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92) 애물단지서 고령자의 보금자리로 변신 ‘리조트맨션’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7-08-28 09:25   (기사수정: 2017-08-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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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블경제 때 전성기를 누리던 리조트맨션들이 지금은 고령자들의 보금자리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일러스트야


버블경제 시기에 난립한 부의 상징, 리조트맨션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지금은 어느 건설사도 짓지 않는 건물이지만 1990년 전후의 일본 대도시 근교에는 수많은 리조트맨션들이 난립했었다. 리조트맨션이란 대중탕과 수영장, 노래방과 같은 공용시설을 포함한 대형 리조트를 건설하여 일반 맨션처럼 개인에게 호실을 분양한 대규모 주거시설을 일컫는다.

1990년 전후의 버블경제 절정기와 레포츠 붐이 만나면서 상시 거주보다는 별장의 개념으로 크게 유행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앞 다투어 투자에 열을 올리기도 하였다. 이렇게 단시간에 완공된 리조트맨션만 일본 전역에 약 8만실 정도가 있다.


경기침체와 인구감소에 따라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건물들

일본 니가타현(新潟県)의 유자와쵸(湯沢町)는 뛰어난 자연경관과 도심에서의 접근성 등이 높게 평가되어 90년 초반까지 제일 많은 리조트맨션이 지어졌다. 일본 전체 리조트맨션 8만실 중에 20%가 넘는 1만 5000실이 이 작은 마을에 몰려있다.

하지만 이내 버블경제가 급격히 무너지고 레포츠 열기마저 금세 식으면서 유자와쵸와 이 지역의 리조트맨션 58개 동은 단숨에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평당 50만 엔에 이르던 땅값은 10분의 1수준인 5만 엔까지 곤두박질쳤고 지역인구는 2016년 기준 8천명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그 사이 일본인들의 기대와 달리 경제는 되살아나지 못한 채 총 인구만 감소하였고 시장성과 투자가치 모두 제로에 가까운 리조트맨션 방들은 주인들마저 관리를 포기하면서 장기체납 등을 이유로 경매에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경매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지만 낙찰 받는 방의 부채를 떠안는 조건이 붙는데 작년 경매에서는 고작 2600엔(한화 2만 6000원)에 낙찰된 사례도 있었다.


▲ 스키장에서 내려다 본 니가타현 유가와쵸의 리조트맨션들 Ⓒ아사히신문


지금은 고령자들의 안정된 보금자리로 탈바꿈 중

영원히 버려질 것만 같은 리조트맨션이었지만 최근에는 고령자들의 정주(定住)시설로 새롭게 각광받기 시작했다. 버블시기에 맨션을 구입해뒀던 사람들이 정년을 맞이하고 도심을 벗어나기 위해 이사 오거나 개인주택을 관리하기 힘들어진 다른 고령자들도 생활의 편의성을 찾아 일부러 이 곳을 찾고 있는 것이다.

2016년 8월 시점의 유자와쵸의 주민 수는 8144명인데 리조트맨션 거주자만 1008명에 이르고 고령화율은 43%로 지역 평균수치보다 8% 높다. 유자와쵸 중심가에 있는 한 슈퍼마켓은 고령자 손님들을 태우기 위해 리조트맨션만 왕복하는 전용 셔틀버스를 운영할 정도다.

물론 고령자가 집중하면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한 리조트맨션의 이사장은 “방에서 고독사하신 어르신도 있었고 대중탕에서 돌아가신 분도 계셨었다.”며 거주자 관리의 강화필요성을 언급했다.


세제 개편과 보금자리

리조트맨션은 일반 가정집보다는 호텔객실에 가까운 형태이고 별도의 법인이 시설관리와 운영을 대신하여 주기 때문에 고령자들의 주거공간으로 안성맞춤으로 평가되어 최근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비용과 세제개편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유자와쵸에 리조트맨션을 운영하는 한 법인의 이사장은 “일반 사이즈의 객실이라면 연간 15만 엔의 관리비와 고정자산세가 3만 엔 정도 부과되는데 일반 맨션보다 공용시설이 많다보니 관리비가 높은 편이다. 세금도 면적에 비해 많기 때문에 수입이 적거나 없는 고령자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 부분을 향후 어떻게 개선해 가는지가 리조트맨션의 미래를 가를 것이다”라고 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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