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취업 집중분석](23) ‘만화 천국’ 일본에서 애니메이터는 3D업종?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7-04-17 14:16   (기사수정: 2017-05-0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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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애니메이터는 인기와 유명세에 비해 대우가 좋지 않은 편이다. Ⓒ일러스트야


한국에서도 남녀노소에게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 일본 애니메이션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예전부터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 중에 하나였고 현재도 일본하면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하지만 90년대까지 유독 한국에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이 많았는데 주요 소비층이 학생들이었고 한국의 것들에 비해 강한 선정성과 폭력성이 유해하다는 걱정이 많았다. 물론 그 시절 학생들이 현재는 어른이 되어서 여전히 해당 문화들을 소비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들이 제작·개봉되며 부정적인 인식은 많이 사라졌다.

이번에는 이러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일본 애니메이터의 연봉과 근무환경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애니메이터는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엄연히 다른 직업이고 근무환경도 상당히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구분해서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디즈니를 포함한 세계 유명 애니메이션의 스탭롤에 이제는 빠짐없이 등장하는 한국인의 이름이 낯설지 않은 지금. 그들의 연봉과 환경을 자세히 알아보자.


애니메이터의 평균연봉은 332만엔

한편의 애니메이션이 완성되어 극장에 걸리기까지는 다양한 작업이 필요하고 세부역할 별로 연봉과 대우가 달라지지만 평균적으로 일본 애니메이터의 연봉은 332만엔으로 조사되었다.

이 금액은 일반기업의 신입사원 연봉과 비슷한 수준이고 다른 업계의 평균연봉이 못해도 400만엔에서 평균 500만~700만엔 정도 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에 종사하는 직업치고는 대우가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같은 애니메이터라도 연봉이 좋은 세부직종은 감독(648만엔), 프로듀서(542만엔), 캐릭터 디자인(510만엔)이 있었고 반대로 연봉이 짠 세부직종은 원화가(281만엔), 영상체크(260만엔), 제작진행(309만엔) 등이 있었다.

애니메이터 전체 종사자 중 무려 27.2%가 연봉이 200만엔이 되지 않았고 40.8%가 200만~400만엔의 연봉을 받고 있었다. 400만~600만엔 연봉은 16.3%였고 600만엔 이상은 7.7%, 무응답자는 전체의 7.9%였다.


정직원은 소수, 대부분이 계약직 또는 프리랜서

애니메이터 중 정규직으로 고용되는 비율은 15.5%로 비정규직이 많은 일본 고용구조를 생각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에 비해 계약직은 23.1%였고 프리랜서는 무려 37.3%로 자영업(14.9%)와 합치면 과반 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비중이 높은 계약직과 프리랜서, 자영업자만 놓고 보면 연간계약이 35.1%로 가장 많았고 그 뒤가 작품 당 계약(28.4%)이었다. 장면별 계약도 19.1%로 매우 높았다.

고용형태와 계약형태로 봐도 일본 애니메이터의 불안정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물론 업계 내에서 확실한 실력과 성과를 인정받게 된다면 비정규직이 더 유리할 수는 있지만 이러한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고 봐야 한다. 안정적인 직업을 원한다면 애니메이터는 추천할 수 없다.


살인적인 월 노동시간과 휴일 수

매일 8시간씩 월 20일을 근무한다면 한 달 근로시간은 160시간이다. 그럼 애니메이터는 월 몇 시간씩 일하고 있을까.

조사결과에 따르면 월 160시간 미만 근로자는 전체의 11.1%밖에 되지 않는다. 38%의 애니메이터들이 월 160시간 ~ 260시간을 근로하고 있고 260시간 ~ 300시간 근로자도 21.8%나 된다.

그리고 일반 근로시간의 2배 이상에 해당하는 월 300시간 이상 근로자도 무려 25.7%로 전체 애니메이터 4명 중 1명은 하루에 16시간 이상씩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간단히 말해서 눈떠있는 시간은 계속 일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여기에 연봉까지 낮으니 일본 애니메이터들의 근무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이해된다.

그럼 애니메이터들의 주5일 근무는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불가능하다.

한 달에 쉬는 날이 4일 이하인 비율이 54.9%나 되었고 5~7일 쉬는 비율은 31.3%, 주 5일 근무를 의미하는 한 달 8일 이상 쉬는 근로자는 전체의 12.3%밖에 되지 않았다.


애니메이터가 인기직종임에도 영세업체 많아 저임금과 열악한 근무환경

그렇다면 일본을 대표하고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애니메이션 업계가 이토록 저임금과 열악한 환경이 유지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첫 번째로 애니메이터가 되고자 하는 인재들에 비해 제작회사가 매우 적다. 때문에 소규모 회사라도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고 회사규모와 비례하여 근로조건 역시 안 좋아진다.

두 번째로 일본 외 지역에서도 애니메이션 제작이 진행된다. 일본 내에서 모든 작업을 수행할 경우 제작비용이 치솟기 때문에 실제로 많은 애니메이션들이 일본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인건비가 싼 국가들에서 제작되고 있다. 한국 역시 과거에도 현재도 일본 애니메이션의 외주업체들이 많은 편이다.

마지막으로 애니메이션 자체로는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제작만 하면 전 세계 흥행은 보장될 것 같은 월트디즈니나 지브리 스튜디오라면 괜찮겠지만 그 외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은 기대수익이 매우 적다.

때문에 거대자본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기가 쉽지 않고 시작단계부터 얼마나 적은 자본으로 좋은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린다. 제작회사들의 규모가 작은 것과도 상통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업무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으로 모든 것을 극복해야 하는 직업

설명만 들으면 아무도 지원하지 않을 것 같은 애니메이션 업계지만 실제로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직업으로 삼고 싶어 하는 많은 인재들이 모여들고 있다. 직업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근로조건만 따져서는 절대 될 수 없는 것이 애니메이터인 것이다.

만약 애니메이션을 사랑하고 앞으로 관련된 일을 하길 희망하는 독자가 있다면 반드시 충분한 사전조사와 각오를 하고 직업으로 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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