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인터뷰] ‘공모전 상금’으로 창업한 디자이너 이다은의 성공기
사람들 | 창직·창업 인터뷰 / 2017/05/08 18:04 등록   (2017/05/08 09:00 수정) 1,126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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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다은 디자이너 [사진=강소슬 기자]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미술작품과 결합시킨 독창성과 화려함이 젊은 여성 마음 움직여

척박한 패션창업 시장서 3년 동안 성장세 지속해 눈길

신진 디자이너들을 만날 수 있는 ‘인디브랜드페어’와 같은 행사장에 가면 패션에 대한 열정만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내는 청년 디자이너들은 많다. 그들의 열정은 대기업 브랜드들도 철수할 정도로 극심한 불경기임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러나 패션창업만큼 승률이 낮은 분야도 드물다. 대출을 받아 근근히 창업을 하는 국내파는 물론이고 프랑스나 런던, 이태리, 미국 등의 패션 선진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해외파도 대부분 3년을 넘기지 못하고 간판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척박한 패션의 땅에서 젊은 디자이너 이다은(28)씨는 자신의 브랜드 '블리다(VLEEDA)'를 부모님의 도움 없이 창업해 3년 째 성장시키고 있다.  그의 성공기는 여러면에서 특이하다. 다른 청년들이 벤치마킹할 대목들이 많다. 

첫째,  이다은씨는 공모전에 입상해 받은 상금을 종자돈으로 삼아 창업했다. 부모의 지원을 받지 않았지만 은행 대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 안정적인 회사 운영에 도움이 된 것이다.
 
“흙수저라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는 금수저는 확실히 아니다. 유학을 다녀오지도 않았고, 패션 대기업에 들어가 인턴 생활도 해봤다. 부모님의 도움 없이 공모전에 참가한 상금만으로 25살에 패션 브랜드를 냈고 이제 안정적으로 브랜드가 자리잡아가고 있어 행복하다” 
 
둘째, 자신의 미술 작품을 옷에 담아내는 ‘융합전략’을 통해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씨의 지난 해 매출액은 1억원 정도이다. 대기업의 성공한 의류 브랜드에 비하면 수익성 면에서 열악하다. 

하지만 빚만 진채 브랜드를 접는 패션창업의 길에서 살아남아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는 사장이 된 것만으로도 성공의 길에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
 
더욱이 국내 유명 온라인 편집숍 6곳에 입점 해 있고, 싱가포르와 홍콩, 파리 등에 위치한 백화점과 오프라인 편집숍에도 진출한 상태이다. 해외시장까지 판로를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다은의 옷은 미술작품을 패션상품으로 확장시킨 독특함과 화려함을 지녔기 때문이다.

셋째, 그의 성공담이 일부 유선 방송 채널을 통해 알려지면서 팬층이 형성됐다는 점이다. 독특한 아이디어로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만만치 않은 승부를 벌이고 있는 그에 대해 젊은 디자이너 지망생들이 sns 상에서 적지않은 호응을 보이고 있다.  

이다은 디자이너의 자세한 창업 성공기를 일문일답을 통해 알아보자.
 
 

▲ 이다은 디자이너 [사진=강소슬 기자]

디자이너 되기 위해 홍대 섬유미술 패션디자인학과 입학

대학시절 휴학하지 않고 대기업 인턴합격하는 등 정면 돌파 선택

Q. 디자이너이자 작가가 된 계기는.
 
A.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화가를 꿈꾸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리다 고등학생 때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볼륨을 입혀서 사람을 예쁘게 만들고 싶어졌다.
 
패션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며 패션 디자인 전공이 있는 홍대에 들어가기 위해 미대 입시 준비를 했고, 결국 홍대 ‘섬유미술 패션디자인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며 만들어 내는 아트웍이나 조각 등을 토대로 옷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3년 전 부터는 아트웍 작품도 만들고, 내가 만든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옷을 디자인했다. 그렇게 작가이자 디자이너가 되었다."
 
Q. 왜 브랜드를 내기로 했나.
 
A. "대학교를 휴학하지 않고 23살에 졸업했는데, 졸업 작품 전시를 하면서 패션 브랜드에 들어갈지, 나만의 브랜드를 낼지 고민하다 제일모직 여성복 브랜드인 에피타프에서 인턴으로 들어갔다. 3개월간 대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한 뒤 내 브랜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2012년 ‘제30회 대한민국패션대전’ 은상과 스페셜스타일상을 수상한 상금과, 대학교에서 국전 공모전에 당선되었다며 받은 호상장학금이 1200만원 정도 되었다. 그 돈으로 2014년 처음 ‘블리다(VLEEDA)’브랜드를 만들었다. "
 
Q. 브랜드 준비과정은 힘들었나.
 
A. "1000만원 조금 넘는 돈으로 완벽하게 구색을 갖춘 컬렉션을 만들 수는 없었다. 처음 기성복을 해보는 것이라 샘플을 만드는 작업에 실패를 많이 하기도 했기 때문에 30~40%의 돈이 옷을 만드는 곳에 들어갔다. 모델에게 옷을 입혀 룩북 사진 촬영을 처음 할 때는 “잘 돼서 보답하겠다”며 아는 사람에게 촬영 도움을 받아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브랜드 컬렉션과 룩북을 만들어 2014년 인디페어에 첫 선을 보였다. 그 때 바이어들을 만나게 되어서 정식으로 옷을 판매 할 수 있었다. "
  
 

▲ (왼쪽부터) 이다은 디자이너의 아트웍과 그 아트웍에서 영감 받은 의상, 블리다 스토리가 담긴 상품택 ⓒ블리다

‘블리다’를 입고 미술관에 가는 20, 30대 여성을 상상하며 디자인

Q. 브랜드를 소개해달라.
 
A. 블리다(VLEEDA)는 주제의식이 담긴 미술작품을 옷으로 담아내 미적 쾌락과 존재감을 준다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가장 이다은 스러운 패션디자인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 여성을 타겟층으로 잡고 있는데, 블리다 옷을 입고 미술관을 다닐 줄 아는 여성을 상상하며 만들고 있다.
 
실제 블리다의 옷들은 내가 만든 예술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 졌고, 상품택에 내가 영감을 받았던 미술작품의 사진이 들어가 있다. 고객들에게 이런 스토리를 알려주면 놀라기도 하고, 조금 더 옷을 특별하게 봐주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 이다은 개인전 'Artwork on Fabric' 전시회장 과 전시 작품 ⓒ블리다

앞으로도 패션 디자인과 미술작품 창작을 병행

Q. 작가로서의 자신을 어떻게 말할 수 있나. 

A. "1년에 2번 블리다 컬렉션을 만드는 것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1년에 한 번은 미술 작품(아카이브)을 만들고 있다. 디자이너는 직업이고 미술은 계속 공부하며 영감을 받는 곳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4월 파주에서 개인전을 열어 최근 잘 마무리 했다.
 
블리다의 옷은 화사하고 밝아 러블리한 느낌이라면, 미술 작품들은 시각이 주는 쾌감을 표현한 작품들이 많아 그로테스틱한 느낌이 든다. 예를 들자면 앞은 꽃이고 뒤에 모습은 기괴한 모습으로 되어 있다. 어린나이에 디자이너가 되어 여러 가지 시선들을 마주하게 된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혹시 ‘금수저’가 아닐까 이야기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유학 다녀오지 않은 국내파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미술 작품 자체로 나를 판단해 달라고 말한다. 

사실 브랜드와 미술작품 모두 해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긴 하지만 꾸준히 작업을 해낼 생각이다. "
  
  
Q. 왜 여성들이 블리다를 찾는다고 생각하나.
 
A. "화려한 색감과 그래픽 때문인지 입었을 때 예뻐 보이고 주인공이 되는 느낌이 든다는 말을 고객에게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예술 작품을 옷으로 담아냈다는 콘셉트를 여성들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지난 해 매출 1억 올렸지만 판로 확대가 향후 관건

Q. 신진 디자이너로서 어려운 점은 없나.
 
A. "대부분 신진 디자이너들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판로개척 하는 일을 가장 어려운 일이라 생각 할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점이 처음에 가장 어려운 점이었다. 안정적으로 다음 컬렉션을 내기 위해서 내 옷을 팔 거래처 확보는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온라인 위주로 판매하고 있고, 해외에서도 싱가폴과 홍콩에 편집숍을 갖고 있고, 프랑스에서도 6월 편집숍 오픈을 앞두고 있다. 3년째 브랜드를 운영하며 안정적인 거래처들이 확보되고 있는데 수익성을 올리기 위해서 이러한 거래처들을 늘려나가는 것이 목표다."
 
Q. 2016년 매출은.
 
A. "작년 총 매출은 1억을 달성했다. 국내 판매 수익이 70% 정도, 해외 수출 30% 정도 된다. 하지만 그만큼 들어가는 돈이 많기 때문에 엄청난 수익을 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
 
Q. 한 시즌을 활동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나
 
A. "디자이너가 옷 한 벌을 만들 때 어떤 옷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한 벌당 3달 정도의 시간이 든다고 보면 된다. 한 달은 디자인을 하는데 쓰고, 한 달은 제품을 샘플로 만들고 나머지 한 달은 이 옷을 수정하고 개발해 완제품을 만드는데 쓰인다.
 
일반적으로 디자이너들은 봄과 여름인 S/S 시즌에는 3000~4000만원 정도 비용이 드는 편이고, 가을 겨울인 F/W 시즌에는 4000~5000만원 정도 드는 것 같다. 물론 개인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 2017 S/S 컬렉션 런웨이 컷 ⓒ블리다

브랜드의 명확성, 풍부한 잡화 아이템, 룩북 완성도 높이기 등이 3가지 팁 

Q. 패션의류 브랜드를 낼 때 알아야 할 팁 3가지를 꼽아달라.
 
A. "첫째는 명확한 브랜드의 정책성이다. 여성복이던 남성복이던 어떠한 콘셉트를 가지고 브랜드를 전개해 나갈것인지 정리를 명확하게 한 뒤 브랜드를 내야 한다.
 
둘째는 잡화 아이템을 추가하는 것이다. 처음 브랜드를 낼 때 착장을 완벽하게 구성하는 법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 단순히 상의나 하의 혹은 원피스만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의류 브랜드라면 스카프나 미니백 등 리저너블한 아이템을 조금씩 만들어 함께 스타일링하면 수익성을 올리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마지막은 룩북 촬영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비주얼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라 룩북에 투자를 많이 한다. 패션 브랜드는 이미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미지를 룩북에 잘 표현해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직접 고객이나 바이어에게 종이로 된 룩북을 쥐어주는 것이 내 옷을 한 번 더 들여보게 만드는 일이라 생각한다."
 
Q.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조언을 해달라.
 
A. "실제로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대학생들이나, 브랜드를 시작해 보려는 사람들이 많이 조언을 구하는 편인데 아직 입장을 해 줄 위치에 있다 생각하지는 않지만 내가 3년간 느낀 건 브랜드의 콘셉트를 잘 유지해야 하고,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기에 좋아 보이는 것 말고,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대부분 어떠한 브랜드의 느낌이 좋아 그 스타일에 현혹 되는 경우가 많은데, 순간적으로 끌리는 스타일 보다 본인이 잘 하고 좋아하는 스타일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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