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1700억 이자폭탄은 어떻게 농협의 발목을 잡게 됐나]③
이진설 경제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7-09-11 14:25   (기사수정: 2017-09-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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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의 장터모습 [농협경제지주 홈페이지]


이명박 정부 시절 신용사업(금융)과 경제사업(유통·판매) 분리를 추진하면서 정부를 믿었던 대가가 두고두고 농협의 발목을 잡고 있다. 2012년 당시 농협중앙회는 정부의 자본금 지원 약속을 철썩 같이 믿고 당초 예정보다 5년이나 앞당겨 사업구조개편에 착수했지만 정부의 자본금 지원약속이 지켜지지 않은데다 부족자본금(4조5000억원)에 대한 이자보전 지원기간이 내년 2월이면 끝나 농협이 고스란히 그 부담을 떠안을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MB정부 원죄론 불구 정부, 이자보전 연장에 미온

“정부정책 따른 농협중앙회에 한번 더 기회 줘야”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 이지우 기자)


농협중앙회는 지금 딜레마에 빠져있다. 농협중앙회뿐 아니라 농협중앙회가 단독주주로 있는 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 모두 공황(패닉) 상태다.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 (신경분리) 과정에서 대규모로 발행한 4조5000억원어치의 농업금융채권(농금채)에 대한 이자폭탄 부담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 당초 2017년이었던 신경분리 계획을 5년이나 앞당기면서 부족한 자본금을 메우기 위해 농금채 4조5000억원을 발행했고 이 중 4조원에 대한 정부의 이자지원은 내년 2월, 나머지 5000억원에 대한 이자지원은 2018년 6월 지원이 종료된다.

특히 4조원에 대한 이자지원 연장여부가 불투명하다. 2012년 지주회사 출범 후 5년간은 정부가 이자를 보전해줬고, 올해 2월 만료가 되었을 때는 농협중앙회의 읍소와 정치권의 도움으로 1년간 가까스로 연장에 성공했지만 내년에는 어떤 결론이 나올지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농협중앙회는 매년 1460억원(현재 금리 반영)에 달하는 이자부담을 떠안게 될 경우 현실적으로 돈이 나올 수 있는 창구가 농협금융지주 밖에 없어 금융지주의 배당금을 더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지주는 가뜩이나 농협명칭사용료(농업지원사업비)로 NH농협, NH농협생명 등 금융계열사들이 연간 수천억 원(지난해 기준 3834억원)에 달하는 돈을 지불하는 상황에서 배당금을 더 늘리게 되면 미래에 대한 투자는커녕 체질약화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열쇠를 쥐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일단 농협중앙회의 자구노력을 먼저 보고 결정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렇게 나오는 데는 2012년 신경분리 당시 농협과 맺은 사업구조개편 이행계획 약정에 근거한다.

당시 농협은 경제사업활성화를 위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총 2조8695억원의 비용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농협의 이행실적은 정부의 기대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2015년 사이 실제 투자금액은 2조214억원으로 이행률은 69.8%에 그쳤다.

당기순이익도 마찬가지다. 농협은 이 기간 당기순이익을 연평균 7258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연평균 3444억원으로 이행률은 47.4%에 머물렀다.

농협은 2017~2020년까지 4년간 2조 2600억 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 정부의 이자지원이 끝나 중앙회의 이자부담이 현실화하면 목표달성은 물 건너 갈 것임이 자명해 보인다.

시장에서는 농협이 사업구조개편을 앞당긴 것이 자의가 아닌, 정부의 요구에 따른 것이므로 정부가 이를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실 농협의 신경분리 5년 조기 실행은 실적을 앞세운 MB정부의 조급증이 큰 원인이었다.

원죄를 지닌 정부가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제 와서 슬그머니 발을 빼는 것은 정부정책에 대한 일관성 측면에서도 나쁜 선례를 남길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활성화 노력 성과에 따라 이자보전 연장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정부의 기본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진설 경제전문기자 midnightrun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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