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 박성진, 여당이 거부한 첫 장관 후보자
일자리플러스 | 중앙 정부 / 2017/09/13 16:03 등록   (2017/09/13 16:03 수정) 770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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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국장] 박성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여당이 거부한 첫 각료 후보라는 역사를 썼다. 사진은 지난 11일 국회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청취하는 박 후보자.


(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국장)

여야 합의로 13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박성진 후보자 '부적격' 청문보고서 채택


야 3당과 더불어민주당이 2017년 9월 13일 오전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후보자가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경우 '부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한다는 방침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11시로 예정된 전체회의를 오후 3시로 연기했다. 박성진 후보자가 자진사퇴하거나 청와대가 임명 철회를 발표할 시간을 주기위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박 후보자 및 청와대의 태도변화는 없었다. 이에 따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를 넘겨 전체회의를 개최, 박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여당의원들은 간사인 홍익표 의원을 제외하고 전원 퇴장함으로써 '부적격' 찬성의사를 표시했다.

이 사건이 오늘의 역사가 되는 이유는 네 가지이다.

① 인사청문회 도입 17년 만에 여당이 공식 거부한 첫 각료 후보=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6월 23일 국회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이래, 대통령이 임명한 각료 후보를 집권여당이 공식 거부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박 후보자 이전에 자진사퇴했던 각료 후보자들 중 누구도 여당에 의해 공식적인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적이 없다.

②‘촛불 민심’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정치동력 상실 징후=문재인 대통령이 ‘촛불 민심’의 압도적 지지아래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집권 초기부터 ‘인사 난맥상’으로 인해 정치 동력을 상실하게 되는 중대한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성진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뉴라이트 사관지지 및 창조과학회 활동 논란으로 ‘자격 미달’ 지적을 받았다. 포항공대 교수 재직시 ‘뉴라이트 대부’라는 별명을 가진 이승훈 서울대 명예교수와 극우성향의 변희재씨를 세미나 강사로 초청한 사실 등이 쟁점이었다. 박 후보자는 ‘개념 없이 한 일’이라고 해명을 했지만, 그가 정치경제적으로 보수성향의 인물임은 확인됐다.

물론 진보정권에 보수성향 인사를 기용하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없다는 반박도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중소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상생경영’을 강조하면서 차관급인 중소기업청을 장관급으로 격상시켰다. 그리고 그 첫 수장으로 보수성향 인사를 기용하는 것은 국민에게 ‘극도의 혼란’ 혹은 ‘배신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박 후보자가 추종한 의혹이 있는 뉴라이트 사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기치로 내건 ‘적폐 청산’의 핵심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 국정역사교과서를 편찬하면서 뉴라이트 사관을 반영해 다수 국민의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③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미스테리’ 확인=지난 달 말 청와대가 박성진 후보자 임명 사실을 발표했을 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누가 추천했냐”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고 한다. 뉴라이트 역사관의 소유자를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에 참여시키려는 시도에 대한 내부의 불만이 컸던 셈이다.

이와 관련해 박성진 후보자는 국회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로 추천한 이는 누구냐, 문재인 대통령과 잘 아느냐. 청와대에 친한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명 전에 문미옥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을 만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자의 언급을 토대로 추천과정을 추론해볼 수 있다. 문 보좌관은 박 후보자와 포항공대 1기 동기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친분관계임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청와대 직제상, 문 미옥 보좌관이 조현옥 인사수석에게 박 후보자를 추천했을 가능성이 높다.

조현옥 수석은 박 후보자 카드를 수용했을 것이다. 이후 각료 후보자에 대한 검증 책임을 지고 있는 조국 민정수석이 조 후보자의 ‘적절성’에 대해 검토했을 것으로 보인다.

민정수석실에서 ‘이상무’ 통보를 받은 조 수석은 박 후보자를 1순위에 올려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게 수순이다. 물론 최종 결정은 문 대통령의 몫이다.

④한국정치 속 ‘탕평인사’에 대한 재성찰 계기=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실이 박 후보자를 기용하기로 한 것은 ‘검증 실패’로 인한 오류일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

반면에 ‘탕평책’의 일환으로 시도했을 수도 있다. 자신과 이념적 성향과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정파의 인사를 기용하려는 ‘의도된 인사’라는 것이다.

하지만 ‘탕평책’은 ‘협치’를 위한 수단이다. 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는 야 3당이라는 정치세력에 어떤 영향력도 갖지 못한 사람이다. 문 대통령과 생각이 다른 개인일 뿐이다. 차이로 인한 ‘균열’만 재촉할 뿐이지 ‘화합’의 효과는 전무하다. 

‘탕평인사’를 하려했으면 야당의 거물을 각료로 영입해야 그 효과가 발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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