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프랜차이즈 가맹본사, 공정위 ‘정보공개’ 요구 수용할까?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7-07-2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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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영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협회 회장(오른쪽 세번째)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러 가지 일로 국민 여러분에게 불편한 심경을 끼쳐 드리고 있는데 대해 프랜차이즈 산업인들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국민여러분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공정위 외식업 가맹점 실태조사 추진, 제품 원가 및 마진 정보공개도 요구
 
한국프랜차이즈 산업협회, “로열티 구조 정상화하기 위한 시간 달라”며 사실상 거부
 
공정거래위원회가 프랜차이즈업계의 불공정 관행 근절대책을 발표하며 현장 실태조사를 예고한 가운데,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조사를 중단해달라며 연일 맞불작전을 펴고 있다. “자정 노력을 먼저 하겠다”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한국의 대부분 프랜차이즈 협회는 가맹점으로부터 ‘로열티’를 받지 않는 대신에 물류 마진 등으로 이익을 내는 구조이므로 ‘로열티’를 정상화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협회측의 논리이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임영태 사무총장은 21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공정위 조사 중단 요청에 대해 “우리 업계가 자정안을 마련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한을 달라는 것”이라면서 “우리 업계가 강도 높은 윤리교육이나 윤리경영설천 이런 부분을 위한 노력도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임 사무총장은 이어 “2014년 기준으로 나온 통계를 보연 (국내 프랜차이즈의) 34%가 로열티를 받고 있다”면서 “마진공개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논란에서 이미 많은 문제가 됐다"면서 “이 원가 공개는 기업의 기밀사항이라 공개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공정위가 원가 및 마진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라는 것은 시장원리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8일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을 발표하며 “외식업 가맹점 2000곳을 방문하여 가맹금·평균매출액·인테리어 비용 등 주요 항목에 대해 정보공개 기재사항과 실제 가맹점 현장을 대조 점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그간 프랜차이즈 가맹본사가 점주들에게 공급·판매하는 필수물품의 원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점주들을 대상으로 과도한 물류 마진을 남겨온 관행을 정 조준한 것이다. 공정위는 당장 하반기에 실태 조사를 추진하며, 올 12월까지 관련한 시행령 및 법을 개정해 강제력을 더욱 높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이 같은 공정위의 방침에 즉각 반발했다.
 
19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서울 여의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협회 스스로가 가맹본사의 불공정 행위와 관련해 업계 자정 안을 마련하겠다며 ‘속도 조절’을 요청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은 “원칙적으로 공정위의 대책에 수용한다”면서도 “업계의 입장도 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하며 공정위와 업계 측의 대화 채널을 원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히 “업계가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진행 중인 조사를 중단하고 3~5개월 정도 시간을 달라”는 게 박 회장의 요청이다.
 
그러나 공정위에서 실태조사를 중단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공정위가 ‘제대로 일을 하겠다’는 선언을 굳이 뒤엎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실태 조사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갑질 병폐를 도려내기 위한 첫 걸음이다. 만약 공정위가 협회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조사를 중단하겠다고 한다면 당초 공정위가 예고한 개선 대책은 한참 뒤로 후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프랜차이즈 본사, 현행법상 필수물품 상세내역 및 마진 규모 등 ‘정보 공개’  의무 없어
 
공정위, 올 연말 관련 법 시행령 개정되기 전까지 법적 강제 수단 없어
 
문제는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공정위의 ‘정보 공개’ 요구가 어디까지 실행력이 있을까 하는 점이다.
 
현장조사 자체는 어디까지나 공정위의 재량이므로 무리 없이 가능하지만 공정위가 본사에 요구하고 있는 ‘정보 공개’는 아직까지 관련 시행령이 구비되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18일 공정위가 발표했던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은 총 23개의 과제 중 절반 이상인 14개가 관련 시행령 및 법 개정 이후에 추진이 가능하다. 즉, 올해 12월 개정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하반기 동안에는 공정위도 여러 한계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공정위는 시행령 개정을 기다리는 동안, 우선적으로 그동안 ‘갑질’ 논란이 잦았던 치킨·피자·커피·분식·제빵 등 5개 외식업 분야에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필수물품의 상세내역과 마진규모 등을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가맹본사 측에서는 필수물품 마진 공개와 관련해 ‘영업기밀’을 노출할 수 없다며 버틸 경우, 강제할 법적 수단은 없다. 
 
외식업종 가맹본사의 한 관계자는 “특히 외식업 같은 경우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재료 원가에 상당히 신경을 쓴다”며 “그런데 원가를 공개하라고 하면 기업은 영업적 측면에서 상당히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시행령 상 가맹본사가 필수물품과 관련해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하는 사항은 필수물품의 ‘품목’뿐이다. 의무 기재 사항을 확대하기 위한 관련 시행령 개정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서는 하반기 동안 프랜차이즈 업계의 정보 공개 협조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19일 본지와 통화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법 개정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공정위의 현행 법 집행을 더욱 강화하고, 민원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는 등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8일 공정위 대책 발표를 진행했던 김상조 위원장 역시 이 같은 문제에 대해 “9개 법안이 한 번에 개정되기는 힘들겠지만, 여야 의원들도 가맹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인식이 공유되는 대로 협의해서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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