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96) 위기의 일본 전문대학들
김효진통신원 | 기사작성 : 2017-09-11 09:55   (기사수정: 2017-09-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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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전문대는 20년 사이에 절반 가까이 사라졌다. Ⓒ일러스트야


시대의 흐름에 맞춰 사라져가는 전문대학들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지난 8월 중순, 도쿄 시부야에 있는 아오야마학원 여자단기대학(青山学院女子短期大学)의 오픈캠퍼스 행사에 많은 고등학생들이 찾아왔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대학총장인 야츠미미 토시후미(八耳 俊文)씨는 2019년 신입생을 마지막으로 학생모집을 정지함을 선언하였다.

해당 대학은 1950년에 설립되어 지금까지 졸업한 학생만 6만 명에 이를 정도로 역사깊은 대학이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 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야츠미미 총장은 “지금까지 한 번도 모집정원이 미달된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18세 인구가 감소하고 단기대학을 지원하는 학생이 줄어드는 점은 변함없습니다. 학생이 모이지 않아서 대학이 엉망이 된 뒤에는 이미 늦습니다.”라고 학생모집 정지의 이유를 설명하였다. 2019년 이후에는 4년제 대학인 아오야마학원대학(青山学院大学)의 신규 학과에 연구기능 등이 흡수될 예정이다.

90년대까지 4년제 대학보다 많았던 전문대학

일본의 단기대학은 한국으로 치면 전문대학과 같다. 2년 또는 3년의 실무중심 과정을 통해 빠르게 인재를 육성하여 사회로 내보냈고 여학생들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아서 문부과학성 자료에 따르면 1993년에 전문대학 학생 수는 약 53만 명까지 증가하였고 학교 수도 90년대 중반까지 4년제 대학보다 많았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이후 전문대학들의 폐교가 줄을 이었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많아지며 보다 높은 교육수준과 지식을 요구함에 따라 전문대학의 진학률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고 그만큼 4년제 대학의 진학률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기업들도 버블경제 붕괴를 경험한 이후로는 일반 사무직 자리에 주로 앉히던 전문대 졸업자들을 4년제 졸업자들로 교체하기 시작했다.

대형은행의 한 간부는 “20년 정도 전만해도 은행의 창구업무는 전문대를 졸업한 여성들이 대부분이었고 결혼과 함께 퇴사하는 일이 흔했다. 지금은 4년제 졸업자가 중심이고 업무에 있어서도 남녀 간의 차이가 없어졌다.”고 얘기한다.


통합·흡수되거나 그대로 폐교되어 가는 전문대학들

이처럼 사회분위기가 변화하다보니 전문대학들은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1997년부터 2016년까지의 20년 간 무려 280개의 전문대학이 폐교되었다. 2017년 현재 일본의 전문대학은 339개가 남아있지만 학생 수는 전성기의 30% 수준도 안 되는 12만 4000명으로 급감했다.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을 동시에 운영하던 재단들은 전문대학을 4년제 대학에 통합시키거나 4년제 여자대학으로 새로 설립하여 활로를 찾았다. 2001년에 폐교한 가쿠슈인 여자단기대학(学習院女子短期大学)과 2007년에 폐교한 메이지대학 단기대학(明治大学短期大学)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지조차 없었던 전문대학들은 그대로 폐교에 이르렀다.


향후에는 경쟁력 없는 4년제 대학들의 폐교가 불가피

반대로 4년제 대학들은 전문대학 학생들을 흡수하며 빠르게 그 수를 늘려갔다. 1990년에 507개였던 4년제 대학은 2012년에 783개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 숫자에는 전문대학에서 무리하게 4년제로 이행한 사립대학들도 있었다.

‘사라져가는 한계대학’이라는 저서로 유명한 일본의 교육연구가 오가와 요(小川洋)씨는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4년제 대학들이 앞으로 큰 위기를 맞을 것이다”라며 “특히나 안일한 생각으로 4년제 대학으로 넘어간 전문대학들은 시설도 그대로고 규모가 작은 곳이 많다. 이미 학생이 모이지 않아 정원미달로 고생하는 곳이 많다”며 앞으로의 4년제 대학 감소를 예고했다.




[김효진통신원 carnation24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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