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 (53)] 살인적인 근무강도에 ‘택배업계’ 초비상

김효진 통신원 입력 : 2017.03.13 11:23 |   수정 : 2017.03.13 11:23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일본 물류업계의 계속된 노동력 부족과 물량증가에 결국 업계 1위 야마토 운수가 개선방안을 꺼내들었다. Ⓒ일러스트야


일손부족과 늘어나는 근무시간에 노동조합이 반발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의 각종 업계에서 발생해 온 노동력 부족문제가 이번에는 물류업계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2월 말에 시작된 일본 야마토 운수(ヤマト運輸 株式会社)의 춘계 노사교섭에서 노동조합은 처음으로 택배물량의 억제를 사측에 요구하였다.

택배를 처리할 인력은 충분하지 않은 채 e-커머스 시장의 확대로 물동량은 늘어나면서 사원들의 장시간 노동이 당연시 되자 노조 측은 ‘현재의 인원체제로는 한계’라고 표현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27년 만의 택배요금 인상과 기존 서비스의 재검토를 통해 직원들의 업무부담을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업계 1위 기업의 이와 같은 대응에 따라 향후 업계전반에 걸친 노동환경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한국의 2배 규모 일본의 택배현황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2016년 일본의 택배물량은 총 38억 6930만 개로 집계되었다. 같은 기간 한국의 20억 4666만개에 비해 거의 2배에 가까운 물량인 것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국토면적이 넓고 길게 뻗은 일본의 특성 상 택배 1개에 소모되는 노동력과 시간 역시 일본이 한국보다 많다.

여기에 각 택배회사들이 제공하는 ‘배송시간 지정’, ‘회사원을 위한 저녁배송’, ‘당일배송’ 등의 서비스경쟁이 격화되면서 배송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업무부담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다만, 기본사이즈라면 2500원에 도서산간을 제외한 전국배송이 가능한 한국의 택배와는 달리 일본택배는 관동지방 기준 350엔을 시작으로 지역에 따라 배달금액이 증가하기 때문에 택배 1개당 매출과 이익률은 한국보다 좋다.


택배업계 1위 야마토 운수는 어떤 회사일까

야마토 운수는 일본 내 택배물량의 46.7%를 소화하며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물류회사이다. 개수로 따지면 약 19억 개로 한국의 연간 택배 총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참고로 뒤를 이어 사가와(佐川急便 株式会社)가 32.3%로 2위, 일본우편(日本郵便 株式会社) 13.8%로 업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야마토 운수는 배송물량 증가에 대해 지금까지는 요금인상이 아닌 직원 증원을 통해 대응해 왔다. 전체 종업원은 약 20만 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30%가량 늘어난 인원이지만 오히려 인력부족은 더 심각해졌고 추가인원 확충도 계획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측은 인력부족에 따른 기존 인건비의 증액과 외부위탁 비용의 증가 등을 이유로 올해 3월 회계결산에서의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의 650억엔에서 580억엔으로 15%가량 낮춰 잡았다.


운송업계 최대 노동조합의 요구에 따라 업무개선 개시

야마토 운수의 노동조합은 조합원 6만 명이 넘는 트럭운송업계 최대의 노동조합이다. 이에 따라 노조의 요구에 따른 업무개선은 물론 동종업계 기업에까지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먼저 2018년도의 택배물량이 2017년도 수준을 넘지 않을 것을 사측에 요구하였다. 이에 사측은 물량억제에 동의하는 대신 27년만의 요금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기로 하였다. 이미 아마존 재팬과 같이 할인요금을 적용하는 대형 법인고객을 상대로 요금인상 교섭에 들어갔고 교섭이 결렬될 경우 서비스 중단까지 검토하고 있다.

노조는 또한 퇴근 후 익일 출근까지 10시간 이상을 비워야만 하는 ‘근무 간 인터벌제도’의 도입도 요구하고 있다. 그 외에 1인당 평균 1만 1000엔의 급여인상, 미지급 잔업수당의 정산과 노동시간 관리의 강화 역시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성수기 추가요금 신설과 법인고객에 대한 거리비례 신규요금제 도입, 택배 보관함 시설의 확장 등으로 노조의 요구에 대응할 계획이다.


선두기업의 업무개선을 통해 업계 전체의 개선도 기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물류업계는 노동집약적 업종으로 분류된다. 중간 단계까지는 일부 자동화설비의 도움을 받지만 결국에는 배송직원이 각지를 돌며 고객에게 직접 배송을 완료해야 한다. 때문에 사무직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이 현장직이기에 일본취업 집중분석에서도 물류업계는 소개하기가 어려운 업종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야마토 운수를 필두로 한 물류업계의 전반적인 업무환경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에 언젠가는 물류업계 역시 해외취업에 좋은 분야로 소개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일본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입장으로서 또한 취업하기 좋은 일본기업들을 소개하는 입장으로서 노동자를 위한 근로환경의 개선은 반갑기 그지없다.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지금 일본에선 (53)] 살인적인 근무강도에 ‘택배업계’ 초비상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