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기아차 통상임금 3대 쟁점 결론은?
이안나 기자 | 기사작성 : 2017-08-3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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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 노동자들이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한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김성락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지부장을 비롯한 변호인들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1심 재판부, '3가지 논리'로 1조원 대 절반인 4233억만 통상임금으로 인정

법원이 31일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1심 판결에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결했다. 기아차 노조측은 1조 원대 금액의 지급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그 중 일부인 4233억여 원만을 사측이 지급해야 한다는 '노조 일부 승소' 판단을 내렸다.

법원의 통상임금 기준은 미지급된 특근, 야근비 및 퇴직금 등의 지급 기준이 된다.
 
이번 판결은 당사자인 기아차를 포함해 국내 기업들이 주목해야할 3가지 논점을 담고 있다. 향후 임단협에서 임금 항목을 조정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기본급을 줄이고 정기 상여금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통상임금 총액을 감소하는 기존의 관행이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①고정성 지닌 정기상여금 및 중식비는 인정= 법원이 통상임금 판결을 내리면서 중요하게 여긴 것은 급여가 모든 노동자들에게 동일하게 지급되는지에 대한 ‘고정성’이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재판장 권혁중 부장판사)는 기아차 근로자 2만7424명이 사측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에서 "회사가 체불된 임금의 원금 3126억원과 선고일까지의 지연 이자 1097억원을 더해서 총 4223억원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법원은 ‘고정성’이 있는 정기상여와 중식비 등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고정성은 급여가 모든 노동자에게 동일하게 지급돼야 하는 조건을 말한다. 회사 실적에 따른 격려금이나 인센티브가 아닌 정기적으로 지급이 확정된 상여금이나 최소한도가 보장되는 성과급은 모두 통상임금에 해당된다.

고정적 상여는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추세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②직무에 따라 다른 일비(日費)등 변동성 임금은 불인정= 다만 하루 단위로 지급되는 일비(日費)는 통상임금에서 제외됐다. ‘모든 노동자에게 동일하게’라는 고정성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비는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일부 근로자에게만 지급되는 등 변동성이 크고 직무마다 차이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실상 정기상여가 통상임금에 포함될 것이라는 판결은 어느 정도 예측했던 부분이다. 앞서 2013년 12월 갑을오토텍 임금 청구소송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정기성·일률성·고정성 등을 통상임금의 요건으로 판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판결에서는 ‘정기상여가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보다는 ‘정기상여에 포함되지 않아 누락됐던 일비 등의 임금을 소급 지급해야 하는지’의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③'신의칙' 인정은 회사 '재무상태'가 변수= 기아자동차 사측은 ‘신의성실의 원칙’의 적용을 강조했다. 신의칙은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을 고려하고 상대방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행동하여야 하며, 형평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는 민법상의 대원칙이다. 

‘신의칙’이 인정될 경우 사측은 정기상여가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더라도 누락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기아차는 퇴직금 등 간접 노동비용까지 포함해 근로자 측에 3조원 가량을 지급할 경우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하고 ‘기업 존립이 위험’하다고 내세웠다.

하지만 재판부는 기아차가 주장한 ‘신의성실의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지급분 임금 지급시 입게 될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 초래’ 주장을 ‘섣부른 단정’이라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기아차가 미지급 법정수당을 지급하면 자동차업계 전반에 큰 타격을 준다는 데에 공감을 하면서도, 실제 일어나지 않은 가정만으로 정당한 권리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아차의 재정 및 경영상태와 매출실적 등도 나쁘지 않다고 봤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약 1조원에서 16조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한 게 그 근거다.


▲ ⓒ고용노동부


1심 재판부 '노조 일부 승소' 계기로 양측 화해 주문...기아차 항소 결정해 법정싸움 지속 전망

이번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이 실제로 집행되는 것은 아니다. 지리한 법정 싸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기아차는 이날 1심 선고 직후 항소 방침을 밝혔다.

1심 재판부는 '노조 승소'가 아니라 '노조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만큼 양측의 '화해'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 선고가 양측에서 말한대로 그동안의 갈등을 봉합하고 화해 가능성 열어주는 출발점 됐으면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노조가 요구한 금액 중 일부만 통상임금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기아차가 이번 판결을 수용한다해도 그 타격이 줄어들 것이라는 논리인 셈이다.  

그러나 기아차 측은 “청구금액 대비 부담액이 감액되기는 했지만, 현 경영상황은 판결 금액 자체도 감내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면서  “신의칙이 인정되지 않은 점은 매우 유감이고 납득하기 어렵고, 항소심에서 적절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다른 기업들의 임금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재근 대한상공회의소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이번 통상임금 소송은 노사 당사자가 합의해온 임금관행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상급심에서는 보다 심도 있게 고려해 판단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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