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공정거래조정원의 ‘갑질’ 프랜차이즈 ‘실명 비공개’ 정당한가?
강이슬 기자 | 기사작성 : 2017-07-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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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가맹점들에게 커피 포장용기 등을 시중가격에 비해 약 15~100% 가량 비싸게 공급해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분쟁 조정을 통해 최대 50%까지 비용을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불공정거래로 인한 피해 분쟁 조정 신청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당 사진은 본 기사중 특정사실과 관계없습니다.) ⓒ뉴스투데이 DB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당사자 실명 비공개는 공정거래법상 분쟁조정 절차에 대한 '비밀유지 의무'의 일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본사 이미지 실추로 인한 매출 타격 우려해 '비공개 원칙' 지지


#. 2015년 말부터 2016년 말까지 커피전문점 가맹본부 B사와 가맹계약을 체결한 가맹점사업자들로 구성된 A가맹점주협의회는 전국 각지에 총 200개가 넘는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가맹점주협의회는 B사로부터 점포 운영에 필요한 포장 용기 등을 공급받았는데, 그 가격이 시중가격에 비해 약 15~100%가량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협의회는 가맹본사를 상대로 포장 용기 공급가격 등 거래 조건의 변경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하 조정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조정원은 A협의회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규정된 가맹점사업자단체의 거래조건 협의 요청 조항에 따라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보고 조정 절차를 진행했다.
  
조정원의 조정 결과 이전에 더 비싸게 공급했던 가격에 대한 보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향후 본사가 공급하는 물품들의 공급가격을 최소 15% 내지 최대 50%까지 인하한다는 합의를 이뤄냈다. 가맹점주협의회 소속 239명의 가맹점 사업자는 불공정거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3년간 약 1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정원은 지난 9일 올해 상반기 분쟁 조정 접수 및 처리 건수를 발표하면서 이 같은 조정사례를 밝혔다. 하지만 커피전문점 가맹본부 B사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러한 비공개는 특이한 경우가 아니라 조정원이 고수해온 방침의 일환이다.

조정원은 그동안 불공정거래행위 당사자인 기업명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분쟁 조정 절차는 비공개한다는 '비밀유지'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뉴스투데이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함에 따라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실명 공개 필요성에 대해 10일 조정원측에 질의했다. 실명공개야 말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을 막는 예방적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이와 관련해 조정원 사업예산팀 김승민 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정원에 접수하는 당사자(본사와 가맹점주)들은 소송 등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빠른 합의를 찾기 위해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용하고 조정되길 바란다”라며 “기업명이 공개돼 분쟁 이슈가 커진다면 조정원에 접수할 동기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정원과는 달리 불공정거래 당사자인 기업의 기업명을 공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우는) 행정제재를 취하는 ‘공개절차’로 진행되기 때문에 기업명 공개가 가능하지만, 조정원은 비밀유지의무가 있는 비공개절차를 통해 조정이 이뤄진다”라고 설명했다. 조정원은 행정적 제제와는 무관하게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들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소송 등 법적 절차 없이 빠르게 합의를 원하는 이해당사자들은 조용하고 빠른 처리를 위해 공개를 원치 않는다는 게 조정원 설명이다. 김 팀장은 “앞으로도 조정원은 분쟁 기업명 비공개 의무를 따를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조정원의 비공개 방침은 프랜차이즈 본사뿐만 아니라 가맹점주들도 원하는 사항이라는 게 조정원측의 해석인 셈이다. 사실 본지가 그동안 취재해 온 다양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불공정거래 및 본사 오너의 일탈 등이 언론에 실명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본사의 '일탈'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이미지 추락등으로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정원의 비공개 방침은 본사와의 관계에서 ‘을’의 입장에 있는 가맹점주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 올해 상반기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접수 처리된 분야별 분쟁 조정 건수. [표=뉴스투데이]

올 상반기 가맹사업거래 불공정거래 조정 접수 26%, 처리 52% 급증
  
조정원 김승민 팀장, “경제 사회적 약자 보호 분위기, 접수 증가 이끌어”

실제로 비공개 원칙 속에서 불공정거래의 해결책을 도출해내는 조정원의 업무처리 방식은  효율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가맹점주협의회처럼 그동안 불공정거래에서 ‘을’의 위치에 있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불공정거래행위로 인한 피해 해결을 위한 분쟁 조정 신청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분쟁 조정 접수 건수는 137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1157건) 증가했다. 처리건수도 124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971건) 증가했다.
  
이중 가맹사업거래 분야의 접수·처리 건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가맹사업거래 분야의 조정 거래 접수는 전년 동기(282건)보다 26% 증가한 356건을 기록했다. 처리 건수도 전년 동기(234건) 대비 52%(356건)로 증가했다.  

▲ [그래픽=뉴스투데이]

가맹사업거래 분야의 처리는 허위 과장 정보제공행위가 73건(20.6%)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정보공개서 제공 의무 위반행위가 66건, 부당한 계약 해지가 12건 등이었다.
  
조정원은 가맹사업거래 분야에서 전년(15억 원) 대비 196% 증가한 43억 원의 피해 구제 성과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김승민 팀장은 “가맹사업거래 분야의 접수·처리 건수 증가는 경제사회적 약자 보호가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에서 가맹점주 등 영세 소상공인들이 갑·을 간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충분한 사업기반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가맹사업을 시작하는 영세 가맹본부가 증가함에 따라 가맹점주와의 분쟁 발생이 증가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가맹본부는 2014년 3482개에서 2016년 4268개로 23% 증가했다.
  
한편, 가맹사업거래 분야 외 일반 불공정 거래 분야는 전년 234건보다 62% 증가한 393건이 접수됐다. 일반 불공정 거래는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불이익 제공 행위가 171건으로 가장 많았고 거래 거정 54건, 사업활동 방해 25건 등 이다.
  
하도급 거래 분야는 567건이 접수됐고, 이중 473건이 처리됐다. 하도급 대금 미지급 행위가 350건(74%)로 하도급 거래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갑질’이었다. 이어 부당한 하도급 대금 결정 40건, 부당한 위탁 취소 27건, 하도급 대금 부당 감액 12건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대규모유통업거래의 접수 15건, 처리 15건, 대리점 거래 1건, 처리 1건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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