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영업]②‘자영업 무덤’된 한국, 프랜차이즈는 ‘개미지옥’
정진용 기자 | 기사작성 : 2017-07-1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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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직자의 증가로 자영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많지만 실제 3년이상 살아남는 자영업자들은 극히 드물다.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정진용기자) 지난해 창업에 뛰어든 법인과 개인사업자는 122만6433명으로 2002년 이후1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창업열풍, 자영업 전성기를 말해주는 것처럼 보이는 이 통계의 이면에는 폐업한 사업자수가 90만9202명에 달한다는 어두운 모습도 갖고 있다. 폐업 사업자수는 2004년 이후 최대다. 한국이 자영업자들의 무덤이라는 얘기가 이제는 새삼스럽지도 않다.

최근 국세청이 공개한 2016년 국세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는 하루 평균 3360개의 사업장이 새로 생기고 2491개가 문을 닫았다. 생존확률이 26%로 3개 중 1개꼴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자영업자를 말하는 개인사업자의 폐업은 83만9602명에 달했다. 2015년 대비 13.5% 증가한 수치다.

◇생존확률 3분의1, 평균수명은 3.7년에 불과= 자영업이 퇴직자들의 무덤이 됐다면 프랜차이즈는 개미지옥으로 불린다. 자영업 경험이 전혀 없는 퇴직 직장인들이 주로 뛰어드는 외식 프랜차이즈는 2015년 폐업한 사업자 수가 1만3241명으로 하루 평균 36개에 이른다. 업종 전체로 보면 매일 62곳이 새로 문을 열지만, 그와 동시에 36곳이 문을 닫는다는 얘기다.

폐업한 프랜차이즈를 보면 한식 프랜차이즈가 가장 많이 문을 닫았고 치킨 집, 술집, 분식, 커피 프랜차이즈가 그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경기불황이라는 근본적인 악재 외에도 전 회장의 성추행 논란에 빠진 호식이 두 마리 치킨, 치즈통행세 등 갑질논란을 일으킨 미스터피자 사태 같은 소위 '오너’들의 헛발질로 가맹점주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오너 리스크'도 새로운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평균수명은 3.7년 정도로 조사되고 있다. 실제로 10년이상을 버티는 자영업자는 전체 자영업자의 16~17%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들의 수입도 비참한 수준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자영업자들의 매출 규모는 연 매출 1200만원~4600만원 구간이 전체의 30.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연간 1200만원의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곳의 비중도 21.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상시 구조조정에 밀려 40대, 50대에 길거리로 내몰린 퇴직자들이 먹고 살기 위해 창업에 뛰어들지만 장사경험 부족과 내수침체, 자영업시장의 포화로 돈을 벌지 못하고 ‘연명’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얘기다.

◇폐업률 뛰는데 정작 보호장치는 없어 무한경쟁에 내몰리는 자영업자들= 자영업 가운데 폐업률은 음식점과 숙박업이 가장 심각하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국내 자영업의 폐업률 결정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자영업 업종별 평균 수명을 계산한 결과 음식점 및 숙박업은 3.1년, 도•소매업은 5.2년,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은 5.1년으로 음식점과 숙박업의 생존수명이 가장 짧다.

특히 음식점은 장사경험이 없는 개인들이 쉽게 뛰어들어 진입장벽이 낮은 것도 폐업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은 대출이자에도 민감하다. 한은 분석 결과 대출이자율이 1%포인트 증가할 때 폐업 확률이 음식점과 숙박업은 106%로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소매업이 70%,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은 75% 폐업 확률이 높아지는 것과 비교하면 음식점과 숙박업이 금리변동에 취약함을 알 수 있다.


▲ 많은 자영업자들이 고전하지만 그 중에서도 숙박과 음식업의 폐업률이 특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뉴스투데이


한은은 “음식점과 숙박업 폐업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금리 인상으로 소비지출이 위축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안정적으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은 환산보증금 적용과 임대계약갱신권(5년) 등으로 임차인을 실질적으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에서는 이 같은 문제점을 고려하여 상가임대차보호법의 범위를 확대하고 임대계약 갱신권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언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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