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재중에 삼성 흔드는 엘리엇, 소버린 사태와 다른 점은?

강이슬 기자 입력 : 2017.03.27 17:13 |   수정 : 2017.03.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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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서초 본사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소버린, 최태원 구속 중 1768억 투자해 SK흔들다가 주가 급등 후 9539억 ‘먹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이 삼성전자 내 영향력을 키우면서, 제2의 소버린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2003년 ‘소버린’은 SK는 물론 한국 증권시장의 ‘악몽’이다. 모나코 소재 소버린자산운용은 100% 자회사 크레스트를 통해 2003년 SK 주식을 사들였다. 당시 SK는 SK네트웍스의 분식회계와 SK증권 부당내부거래 등으로 최태원 회장이 검찰에 소환돼 내부적으로 오너위기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당연 주가도 곤두박칠 쳤다.
 
그때 소버린이 구세주처럼 나타나 SK 주식 1000만주를 매수했다. 소버린은 SK지분 8.64%를 확보하며 2대주주로 올라섰다. SK 지분을 계속 늘려 첫 매수 이수 10일만에 SK지분 14.99%(1768억원)를 확보했다.
 
소버린은 2대 주주로서 △SK이사진 총사퇴, △SK텔레콤 매각을 통한 재벌구조 해체, △최태원 일가 퇴진, △SK그룹 경영 투명화 등을 요구했다.
 
소버린의 행태에 국민과 최태원 회장이 움직였다. 재벌에 대한 반감이 높던 국민들은 소버린의 ‘경영 투명화’에 동조했다. 소액주주들과 SK노조는 최 회장이 아닌 소버린의 편에 서서 소버린에 의결권을 이양했다.
 
경영권에 위협을 느낀 SK그룹은 SK(주) 주식을 1조원 넘게 사들였다. 주식매입 경쟁이 과열됐고, SK 주가는 치솟았다. 소버린과 최태원 SK그룹 간 싸움에 개미투자자들도 몰렸다.
 
2005년 SK 주가가 절정에 달하자 ‘경영 투명화’를 외치던 소버린은 지분 14.99%를 7559억 원에 전량 매도했다. 소버린은 1768억원을 투자해 배당금과 환차익을 더해 9539억원의 수익을 안고 떠났다.
 
소버린이 본 80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은 고스란이 우리경제의 손실액이다. 이후 외국인투자자의 ‘먹튀 논란’이 한국주식시장의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엘리엇, 이재용 구속상태에서  24일 삼성전자 주총 주도하며 경영권 개입

삼성전자 주가도 급등...14년전 소버린과 닮은 꼴인가, 아니면 다른 속셈?
 
최근 소버린과 다른 형태이지만 외국인 투자기관의 ‘재벌 경영권 개입'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이번엔 삼성전자와 엘리엇이다. 소버린-SK와 마찬가지로 외국계 헤지펀드가 국내 재벌 오너가 구속된 상태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전면에 내세우며 경영권에 개입하는 모습이 닮았다.
 
소버린이 ‘경영 투명화를 위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외쳤다면, 엘리엇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삼성전자 저평가 해소’를 외치며 삼성전자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24일 삼성전자 주총장을 달궜던 주요 안건들은 엘리엇이 던진 것들이었다.
 
엘리엇은 우선 삼성전자를 삼성전자 홀딩스와 삼성전자 사업회사로 분리하는 삼성전자 홀딩스-삼성전자 사업회사의 지분스왑 및 공개매수를 통한 지주회사 설립을 제안했다. 이 안건은 이번 주총에서 보류됐지만 지주회사 전환의 방향은 확고하게 정해졌다.
 
엘리엇은 삼성전자 이사회에 ‘삼성전자 주주가치 증대 제안서’ 서신을 보냈다. 이 제안서에는 삼성전자 인적분할과 함께 ▲삼성전자홀딩스와 삼성물산 합병 ▲30조원의 특수배당(혹은 1주당 24만5000원의 배당 지급) ▲삼성전자 사업회사의 한국거래소·나스닥 공동상장 ▲금산분리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밖에 거버넌스위원회 설치 및 국제적 경영 이력을 보유한 최소 3인의 독립적 이사를 추가 선임등을 요구했다.

이번 주총에서 배당확대 등의 주주가치 제고방안은 재확인됐고, 거버넌스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주총의 어젠다를 엘리엇이라는 외국계 헤지펀드가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엘리엇은 지난해 4월부터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당시 삼성전자의 평균 주가는 140만원대다. 최근에는 주가가 200만원 까지 치솟았다. 단순 엘리엇의 차익만 따져도 4300억여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있다. 여기에 올해 배당으로 209억원도 받는다. 차익만 45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엘리엇의 ‘큰 그림’은 4500억원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엘리엇에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62%뿐이다. 소버린의 SK 지분 14.99%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지분이다.
 
그러나 엘리엇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결집하는데 나선다면 삼성전자에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외국인투자자 지분율은 50.91%이다. 반면 삼성 오너일가의 지분은 4.91%뿐이다.
 
 
소버린은 최태원 밀어내기, 엘리엇은 이재용 지키기?…진짜 ‘노림수’는 아직 불투명
 
소버린과 엘리엇의 차이라면 재벌 오너의 경영권 흔들기다. 소버린은 주주회의를 통해 직접적으로 최태원 회장 퇴진을 요구했다. 최 회장은 자리를 지켰지만, 소버린의 요구로 2004년 손길승, 김창근, 황두열 이사진이 퇴진하기도 했다.
 
반면에 엘리엇은 얼핏 보면 이재용 부회장을 지키는 형국이다. 엘리엇이 제안한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이 실행되면 이재용 부회장의 영향력이 커진다.
 
이 부회장은 현재 의결권이 없는 삼성전자 자사주 지분 12.78%(1798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인적분할 될 경우 기존 회사 주주들은 분할된 회사의 신주를 자신이 갖고 있던 지분 비율만큼 받는다. 이 부회장은 보유 지분만큼 사업회사에 대한 의결권이 생긴다.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 0.6%를 보유한 이 부회장이 지주사 전환을 통해 지배력이 커지는 구조다.
 
그렇다고 안심할 순 없다.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이 공격받을 수도 있다.
 
삼성 측은 삼성전자는 인적분할 후 의결권이 없는 삼성전자의 자사주(12.78%) 의결권이 되살린 뒤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간 주식 교환(스와프) 등을 통해 이 부회장의 지분율을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지분 20%(상장회사의 경우·비상장회사는 40%)를 보유해야 한다. 때문에 자사주 의결권 부활은 삼성에 큰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기준 50.91%에 달해 자칫 이 과정에서 경영권 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변수가 생긴다. 경영권을 노리고 ‘알박기’식으로 지주회사 지분 교환이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외국계 헤지펀드 등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엘리엇의 역할이 삼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인적분할의 경우 엘리엇의 주주제안에 대한 명분과 외국인의 호응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며 “분할 이후 주식교환 등을 통해 지배력 역시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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