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강릉 소방관 순직의 뒷켠…인력부족·외상후스트레스가 ‘소방관의 삶’
이안나 기자 | 기사작성 : 2017-09-19 18:15   (기사수정: 2017-09-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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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강원 강릉소방서 소방관들이 17일 새벽 강릉시 강문동 S호텔 신축 현장 옆 정자인 '석란정'(1956년 건립)에서 발생한 화재 진화 중 붕괴 사고로 매몰돼 동료 2명이 순직하자 침통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


현직 소방관, 뉴스투데이에 '가감없는 소방관의 현실'에 대해 특별 기고 

인력부족·외상후스트레스로 황폐해진 삶 호소…국가와 한국사회가 힘을 모아 해결해야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지난 17일 새벽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석란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이를 진압하러 투입 되었던 소방관 2명이 건물이 무너지면서 잔해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방관들의 열악한 처우가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우리나라 소방관 평균 수명은 58.9세로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수명(81.4세)과 20년 넘게 차이가 난다. 결정적인 이유는 순직자 수를 뛰어넘는 자살자 수다.

3교대 근무는 말뿐이고 실질적으로 2교대 근무로 이루어져 피로함이 극도로 쌓인다. 인원 충원을 요청해도 예산 문제 등으로 흘려 듣는다. 일각에선 지방직인 소방관들의 예산을 고위공무원들이 자신의 뒷주머니에 챙기느라 바쁘다는 지적도 들려온다.

답답한 마음을 담아 현직 소방관이 직접 뉴스투데이에 글을 투고했다. 익명을 요청한 이 소방관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휴직을 하다 다시 복귀했다. 끔찍하고 참혹한 사고 현장을 직접 목격하는 소방관들 상당수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지만, 겉으로 보이는 질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직무상 상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한 소방관이 보낸 기고문을 가감 없이 전달한다.
 


EP.01 마음의 소리(사이렌 소리)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잠 못드는 소방관

 새벽 5시 휴직 후 1년여가 지났는데도 매일 새벽 이시간이면 어김 없이 눈을 뜨게 된다.
 
병원 약을 2배로 늘렸는데도 며칠 효과를 보나 했는데 역시 효과는 잠시었다..

 다음에 또 병원을 가면 두배의 두배인 4배를 늘려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평생 잠을 못자게 되는건 아닌가 생각하니 살기가 싫다고 생각할 때도 많았지만...

 나에게 주어진 많은 사랑하는 것들을 생각하며 괜찮아 질 것이라 생각하며 참고 있다.

 사실 이렇게라도 잠을 들게 된것만해도 감사하다.

 휴직초기에는 잠에 드는 것 조차 어려웠다.

 새벽 2시,3시까지 잠을 못이루다가  잠깐 잠에 들었다가 다시 새벽5시에 깨고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였다..

때때로 어느날은 한숨도 못이루고 밤을 꼬박 새는 날도 있었다.

제대로 수면을 이루지못한 머리속과 몸은 하루 종일 그렇게 엉망이 되었다.

수면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니 두통도 뒤따라와 하루종일 두통에 시달렸고,

주취자들의 욕을 들으며 혼자 분을 삯힌것이 화가 된것인지

어느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르면 쉽게 가라 앉지 않게된것도 이때부터인 것 같다.


EP.02 지방직의 한계 : 허울 뿐인 3교대 근무에 인력충원도 안 돼

2년전 내가 근무했던 곳은 XX시 XX소방서 XX구급대로 XX안전센터에 파견근무를 했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항상 출동건수는 XX시 전체에서 1위 였었고 24시간 기준 17~24건 사이의 출동을 나갔었던 것으로 기억한며,  21주기 3교대를 하고있었다.

21주기란 주주주주주비비(1주기)야비야비야비당(2주기)비야비야비당비(3주기)의 근무체계다.

구급출동의 특성상 출동은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새벽시간에 몰려있었고

그렇게 야간근무에 투입되어 다음날 아침이 되면 넉아웃이 되어 퇴근하곤 했었다.

언제나 그렇듯 지방직의 한계 때문에 발생한 예산부족으로 소방서는 내가 임용되기 전부터 인력부족에 항상 시달리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3인1조 구급대가 맞지만 당연하다는듯이 2인1조 구급대를 운영 하고있었다.

법에는 3교대를 실시하고 있었지만, 누군가 휴가라도 가게되면 그자리는 선택권도 없이
 
내가 메꿔야 했기
 때문에 나는 강제 2교대 근무자가 돼있었다.

이런 시스템 때문에 휴가라는 것은 항상 눈치를 보며 쓰는 존재가 돼있었다.

나는 3교대 근무자 였지만 어떤때는 휴가, 교육, 출장 등등등의 사유로 때때로는 2주 연속 2교대 근무를 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러한 일이 있을때마다 상부에 대체인원 투입을 원했지만 이러한 요구는 인원부족의 이유로 번번히 묵살되었다.

 인력부족을 억지로 메꾸려하다보니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많았었다.

 법에는 건강검진은 근무일에 공가를 사용하고 가도록 되어있었지만 이렇게 야간근무에 투입되고 파김치가 된사람에게 휴식을 보장해주지는 못할 망정

 공적인 업무로 보아야할 건강검진을 휴식을 취할 시간인 비번일에 실시하도록 하거나,

 교육, 평가(측정) 등도 비번일에 실시하여 조금이라도 늘려야할 휴식시간을 오히려 빼앗고 있었다.

 한번은 야간근무를 실시하고 다음날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소방학교로 교육을 받으러 가라는 지시를 받았었다.

 밤을 샜기 때문에 자차를 왕복 5시간이상 운전해서 가야하는 거리라 졸음운전 등이 걱정된다고 했지만 

 모든이가 다힘드니 너도 힘들라는 하향평준화의 이론으로 나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교육도 중간중간 자면서 들으라고 하니, 더이상 그들의 막무가내를 버틸 수가 없어 아이스커피 몇잔을 마시며 운전했던 씁쓸한 기억이 떠오른다.


EP.03 엄살 : 매일 시체 보는 구급업무 회피 현상… 힘들다 말해도 돌아오는건 "엄살"

 XX시내에서  출동건수 1위센터였다. 3교대 시스템으로도 버티기 힘든 근무였다. 

 그런 곳에 선택권도 없이 수시로 2교대로 투입 되었고, 게다가 쉼없이 연속적 투입이었다.

 4교대하는 젊은 경찰관이 야간에 음주에 단속된 차량을 운전하다 졸음운전하여 운명을 달리하는 뉴스를 보았다.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야간근무 게다가 야간운전은 위험하고 체력소모가 많다...

 단순비교를 하자면 4교대자도 졸음운전을 하는데 소방서는 3교대에 변칙적으로 2교대를 시행하고있으니 더이상의 설명은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출동건수가 많으니 확률적으로 현장에서 마주하는 자살, 사망, 추락 등의 외상 출동 건수도 많았다.

 매일 마다 1구의 시체를 보는 곳이었다...

 누구보다도 휴식이 절실한 곳이었다 이곳은.  엄살피우는거 좋아하지 않는다.

5년전에 이미 겪어봤다. 이건 엄살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었다.

5년전에는 속으로만 참았다. 우울증에 자살시도까지 했었고 1년간 휴직도 했었다. 그일이 반복될 것 같았다.

이런건 엄살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잘 알고있었다.

 이업무는 저와 맞지 않습니다라 말을 했지만, 그들은 엄살로 받아 들였다.

 그렇다 구급업무는 누구도 선호하지 않는다. 내가 힘들다고 해서 바꿔줄 수 없다고 한다.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출근을 해서도, 집에와서도 삶이 망가져 갔다.

 난폭해져갔다. 가정에서도 나는 폭군이 되어갔다..

 육체에서 정신이 분리되가는 느낌이었다.


 EP.04 배신감 : 휴직 말리는 행정직원… 이해보다 '강요'와 '조롱'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소방서에 입사해서 누군가는 평생 화재진압만 하고 누군가는 평생 행정직만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평생을 구급대원 또는 구조대원만 할 수 도있다.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서로의 입장을...서로의 아픔을..

의사의 휴직 권유가 있었지만 버틸때가지 버텨보기로 했다.

 그렇게 2~3개월을 더 다녔던걸로 기억한다..

 더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그때의 모습은 더이상 내가 아니었다...전혀 다른사람이었다....괴물이었다..

 행정팀의 행정주임...휴직을 담당하는 직원...그렇게 그를 힘들게 찾아갔다..

 휴직을 신청했지만..온갖 사유를 들어 휴직을 못하게한다..

 엄살같아 보였나보다...그렇다....서로의 아픔을 이해를 못한다...겪어보지 않으면...

 둘만의 공간에서 마음속의 얘기를 꺼냈다..

 소방차 보기도 무섭다..싸이렌소리도 듣기가 싫다...많이 지쳤다...잠을 못자 두통으로 머리가 항상 깨질꺼같다..

 이런저런 얘기를 꺼냈다...

 자기도 두통약을 먹는단다 두통약 먹는게 무슨 대수냐....

 나만의 소방서를 만들어 주겠단다...싸이렌소리가 없는 소방서를 만들어 주겠단다..

 그렇다...이사람 나를 조롱하는 거였다..

 더이상 내얘기를 털어놓지 않았다..그사람이 악마같아 보였다..

 평생 미워할고 저주해야겠단 생각을 해봤다.......모든 동료가 미워보이고 악마같아보였다..

더이상 아무도 믿을 수가 없었다..


EP.05 희망일까? : '직장협의회' 결성 가능성 희망… 지방직, 국가직으로 전환돼야

 살인적인 근무환경에서 우리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개개인이 주장해봤자 묵살될 뿐 달라질 건 없었다...

성냥 한개피 부러뜨리듯이 쉽게 부러뜨리고

언제나 평온했다는 듯이 그렇게 흘러갔다.

고위직들은 겉으로 보기엔 아무일 없다는 듯이 

우리 시스템은 이렇게 튼튼하게 잘 운영되고 있다는 듯 보여주면 됐었다.

 내가 입사하기 전부터 그리고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사이 현장소방관들은 병들어 나같은 환자들만 늘어날 뿐이다..

정부가 바뀌고 노조를 가질 수 없는 소방관에게 그나마 직장협의회 얘기가 오르락 내리락 하고있다...

희망인지 모르겠다..

정말 저런 크레이지한 근무환경을 바꿀라면 직장협의회 두번 세번 절실하다..

 인원부족 인원부족....그원인은 예산부족에서 온다...예산부족의 원인은 지방직이기 때문이다.....

 국가직전환 두번말해 무엇하랴 이또한 정말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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