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삼성전자 및 현대차 등 ‘초 대기업’ 겨냥한 법인세 인상 추진
이재영 기자 | 기사작성 : 2017-07-21 12:47   (기사수정: 2017-07-2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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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참석자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박희정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소득 2000억원 초과 대기업 법인세율 25% 제안
 
삼성전자 및 현대차 그룹 등 최상위 대기업은 3% 안팎의 법인세 인상 적용 유력
 
문재인 정부가 ‘증세있는 복지’ 노선으로 돌아서고 있다. 청와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일 일제히 ‘부자 증세’ 정책의 적극적인 검토에 나서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초(超)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해 각각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하기 위해 과세구간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신호탄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올렸다. 추미애 대표는 지난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7 국가재정전략회의 첫날 회의에서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법인세 및 소득세 과세구간을 하나 더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추 대표는 “소득 200억원 초과에서 2000억원 미만까지는 현행 법인세 22%를 유지하되 2000억원 초과 초대기업에 대해서는 과표(과세표준)를 신설해 25%로 적용하자”고 구체적인 방안까지 설명했다.
 
추 대표의 제안은 향후 당정 협의과정에서 조율되겠지만, 삼성전자 및 현대차 그룹등과 같이 높은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는 최상위급 대기업들은 신설되는 ‘초대기업 법인세’ 구간의 적용을 받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추 대표는 “비과세 감면과 실효세율을 언급해도 한계가 있는 만큼 법인세를 손대지 않으면 세입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면서 “이렇게 법인세를 개편하면 2조 9300억원의 세수 효과가 있고 이 돈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자영업자 재정 지원, 4차 산업혁명 기초기술 지원 등을 통해 소득 주도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 대표는 나아가 “소득 재분배를 위한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방안으로 현행 40%로 돼 있는 5억원 초과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42%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연간 5억원 이상 벌어들이는 초고소득자의 소득셰율을 2% 포인트 인상하자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소득세의 최고세율 과표를 5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고 세율은 40%에서 42%로 높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날 추 대표는 과표 기준을 인하하지 않는 대신에 세율만 인상하는 절충안을 제시한 셈이다. 
 
 
‘증세 없는 복지’ 강조해온 문재인 대통령, 당정이 ‘부자증세’ 주도하면 수용할 듯
 
일자리 창출 및 복지확대를 통한 소득주도 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실탄 마련’ 추진
 
주목할 것은 청와대의 기류이다. ‘부자 증세’를 주장해온 추 대표가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하고 나선데 대해 청와대가 즉각 ‘화답’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 같은 추 대표의 발언을 전하면서 “일부 국무위원도 이에 대해 공감을 표시했다”며 “청와대는 당이 세제개편 방안을 건의해 옴에 따라 민주당·정부와 함께 관련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의 제안에 대해 정부 여당 내에 긍정적인 의견이 많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회의를 주재하면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반드시 강도 높은 재정개혁과 함께 가야한다”면서 “많은 예산사업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를 철저히 점검해 현재 예산을 절감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증세 없는 복지’라는 기존 태도를 유지한 것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즉각 노선을 바꾸기 보다는 당정이 주도적으로 ‘부자 증세’방안을 마련하면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는 모습을 갖출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이 ‘부자증세’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는 것은 지난 19일 발표된 100대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178조원의 비용 조달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일자리 확충과 복지확대를 위해서는 재정확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178조원에 달하는 ‘일자리 및 복지 예산’을 예산 아껴쓰기만으로 조달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여론의 비판을 수용한 결과라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19일 100대 국정과제 및 178조원의 예산투입이 발표된 직후 주요 언론 및 여론은 ‘예산조달의 어려움’을 일제히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처럼 ‘증세없는 복지’를 주장한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국정실패의 대명사처럼 불리우고 있는 박 전대통령과 유사한 길을 선택했다는 비판이 가장 따가운 소리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1만원 달성 등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증세정책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 여당내의 지배적 견해이기도 하다.
 
 

[이재영 기자 dhleehk@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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