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1700억 이자폭탄은 어떻게 농협의 발목을 잡게 됐나]②
경제뉴스 | 경제 | 금융 / 2017/09/08 11:05 등록   (2017/09/08 18:28 수정) 1,269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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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신용사업(금융)과 경제사업(유통·판매) 분리를 추진하면서 정부를 믿었던 대가가 두고두고 농협의 발목을 잡고 있다. 2012년 당시 농협중앙회는 정부의 자본금 지원 약속을 믿고 당초 예정보다 5년이나 앞당겨 사업구조개편에 착수했지만 정부의 자본금 지원약속이 지켜지지 않은데다 부족자본금(4조5000억원)에 대한 이자보전 지원기간이 내년 2월이면 끝나 농협이 고스란히 그 부담을 떠안을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농협중앙회, 금융지주 배당금 받아 빚갚기 악순환
 
금융계 무한경쟁 속 농협금융지주 손발 꽁꽁 묶여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이지우 기자)
 
 
당초 올해 2월이 마지막이었던 4조5000억원어처의 농협금융채권(농금채)에 대한 정부의 이자보존 지원금은 농협의 읍소전략과 정치권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1년 더 연장됐다.
 
정부가 처음부터 연장에 동의한 것은 아니다. 주무당국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애초에 이자보존 약속기간이 5년이었고, 이자보전의 대가인 경제사업 활성화가 미흡하다는 논리로 연장요청에 난색을 표했다.
 
다급해진 농협중앙회는 직접 국회를 찾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소속 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도와줄 것을 읍소했다. 농축산위는 농금채 이자 부담액 중 505억원만 보전하는 쪽으로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이는 전년대비 1170억원이나 감소한 액수였다.
 
이후 여야가 합의하여 1001억9500만원을 지원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부족분 600억원은 농협이 부담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는 부족분과 관련, 계열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을 늘려 부족한 이자를 충당해나갈 계획이다. 농협중앙회는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경제지주 지분 100%를 각각 소유하고 있는 단독주주다.
 
문제는 농협중앙회가 돈을 끌어다 쓸 수 있는 곳이 금융지주 하나라는 점이다. 농협경제지주는 이익규모가 크지 않고 협동조합 특성상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협경제지주가 공개한 2016년 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지주의 순이익은 522억원으로 전년의 916억원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더욱이 농민들 사이에서는 경제지주를 회원조합의 사업체 성격인 연합회로 아예 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농협중앙회가 기댈 곳은 금융지주뿐이다. 농협금융지주는 그 동안 농협중앙회에 상당한 금액의 배당을 지속했다. 2013년 2730억원, 2014년 425억원, 2015년 1800억원을 각각 중앙회에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평균 60%로 다른 금융지주의 배당성향보다 훨씬 높다.
 
만약 농금채에 대한 이자보존 연장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농협금융지주가 벌어들인 돈은 거의 대부분 배당금으로 쏟아 부어야 할 판이다.
 
농협중앙회 입장에서는 배당금 외에 농협금융지주로부터 수천억 원의 명칭사용료를 받고 있다. 지난 5년간 농협금융 계열사가 부담한 명칭사용료는 2012년 4351억원, 2013년 4535억원, 2014년 3317억원, 2015년 3526억원, 2016년 3835억원 등이다.
 
명칭사용료는 3년간 평균 매출액을 기준으로 정한다. 따라서 금융계열사가 적자를 내도 명칭사용료만큼은 꼬박꼬박 지불해야 한다.
 
문제는 명칭사용료가 농업지원사업비로 묶여 산지유통활성화 등 회원과 조합원에 대한 지원 및 지도사업의 수행에 필요한 재원으로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자보존에 이를 활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결국, 농협중앙회는 금융지주로부터 배당금을 받아 농금채 이자도 지급해야 하고, 만기가 돌아오는 농금채 소각도 진행해야 하는 부담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금융계는 최근 수년간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다. 특히 올해 출범한 카카오뱅크의 돌풍으로 금융 생태계는 끝을 모르는 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익의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내야 하는 농협금융 계열사들은 손과 발이 자유롭지 않은 상태에서 적과 싸워야 하는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 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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