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직업군인 이야기](8) 미생들은 자신의 ‘특기·강점’을 최대 활용하라
김희철 칼럼리스트 | 기사작성 : 2017-03-08 16:44   (기사수정: 2017-03-1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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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사관학교에서는 봄에 “생도의 날”, 가을에는 “화랑제”가 열린다. 이 때 생도들운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이성친구 또는 여자친구를 축제의 꽃인 쌍쌍파티에 초청한다. 위 사진은 “생도의 날”을 맞이해 쌍쌍파티에서 육군사관학교 생도들과 파트너들이 함께 춤을 추고 있다. ⓒ김희철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미생이 알아야 할 무능함·유능함·탁월함의 차이점

갓 입사한 ‘미생’이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

당면하는 업무들이 그동안 학업을 통해 쌓아온 스펙(학력, 자격증 등)이 활용될 수 있는 기회를 늘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입사 초기에는 보편타당한 상식을 적용하는 것이 용이해질 수도 있다.

그런데 한 달, 6개월, 1년 정도가 지나고 나면 신입동기들은 상급자와 동료들에 의해 무능·유능·탁월한 직원으로 구분되면서 그 결과가 앞으로의 진로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

그럼, 유·무능을 구별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가?

필자는 4가지 특성을 통해 구분할 수 있다고 사료된다.

그 첫 번째는 ‘전문성’이다.

신입직원은 아무리 정신없고 바쁘더라도 그 회사조직에 관한 법규를 숙지해야 한다. 법규를 숙지하지 않고 선배의 관례를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쉬울 것 같지만 오히려 본인에게 화(禍)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회사의 정관과 규정 규칙을 빠른 시일 내 숙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본인의 스펙은 그 다음 순서이다.

두 번째는 ‘적시성’이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으로 법규를 숙지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모든 리포트(Report)를 작성한다고 해도 그 업무가 필요한 시기를 놓치면 소용이 없다. 기획서와 보고서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적시적으로 방안을 제시할 때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창의성’이다.

전문성과 적시성을 갖고 있는 직원은 단지 유능한 직원일 뿐이다. 탁월한 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창의란 모방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에서는 발명가 에디슨과 같은 세계를 놀라게 할 발명품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다. 타회사나 타부서에서 적용되고 있는 방안을 벤치마킹해서 본인 것으로 재창조하는 것이 더 용이하게 창의성을 인정받아 탁월한 직원으로 평가될 수 있다.

네 번째는 ‘현장성’이다.

아무리 전문성, 적시성, 창의성을 갖추었어도 실제 현장에서 적용이 안 되면 탁상공론(卓上空論)이 되고 만다. 따라서 실제상황에 꾸준히 적용·시행할 수 있는 업무를 위해서는 현장성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보편타당한 기본상식과 도덕성을 견지한 가운데 전문·적시·창의·현장성 등을 견지한 직원은 탁월성을 인정받고 승승장구 할 것이다.


워크샵·축제 등은 미생들의 자기 PR 기회

새로운 조직에서 신입사원의 존재는 극히 미미하다. 그래서 한동안 인기 방영된 “미생”이라는 드라마에서 비정규직과 인턴 등 초보사원들의 처지를 대마의 삶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인 바둑용어 “미생”에 빗대어 표현하며 2014년에 돌풍을 일으키는 드라마가 되었다.

회사별로 임원·부서·직책별·신입사원 등 다양한 워크숍을 개회한다.

사관학교도 유사하지만 특별히 춘·추계 축제가 마련되어 있다. 이런 행사들은 조직원들 간의 상호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지만 사기양양과 그 조직이 한뜻으로 지향하여 발전할 수 있는 분위기도 만들 수 있다.


▲ 생도시절 필자(김희철)의 작품들 ⓒ김희철

육군사관학교에서는 봄에 “생도의 날”, 가을에는 “화랑제”가 열린다.

학술세미나와 미술작품전시회, 음악발표회, 웅변대회, 육체미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운동을 좋아하는 생도들은 중대별 대항 축구, 배구, 농구, 격투기, 마라톤 등에 도전하고 또 예술에 재능 있는 생도들은 색소폰, 기타 연주회 등에 참가한다.

그래도 각 축제의 꽃은 쌍쌍파티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친교를 갖던 이성 친구를 초청할 수도 있고 싱글인 생도는 쌍쌍파티를 위해 사전에 미팅에서 짝을 만나 초청한다. 개중에는 졸업 후 결혼까지 성공한 생도들도 있다.

필자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해 각종 대회에 출전하여 많은 상도 받아보았다. 그래서 육사입교 전에는 미대를 지원할 생각도 잠시 했었다. 덕분에 이러한 봄가을 축제를 통해 필자의 특기를 발휘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그림을 단시간 내에 완성하는 것은 몹시 제한된다. 설사 완성했다 하더라도 수준이 떨어지면 전시하기를 포기하게 된다. 필자는 생도 4년 생활동안 계속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축제기간 전시회를 통해 상도 받았다.

이렇게 4년을 미술실에서 살다보니 선후배 동료들에게는 그림을 잘 그리는 생도로 알려졌고 종국에는 그림실력도 늘었지만 그 덕도 톡톡히 보았다. 축제를 앞두고는 자유시간, 과외활동시간 등 모든 시간을 할애하다보니 나의 특기도 살리고 인정도 받으면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미생들은 워크샵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워크샵 기간 중 회사발전을 위한 창의적인 건의사항을 준비하거나 본인의 예능적 장기를 발표함으로써 상하동료들에게 본인을 알리면 워크샵 이후 업무추진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음지 속 인재 발탁”은 이상...“Ount of sight, out of mind”가 현실 반영

물론 많은 CEO와 임원들이 “음지에서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숨은 인재를 발굴하여 승진시키겠다.”라는 말을 한다. 이 같은 성과위주의 인사제도는 당연한 진리이고 이상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돌아볼 때 결코 그렇지는 않다. “Out of sight, out of mind(안보면 잊혀진다)”는 격언이 더 현실적이다. 묵묵히 일하는 숨은 인재는 끝내 '잊혀진 보석'이 될 수도 있다.

조선시대 역사에 길이 남는 이순신 장군(1545~1598)도 늦깎이로 32세 나이에 무과 급제하여 군관이 되었고, 미관말직으로 지내다 쉰살이 다되어 정읍현감이 되었다. 임진왜란 직전에 일곱 단계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인사로 전라좌수사로 임명되었다.

그것도 어린 시절 서울 한양에서 이웃에 살던 유성룡이 임진왜란 총지휘를 맡았고 그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임진왜란을 통해 최고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이순신 장군도 함경 녹둔도에서 여진오랑캐를 무찌르는 공도 많이 세웠지만 쉰살이 다되도록 미관말직에서 능력을 인정 못 받다가 유성룡에 의해 발탁되어 23전 23승의 신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현 시대는 자기 PR시대이다. 음지에서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승진을 하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는 자신을 알려야 한다. CEO와의 친분에 따라 또는 학·혈·지(學․血․地)연에 의해 승진이 결정되는 경우도 있다. 그게 현실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축제, 워크숍, 위원회, 각종회의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려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설명한 4가지 특성을 바탕으로 전문화된 지식을 통해 업무를 분석하고 창의성과 현장성을 견지한 가운데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의견을 설득력 있게 표명하거나 워크숍 축제를 통해 예능을 발휘하여 적시적으로 자기 자신을 알려야한다.

이때 모든 것을 다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자신의 특기와 강점을 최대 활용하여 준비하고 적시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손자병법 허실편의 무소불비 무소불과(無所不備 無所不寡)처럼 모든 것을 지키려 할 때는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 그때 버릴 것은 과감히 내려놓고 나의 특기와 강점을 최대로 활용하여 성공하는 “미생”이 되길 기원한다. 끝.


 


- 육군사관학교 졸업(1981년)
- 동국대학원 외교국방(석사)
- 한남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 5군단사령부 작전참모
- 3군사령부 감찰참모
- 8군단사령부 참모장
- 육군훈련소 참모장
- 육군대학 교수부장
- 육군본부 정책실장
-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
- (현)군인공제회 관리부문부이사장


주요 저서 및 연구

- ‘충북지역전사’, 우리문화사, 2000.2월(1500부 발간)
- ‘동서독 통일과정에서의 군통합에 관한 연구’, 동국대, 1995.6월
- ‘지고도 이긴 전쟁’, 합참지, 2002. 1월
- ‘ATCIS는 이 시대 영관장교의 개인화기’, 육군지, 2010.9월
- ‘소통과 창의는 전승의 지름길’, 국방저널, 2010.11월
-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12월


※편집자주 : 본 칼럼은 전문가의 특정 견해를 밝힌 내용으로 뉴스투데이의 편집방향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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