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재서 육군훈련소장, “청년층의 변화에 맞춘 훈련방식 정착 노력”
사람들 | 직업별 인터뷰 / 2017/08/31 10:43 등록   (2017/08/23 10:43 수정) 1,600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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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소장이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구재서 육군훈련소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구재서 육군훈련소 소장, 육사 선후배 관계인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소장과 인터뷰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으로 훈련병 적응력 높이고, ‘우수교육부대’ 제도로 체력 증진" 



“훈련병들이 호기심을 갖고 접근할 수 있도록 훈련 과정을 밟아갑니다”

‘대한민국 최대의 신병 교육기관’인 육군훈련소를 이끌어가는 구재서(54·육사 42기·사진) 육군훈련소장은 28일 한국안보협업연구소(이사장 최차규)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안보협업연구소의 김희철 소장이 직접 진행한 이날 인터뷰에서 구재서 소장은 신병들의 훈련 과정에 대한 변화를 강조했다. 구 소장은 김 소장의 육사 후배이면서 육군본부의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등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사이이다.

구 소장은 육군훈련소가 과거 군기 잡기식으로 윽박지르고 얼차려를 주면서 터득하는 교육방식에서 자율성을 강조하는 ‘스마트한 훈련 문화’를 정착시킨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구 소장은 영관장교 시절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장성이다. 육사 42기로 임관한 그는 소령으로 진급한 후 영관장교 교육기관인 육군대학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했다. 이후 제2작전사령부 행정실장, 32사단 97보병연대장, 육군본부 정책실 정책기획과장, 28사단 부사단장, 육본 기획관리참모부 기획1차장, 육군참모총장 비서실장 등의 요직을 맡았다. 

육군훈련소는 구 소장의 탄탄한 경력에 걸맞게 엘리트 장병을 양성하는 군의 첨병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훈련 자료를 보니까 과거 군대와는 다른 훈련 체계가 눈에 띄는데.

"지금은 훈련 자료를 미리 준다. 과거에는 처음 훈련소에 입소하면 군기잡고 소리지르거나 정신을 빼놓으면서 군기를 잡는 방식이 새 사람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해서 물론 변화되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과연 본질이 무엇인가라는 고민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는 훈련병들에게 바뀌는 과정을 설명해주고, 이해하도록 도와주면서 훈련병 본인이 수긍하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본인이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심어주고, 이를 직접 행동으로 옮기게 한다. 예전처럼 강압적으로 소리치고 얼차려주면서 터득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옛날 우리 시대는 그냥 하라면 했다. 그런데 지금은 하라고 해서 하는 세대가 아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나름대로의 주관이 굉장히 뚜렷하고 본인이 수긍하지 못하면 절대 인정할 수 없는 의식과 문화를 갖고 있다.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군인으로 만들어갈 것이냐는 과정이 훈련소 4주, 5주 과정이다. 하지만 제대로된 군인을 만드는데 짧은 시간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민간인에서 자기만 알던 20여년의 삶을 벗고 공동체의 운명을 함께 책임지는 신분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군대문화나 가치관, 생각의 변화, 국가안보에 대한 인식의 전환에 대해 그들과 함께 고민해보고 공감하도록 만들어가야 훨씬 더 수용성 있게 잘 받아들인다. 그래서 이런 시스템들의 변화가 생긴거다"


- 일종의 훈련 예습을 하는거 같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인가?

"예를들면 내일 각개전투를 한다고 하자. 그러면 전날 각개전투가 어떤 목적이 있고 교육은 이렇게 진행된다는 핵심 내용을 사전에 알려준다. 강의자료를 만들어 나눠주고 강의장에 다같이 모여 설명해준다. 그러면 훈련병들은 각개전투가 이렇게 진행되는구나, 이런 장애물들이 있구나를 본인들이 눈으로 보고 이해를 하게되는거다. 그런 다음 조별로 모여서 각개전투에 대해 배운 것들을 이야기하고 토의를 진행한다. 거기서 모르면 교관이 다시 한 번 설명한다. 이렇게 사전에 다 알려주니까 다음날 현장에 가서 훨씬 더 부담없이 할 수 있는거다"

지난해 12월 육군훈련소장으로 부임한 구 소장은 무엇보다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훈련 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집중해왔다. 구체적인 훈련 단계를 미리 예습하고, 토론하면서 실제 훈련에 임할 때 부담 없이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실습은 훈련병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고, 처음 접하는 훈련을 받아들이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다.


▲ 구재서 육군훈련소장(육사42기)이 지난 28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안보협업연구소와 인터뷰하고 있다. ⓒ뉴스투데이


"훈련병 체력 약해 안타까워"…‘우수교육부대’ 선발제도 도입해 체력 강화 추진

- 요즘 입소하는 훈련병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지난해 12월 처음 부임하자마자 느낀 것이 훈련병들의 체력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중,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체력을 단련하는 시간이 굉장히 부족하다. 만약 고등학교에서 공 하나 던져주고 운동하라고 한다면 그 다음날 학부모로부터 항의전화를 받고 난리가 날거다. 그게 요즘 세태다. 그렇게 체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훈련소에 입소하고 체력 검정을 받는다. 군에는 체력검정 기준이 있는데 특급, 1급, 2급, 3급, 4급으로 나뉜다. 4급 이하는 불합격인데 훈련 1주차에 70%가 불합격을 받는다. 이런 인원들은 극한 상황에서 훈련이나 전투를 받지못한다. 자기 체력하나 버거울 정도다"


- 체력 검정의 내용은 어떻게 되나?

3km 뜀걸음,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등 가장 기초적인 검정을 통해 심폐 폐활량과 근력, 복근,  팔근육을 체크한다. 체력 검정의 기준은 나이마다 다른데 팔굽혀펴기의 경우 보통 2분 이내에 60~70개 이상은 해야 합격한다. 


- 훈련병의 체력 증진을 위해 어떤 훈련을 하는가?

"올해 입소한 훈련병들의 체력이 너무 안 좋아서 어떻게 체력을 향상을 시킬까 고민하다 ‘우수교육부대 선발’ 제도를 도입했다. 육군훈련소에 총 21개 교육대대가 있는데 각 부대별로 훈련병이 입소했을 때와 수료직전 체력 검정 불합격률을 가장 많이 낮춘 교육대장을 선정을 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매일 체력을 측정하는 부대도 있고, 저녁 취침 전 윗몸일으키기를 하거나 비가 올때는 생활관 내에서 체력단련을 하는 부대도 생겨났다"

"그렇게 하니까 훈련소 수료 시에는 평균 합격률이 70~80% 나왔다. 특급 이상은 아니지만 합격선인 3급 이상이 나온다. 젊은 나이다보니 4~5주동안 집중적으로 단련시키면 체력이 급격하게 올라갔다. 이런 방식으로 훈련병들의 체력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전투 기술을 익히든 다른 임무수행을 하든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 체력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구 소장은 입소하는 훈련병들의 체력과 건강에 유독 관심을 갖는 지휘관이다. 입대 전까지 학업이나 음주 등으로 체력관리가 부족해 훈련을 힘들어하는 장병들을 안타까워했다. 이런 고민에서 나온 시스템이 바로 ‘우수교육부대 선발’ 제도이다. 이 제도는 지난해 12월 부임하자마자 지시했다. 갓 입소한 훈련병의 체력검정 합격률이 현저히 낮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개인별 체력 증진에 집중한 것이다. 그 결과 첫 주차에 체력 검정 불합격률이 70%에서 수료 전에는 합격률 70~80%로 반전됐다.


5주간의 훈련기간 중 금연·금주 원칙…훈련소 수료 이후에도 금연 당부

훈련소 간부들이 앞장서 금연 실천해 훈련병의 모범 되도록 유도

- 수료식에서 훈련병과 가족에게 어떤 인사를 전하나?

"수료식마다 공개적으로 당부하는 얘기가 있다. 훈련병들이 꼭 금연을 성공할 수 있도록 수료식에 참석한 부모와 지인들에게 부탁한다. 훈련기간인 5주간 금연을 했는데 본인이 조금만 의지를 가지면 금연에 성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 않나. 이때 방심하면 수료하는 날 대부분 담배를 핀다. 그래서 수료하는 날 공개적으로 얘기한다"

"훈련병들이 5주동안 금주, 금연하고 각종 IT기기도 안했기 때문에 청정청년이 되어 있다. 훈련병들이 너무 쉽게 오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가족과 친구들이 도와달라고 당부한다. 이렇게 금연을 강조한 이후부터는 훈련병들의 흡연율이 많이 떨어졌다. 육군훈련소는 훈련병 뿐만 아니라 훈련소 내 일반 병사인 기간병과 간부들에게도 금연을 권유하고 있다"

구 소장은 훈련소 수료 후에도 훈련병들의 건강을 챙기는 세심한 부대장으로서의 역할을 자처하는 지휘관이다. 훈련병들을 정예 군인으로 만들기에 앞서 건강한 청년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책임을 다한다. 바로 육군훈련소 출신 신병들이 강한 이유다.


▲ 구재서 육군훈련소장(사진 중앙)이 수료식에서 6·25 참전용사가 손자에게 태극기를 부착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육군훈련소


연간 130만여명의 국민이 찾는 육군훈련소는 대국민 접촉부대라 불릴 정도로 국민과 가장 가까운 부대인다. 그동안 배출한 장병만 약 780만 명에 달한다. 그런만큼 군의 변화도 이 곳에서 시작되고 전파된다. 구 소장이 주도하는 육군훈련소의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다. 구 소장은 "최근 갑질문화부터 군에 대한 여러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는데 이러한 인식의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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