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라스베이거스 최악 총기참사]② 대규모 사상자에도 총기규제 가능성 ‘제로’인 이유, NRA의 막강파워
정진용 기자 | 기사작성 : 2017-10-03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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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RA 홍보포스터에 등장한 전직대통령 8인. 그랜트, 태프트, 루즈벨트(테오도르), 아이젠하워, 케네디, 닉슨, 레이건, 조지부시의 얼굴이 보인다.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정진용기자) 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발생한 최악의 총기참사를 계기로 미국에서는 다시 총기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라스베이거스 총격 사건 같은 참사를 막으려면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킹스맨 골든서클에 출연한 할리우드 여배우 줄리안 무어도 이번 총기난사 사고 이후 "오늘 우리는 라스베이거스에 애도를 보내고, 내일은 그들을 위해 싸워야 한다"며 "총기 문제를 없애기 위한 운동에 참여하자"고 독려했다.

▷미국은 과연 이번에는 총기규제의 칼을 빼어들 것인가 = 결론부터 말하면 “NO”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은 이보다 더한 총기사고를 수도 없이 경험했고, 그때마다 총기규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쏟아졌지만 번번히 입법과정에서 무산됐다. 그 어떤 이익단체보다 막강한 힘을 지닌 NRA(전국총기협회)라는 단체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NRA는 미국에서 총기산업을 지탱하는 근원적 힘으로 불린다. NRA는 ‘건맨’들의 집합체이자 막강한 이익단체다. NRA는 유엔이 지정한 비정부기구로 공식 인정을 받고 있으며,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나 브라질에서도 총기 규제 반대 운동을 지원하고 있다. NRA는 2001년 5월 ‘포천’지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이익단체 1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1871년 창설된 NRA는 총기 제조업자, 일반인 등 약 45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 주요 회원에는 전직 대통령 8명도 포함돼 있다고 NRA는 주장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가장 영향력 있는 이익단체인 NRA는 로비를 위해 연간 300만~400만달러(약 36억~48억원)의 돈을 사용하고 있다. 비공식 집계로는 상원의원의 43%, 하원의원의 20%가량이 NRA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NRA는 특히 영화 ‘벤허’의 주인공인 영화배우 찰톤 헤스톤이 회장을 맡았던 1988~2003에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 헤스톤은 이 기간 3차례나 회장을 역임하면서 회원수를 3배이상 증가시켰다.

▷총기규제 움직임에 조직적으로 반대해온 NRA = 시민사회와 의회에서 총기규제와 관련된 목소리가 커질 때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NRA다. 미 의회는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 암살 직후인 1968년 총기규제법을 제정했지만 주간 총기거래 금지, 거래인 면허제, 전과자 미성년자 정신병력자에 대한 판매금지 등을 제한하는 수준에 그쳤다.

1981년 레이건 대통령 암살미수 사건 때 백악관 공보비서 제임스 브래디가 머리에 유탄을 맞아 반신불수가 된 후 1993년 의회에서 총기규제를 강화한 ‘브래디법’이 통과되기도 했지만, 이 역시 총기구입 시 5일간을 기다려야 하며, 구입 이유를 명시하는 정도였다.

이들 법안들이 번번이 무력화된 것은 NRA가 막강한 자금력과 로비력을 앞세워 배후에서 조종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니다.

대형 총기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어김없이 총기규제에 대한 요구가 쏟아졌고 이번 라스베이거스 총기참사를 계기로 한동안 총기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겠지만 NRA의 힘과 총에 대한 미국인들의 애정을 고려하면 이 또한 큰 성과 없이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999년 콜로라도주 콜롬바인 총기 난사 사건으로 13명이 숨졌을 때도, 2007년 버지니아텍 총기 난사로 33명이 희생됐을 때도, 2012년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28명이 숨졌을 때도 예외 없이 총기규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늘 그때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총기규제 목소리는 가라앉았고 미국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연간 1080만정의 총기가 만들어지고 그 중에서 450만정의 총기가 팔려나가는 ‘총기류의 천국’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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