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시 최소 ‘230억원대 특혜논란’ 우려
이지우 기자 | 기사작성 : 2017-06-21 16:38   (기사수정: 2017-06-2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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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자율형 사립고 및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30개교에 대한 폐지를 공론화하면서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사진 오른쪽은 서울시자사고연합회 오세목 회장 ⓒ그래픽=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서울시 교육청, 23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시 학교당 연간 2억원 추가 지원 방침
 
지난해 일반고로 전환한 미림여고, 우신고 5년간 각각 10억원 추가 지원 중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관내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및 외국어고(외고) 등 특수목적고(특목고) 30개교에 대한 폐지를 공론화하면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지역 자사고 교장들 모임인 서울자사고연합회는 21일 특목고 폐지가 실현될 경우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오는 2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거리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사고 등이 폐지되고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서울시교육청은 23개 자사고에 대해 기존의 일반고에 대한 지원 이외에 추가 보조금을 지급할 방침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뉴스투데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3개 자사고가 모두 폐지되고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 서울시교육청이 향후 5년 간 부담해야 될 추가 보조금 규모는 최소 23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지역 자사고는 △경문 △경희 △대광 △대성 △동성 △배재 △보인 △선덕 △세화 △세화여 △숭문 △신일 △양정 △이대부 △이화여 △장훈 △중동 △중앙 △한가람 △한대부 △현대 △휘문 △하나고 23개이다. 외고는 대원외고, 대일외고, 명덕외고, 한영외고, 이화외고, 서울외고 등 6개이다. 이밖에 서울국제고 1개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시 추가적인 지원 계획에 대해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할 경우 기존 일반고들이 받고 있는 보조금은 당연히 동등하게 지급되어야 한다”며 “아울러 자사고의 교육시스템은 그동안 높은 학비에 의존해왔던 만큼 일반고로 전환되면 추가적인 지원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된 미림여고와 우신고의 경우, 일반고에 대한 통상적인 보조금 이외에 매년 2억원씩, 총  5년간 10억원을 추가 지원받게 된다”면서 “앞으로 폐지되는 23개 자사고에 대해서도 이러한 지원 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고의 경우 아직 폐지된 전례가 없어 일반고에 준하는 지원 이외에 자사고처럼 추가지원할지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14년 조희연 교육감은 자사고 교장 25명과 가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의 경우 기존의 ‘서울형 중점학교’라는 이름으로 지원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며 ”일반고로 자발적인 전환을 희망하는 자사고에게 서울교육청 차원의 경제·행정적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조희연 교육감이 고심끝에 내놓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유인책?
 
등록금 인하하고도 과거의 교육 시스템과 교사 봉급 유지할지는 미지수

조 교육감이 이처럼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에 대한 특별지원에 나설경우 자사고는 현행 비싼 등록금을 인하하면서 양질의 교육시스템을 일정부분 유지함으로써 우수학생을 유치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실제로 미림여고는 지난 2015년 교육청과 교육부의 동의를 거쳐 일반고로 전환해 지난해부터 새롭게 학생을 모집을 하는 데 성공했다. 미림여고는 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매년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일반고로 전환해서 등록금 등 학비부담을 줄이고 서울시 교육청에게 연간 2억원의 보조금을 별도로 지원받아 자사고 때보다 50명 이상의 학생들이 더 충원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에 대해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자사고의 높은 학비를 감안한 조치이다. 학생들로부터 비싼 학비를 받아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장점으로 삼아온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할 경우 등록금 등을 대폭 인하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기존의 교육시스템 운영비용, 재직중인 교사들에 대한 각종 수당 등과 같은 자금조달이 불가능해진다. 재단 전입금으로 충당하거나, 교육의 질을 낮추고 교사 수당을 폐지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한시적으로 지원해줌으로써 자사고폐지에 대한 자사고측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게 조 교육감의 판단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의 하나고 1466만원·경기외고1663만원으로 일반고보다 8배 이상 높아
 
전국 84개 특목고중 학비 랭킹 1위는 2527만원인 민사고
 
일반고 전환한 자사고, 연간 2억원 보조금 받아도 연 평균 58억원 수준의 적자 발생
 
그러나 높은 학비로 인해 ‘귀족 학교’로도 불려왔던 유명 자사고와 외고의 경우 연간 2억원 정도의 서울시교육청 보조금으로 기존 교육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지난 20일 학교 알리미 공시 정보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일반 고등학교와 외고·자사고의 학비는 적게는 6배에서 많게는 8배까지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하나고등학교가 지난해 기준 연간 학비(등록금 및 수익자부담금)가 1466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서울지역 일반고의 A학교의 연간 학비가 170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약 8.5배 많은 수준이다.
 
학비는 학부모가 학교에 부담하는 비용으로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를 포괄하는 등록금과 수익자부담수입(급식비, 방과후활동비, 현장체험학습비 등)으로 구성된다. 학교운영지원비는 입학금이나 수업료와는 별개의 부담비용으로 과거에 ‘육성회비’와 같다.
  
전국 자사고 중에서는 민족사관학교가 지난해 2527만원으로 학비가 가장 높았다.
 
외고 중에서는 경기외고가 지난해 166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경기외고 인근 B 일반고등학교의 학비가 180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9배나 높다. 이밖에 외대부고 1283만원, 대일외고 1225만원, 인천하늘고 1218만원, 대원외고가 1157만원 등이 학비가 높은 수도권의 자사고및 외고 그룹이다. 
 
자사고들이 이렇게 학비가 높은 것은 출발조건이다. 김대중 정부가 지난 2002년 자립형 사립고 6곳을 승인하면서  ‘정부재정이 부족하니 스스로 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학교에 자율권을 주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 들어 ‘자율형사립고’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전국으로 확대됐다.
  
따라서 서울시교육청이 연간 2억원의 추가 보조금을 지급한다해도 명문 자사고의 경우 일반고 전환의 실익이 없다는 점은 또 다른 문제로 꼽힌다. 학교 알리미 공시정보에 따르면 명문 자사고의 연간 학비는 평균 1200만원대 정도로 추산된다.
 
따라서 일반고로 전환해 학비를 200만원 대로 낮추면 학생 1인당 1000만원 안팎의 학비를 덜 받게 된다. 한 학년 학생 수를 200명만 잡아도 한 학년에서 연간 20억원의 수입감소가 발생하게 된다. 3개 학년 전체로 따지면 60억원의 손실이 잡힌다. 서울시 교육청이 2억원을 지원한다해도 58억원의 손실을 메꿀 방법이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서울시교육청이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에 대해 연간 2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경우 '특혜 논란'만 불거지고 자사고폐지에 따른 해당학교의 재정난 및 교육의 질 악화 문제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욱이 ‘자사고·외고 폐지’가 수도권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볼때,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에 대한 보조금 특혜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시 관내서 폐지 목록에 오른 외고·자사고는 총 29곳으로 전국 77곳 중 38%에 속한다. 앞서 폐지 입장을 먼저 폈던 경기도(외고 8곳과 자사고 2곳)까지 합하면 전국 50%가 폐지 물망에 오른 셈이다.
 
부산·인천·전북교육청 등도 폐지 입장을 내비치면서 전국적인 ‘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한 논의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국의 특목고들이 폐지돼 일반고로 전환되고 다른 교육청들이 서울시교육청의 방식에 따를 경우 폐지되는 자사고·외고들이 받게 되는 추가 보조금 규모는 1000억원 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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