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직업] 방광암으로 쓰러진 조동진은 한국의 ‘밥 딜런’

박희정 기자 입력 : 2017.08.28 11:57 ㅣ 수정 : 2017.08.2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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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곰팡이



(뉴스투데이=박희정 기자)

‘나뭇잎 사이로’의 조동진, 콘서트 한 달 앞두고 자택에서 쓰러져

암혹했던 80년대에 아름다운 노랫말과 선율로 대중의 정서를 저격

한 대수, 김민기 등의 이념 담은 포크송에 비해 ‘순수 서정성’ 추구

28일 방광암으로 투병 중 쓰러져 세상을 떠난 서정적인 노랫말과 선율로 80~90년대 대중의 정서를 어루만졌던 싱어송라이터 조동진(70)이 28일 오전 3시 43분 세상을 떠났다. ‘행복한 사람’, ‘나뭇잎 사이로’ 등은 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방광암으로 투병 중이던 조동진이 자택에서 쓰러진 것을 아들이 발견해 구급차로 병원으로 이송하던 중에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방광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고 한다. 특히 다음 달 16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꿈의 작업 2017-우리 같이 있을 동안에' 콘서트에 참여할 예정이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공연은 조동진 추모 공연으로 성격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 가수 조동진 1집 앨범 표지



조동진은 당초 김세환, 양희은, 서유석, 송창식 등 70년대를 주름잡았던 포크록 가수들의 세션을 담당했었다. 1966년 미8군 밴드로 출발한 조동진은 록그룹 '쉐그린'과 '동방의 빛'의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로 활동했다. 서유석의 '다시 부르는 노래', 양희은의 '작은 배', 송창식의 '바람 부는 길', 김세환의 '그림자 따라' 등을 작곡해 작곡가로 명성을 날렸다.

그는 1979년 '행복한 사람'이 담긴 1집 '조동진'을 발표했다. 낮고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음색을 서정적인 포트 선율에 실어 읊조리듯이 던지는 그의 창법은 당시 청년층 및 학생층의 감수성을 저격했다.

초창기에는 TV 등 대중 매체에 자신을 노출하지 않아, '얼굴 없는 가수'로 불리기도 했다.  1980년 발표한 2집의 '나뭇잎 사이로'와 1985년 3집의 '제비꽃'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언더그라운드 음악계를 이끄는 싱어송라이터라는 대중적 평가를 굳히게 된다. 

특히 김민기, 한 대수 등의 포크송이 군부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정신을 내비추었던 데 비해 ‘순수 서정성’을 표현했던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관조적인 노랫말과 선율을 통해 인간 내면의 성찰을 유도하는 음악을 선사했다.

▲ 조동진, 포크 싱어송라이터 (사진=윤종신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지난해 11월 그는 20년 만의 새 앨범 '나무가 되어'를 발표했다. 이 앨범에서 그는 유신정권 시절의 청춘을 노래한 '1970', 44년을 동고동락하다가 지난 2014년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그날은 별들이'와 '천사' 등의 아름다운 곡을 수록했다.

당시 문학평론가 함돈균 씨는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아 화제가 됐는데 조동진 씨야말로 음악으로 시를 쓰는 분"이라며 "역사와 사회의 개발 독재 드라이브에 휩쓸리지 않고 고요하게 자신을 유지하는 내공이 특별한 뮤지션"이라고 평가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