하는 유명무실한 여성 복지제도

기업들이 워라밸 문화 정착을 위해 여성 친화적인 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사용 시 불이익을 받는 여성 직원도 상당수다.

한 시중은행에 근무하는 신 모씨(35·여)는 내년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기에 맞춰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 신 씨가 다니는 회사는 육아휴직을 2년간 보장하고 있어 출산 후 1년을 쓰고 나머지는 초등학교 입학 시기에 맞춰 사용하려 했지만 상사로부터 "2년을 다 쓸거면 계속 집에서 쉬어라"는 얘기를 들었다.

신 씨는 "휴직기간을 모두 사용하는 직원은 거의 없으며, 육아휴직을 쓴다 하더라도 진급에서 누락돼 마흔이 넘어도 대리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럴거면 차라리 퇴사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하소연 했다.

이처럼 여성 직원이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 사용 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취업포털 사람인이 기업 인사 담당자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무려 45.6%의 기업이 육아휴직 사용자에게 불이익을 줬다.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는 '퇴사 권유'가 44.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연봉 동결이나 삭감'이 28.5%, '낮은 인사고과' 25.1%, '승진 누락 22.9%, '핵심 업무 제외 15.9%, '직책 박탈 3.7% 순이었다. 이렇다보니 실제 육아휴직 사용비율은 평균 51.7%로 절반을 조금 넘겼고, 평균 육아휴직 기간은 8.3개월로 조사됐다.

이는 정책의 도입도 중요하지만 눈치 않보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장려하는 인식의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일반 기업과 달리 육아휴직을 쓸 때 눈치 안보고 언제 가겠다고 인사과에 통보만 하면 된다"며 "처음 시도할 때는 어려웠지만 인사과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변하자 당당하게 휴가를 가고,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이 눈치 안보고 휴직을 낼 수 있도록 제대로된 정책이 뒷받침되면 곧 문화로 정착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제도를 이끌어 내는 과정으로 이어진다"며 "직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구조로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권 기자 priokim@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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