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직 인터뷰] K-POP 전도사에서 유엔 동티모르 봉사단 유급 직원 선택한 ‘여상은 씨’
사람들 | 창직·창업 인터뷰 / 2017/02/16 18:08 등록   (2017/04/26 08:46 수정) 3,345 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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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티모르 유엔 산하기구 유급 봉사단 파견 예정인 여상은씨가 모교인 동국대 교정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정소양 기자

 
(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그녀가 첫 직장을 ‘위험지대’ 선택한 까닭은?···봉사의 기쁨과 함께 유엔 직원을 위한 경력 쌓기
 
지난 2002년 인도네시아로부터 분리독립한 분쟁지역 동티모르는 정치·경제적으로 불안한 아시아의 최빈국이다. 생소한 전염병이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건장한 성인 남성도 적응하며 생활하기 어려운 곳이다. ‘고용절벽’ 시대라고 하지만 젊은 여성이 첫 직장을 동티모르로 선택하는 것은 고개를 갸웃둥하게 하는 일이다.
 
그러나 동국대 정외과를 졸업한 여상은(26)씨는 주저하지 않았다. 유엔 산하 동티모르 봉사단원 모집에 떨리는 마음으로 응시했고, 합격 사실을 확인했을 때는 환호성을 질렀다. 다음달 유엔 산하 봉사단 유급 직원으로 동티모르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여상은 씨는 15일 모교인 동국대학교 캠퍼스에서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동티모르 봉사단원이 된 것은 나로서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여 씨는 “나의 직업적 목표는 유엔 직원이 되는 데 있다”면서 “유엔 산하기관인 동티모르 봉사단으로 활동하게 되면 그 자체가 삶의 비전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엔 직원 공채에 응모할 때 훌륭한 경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청년들이 유엔과 같은 국제 기구에 진출하려는 꿈을 품고 있다. 그녀는 나름의 스케줄을 짜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3월 동티모르로 떠나는 그녀는 떠나기 전 하루에 4개의 약속을 소화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옷에 관심이 많은 그녀지만 멋 부릴 생각보단 파상풍, 광견병, 일본뇌염 등 예방주사를 맞는 등 질병 예방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반기문 총장 재임 시 신설한 UNV(청년봉사단)이 한국인 선발하는 ‘행운’ 잡아
 

Q. UN 산하 기구 유급 봉사단 직원으로 파견이 됐다는 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구인가.
 
A. UNDP(국제연합개발계획)의 UNV(청년봉사단)으로 가게 되었다. UNDP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 개발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이다. 본인이 가게 되는 직급은 ‘UNV 청년봉사단’으로 젊은 층의 봉사기회 확대를 중시하는 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정책에 따라 UNV측이 기획한 신규 프로그램이다.
 
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하기 전까지 모든 행정이 외국인에 의해 이뤄졌다. 독립 후 16년이 지난 지금도 현지 공무원들의 평균 학력 수준이 낮아 자치적으로 행정사무를 수행할 역량이 부족한 상태다.
 

Q. UNV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
 
A. 어렸을 적부터 국제 기구에 관심이 많았다. UN 쪽을 알아보던 중에 UNV를 알게 되어 지원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의료, 건축, 분쟁 분야 위주로 뽑았는데 최근 SDG(지속가능한 개발)을 중점으로 뽑는 것을 알게되었다. 본인이 관심 있던 분야와 접점을 찾게 되어 관심이 갔다. 또한 이번에 운이 좋게 한국 국적 지원자를 모집해 필드 경험을 쌓을 겸 지원하게 되었다.
 

Q. 왜 오지인 동티모르인가.
 
A. 동티모르 프로그램이 정책 시스템 개선과 같은 부문이었다.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 전공이 맞았고 원래 관심 지역 역시 동남아였다. 또한 UNDP에서 일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찾아와 놓칠 수 없었다. 필드 경험을 쌓기엔 동남아가 적절할 것 같았다.
 

Q. 필드경험을 하면 뭐가 좋나.
 
A. 다른 분야는 모르겠고 제도 계발, 원조 부분에 있어서는 필드경험이 필수적이다. 필드경험은 수혜국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체감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경험이 나중에 (유엔직원이 되면) 실용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현지 청년들의 정치참여 도우면서 2000달러 안팎의 월급과 숙식 제공받아
 
Q. 현지에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
 
A. SDG(지속가능한 개발)에 청년 정치 참여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어 현지에서는 주로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돕는 프로그램을 실행하게 될 것 같다.
 

Q. 보수는 얼마정도인가.
 
A. UN 직원급 처우를 받는다. 임금이라는 표현은 적절한 것 같진 않지만 나라마다, 프로그램마다 다르지만 최소 한달에 1600~2000 달러 생활 지급 수당을 받게 된다. 동티모르로 떠나기 전 600달러 지원과 비행기표, 동티모르 도착 후에도 초기 정착비 모두 지원을 받게 된다.
 

Q. 동티모르 인턴에 선발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것이 있나.
 
A. 노력이라고 하기엔 지원서에 스펙만 입력하게 되어있었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는 자기소개서가 매우 중요했는데 이번 지원에는 지원동기를 100자 이내로 적으라고 되어있었다. 사실상 스펙만을 따지는 것 같았다.
 
UN과 같은 국제기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경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자기소개서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력을 적는 부분은 매우 많았다. 한국 지원서처럼 단순히 ‘무엇을 했다’를 적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경험을 통해 ‘어떤 점을 배웠고 느꼈다’와 같이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적어야했다.


합격의 비결은?...서류전형은 다양한 인턴 경력 중요, 유엔직원과의 인터뷰는 전문성 요구
 
Q.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이런 것은 꼭 필요한 준비라고 생각하는 어떤 것들이 있나.
 
A. 사실 힘들었던 점은 없다. 안될 줄 알고 마음을 비워뒀었다. 운이 좋은 케이스인 것 같다. 어려웠던 점을 굳이 찾자면 인터뷰 방식이 달라 애를 먹었다. 서류전형에서 모두 탈락시키고 인터뷰는 2명만 볼 수 있었다. 서류전형의 높은 경쟁률을 뚫다보니 상대적으로 인터뷰에서 한시름 놓을뻔했다.
 
하지만 인터뷰 진행 방식이 너무 달랐다. 1차 인터뷰에서는 토플 스피킹 시험을 보듯 3분 안팎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Volunteerism’에 대해 녹음해서 제출하는 것이었다. 2차 인터뷰는 UNDP 직원들과 진행되었다. 1차의 추상적이었던 질문에 비해 2차 인터뷰는 전문적이고 다차원적인 대답을 원했다.
 
앞서 말했듯이 국제기구 지원자에게는 경력이 매우 중요하다. 인턴 활동을 할 때 기록을 많이 해두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분야 자격증을 미리 준비해두면 좋다. 영어는 너무 기본적인 것이라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Q.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이 목표라고 하는데, 그 꿈을 갖게 된 이유는.
 
A. 중학생 때 막연히 국제 기구에서 일하고 싶단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다 고등학생 때 필리핀으로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개발도상국의 현실을 처음으로 마주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이런 나라를 도와주고 싶단 생각이 그 때부터 들기 시작했다.
 
워싱턴D.C에서 했던 인턴을 통해 내면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많은 도움을 얻었다. UNDP에서 일하는 것이 원래 꿈이었지만 굳이 UN이 아니어도 다른 곳에서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개발도상국, 특히 동남아에 있는 개발도상국에 가서 그 나라 실정에 맞는 정치적,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시켜주어 그 나라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동국대 교환학생 모의 유엔 동아리와 국내의 ‘세계선거기관협의회’ 인턴 등이 국제기구 진출에 도움
 

Q. 롤모델이 있나.
 
A. 의지가 약한 편이라 특정한 사례 속에서 의지를 찾게 된다. 자기 분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위안과 도움을 많이 얻는다. 일례로 아이돌이 최정상에 오르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을 때가 많다. 요즘은 ‘방탄소년단’을 통해 힘을 얻는다.

Q. 동국대 정외과 공부가 자신의 꿈에 어떤 영향을 줬는가.

A. 사실 동국대 정외과 수업은 국제기구에 관심이 많던 본인에게 많은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국제정치 수업이 하나 정도 있는데 그 마저도 강사가 와서 수업을 진행한다. 꿈이 어렸을 적부터 확고해 이러한 생각을 좀 빨리 한 편이다.

1학년 때부터 고민하며 교수님과 지인들에게 고민 상담을 많이 했다. 추천으로 2학년 때 교환학생(University of Nebraska at Kearney)을 가게 되어 그 곳에서 모의 UN 동아리에 들게 되었다. 여기서 많은 도움을 얻었던 것 같다.
 
복수전공으로 경제학을 땄다. 정외과 수업보단 오히려 경제학 수업에서는 많은 도움을 얻었다. 하고 싶은 전공이 개발 쪽이다보니 국제통상과 같은 경제사 수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국제기구를 가려면 막연히 정치외교학과를 가야할 것 같지만 정치외교학과가 큰 메리트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다른 분야 전공으로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더욱 현명해 보인다.
 
Q. 미국 유학생활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줬는가.
 
A. 미국에서 대학원(Maxwell School, Syracuse University, International Relations)을 다녔는데 처음에는 적응하기 너무 힘들었다. 타지에 홀로 있는 것이 생각보다 많이 외로웠고 자존감도 많이 낮아져 슬럼프가 찾아왔다. 하지만 슬럼프가 와도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과 목표는 잃지 않았다. 대신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Q. 미국 대학원 경험이 유엔기구 진출에 도움이 됐는지.
 
A. 국제기구 진출에 있어서 석사 학위가 필수다. 초반에 미국 생활에 적응함에 있어 어려움이 있었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네트워킹의 폭을 넓혀준 기회였다.
 
예전에 한국에서 ‘세계선거기관협의회’에서 인턴을 했던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촉한 국제 기구로 주로 했던 일이 개발도상국 선관위 분들을 의전하는 것이었는데 주로 아시아분들 의전을 담당했다.
 
그 때 동티모르 선관위도 만날 수 있었고 그 당시 대화를 나누었던게 큰 도움이 되었다. 대학원 재학 중 유엔기구 진출을 위해 행한 노력보다는 운이 따라준 케이스 같다.


美 대학원 재학시절  K-POP 전도사하면서 슬럼프 극복
 
동티모르 봉사단 이후 국제기구 채용 위한 3가지 트랙 연구중
 
Q.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했나.
 
A.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시키기 위해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페이스북에 직접 춘 K-POP COVER DANCE를 올리고 친구들을 모집해 춤 강습도 했다. K-POP 전도사가 되어 활기를 찾게 되었다. ‘K-POP DANCE CONTEST’에 나가 1등도 하고 나니 자연스레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다.
 
Q. 동티모르 파견을 마치고 나면 어떤 선택을 하려고 하나.
  
A. 1년 계약이 끝나면 6개월에서 2년까지 연장을 할 수 있다. 현재는 연장을 생각하고 있지만 일단 가서 겪어봐야 알 것 같다. 개인적으로 공백기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아마 별다른 일이 없다면 연장할 것 같다. 계약이 마치면 세 가지 길을 생각 중이다.
 
먼저 플랜A는 JPO시험을 볼 생각이다. 외교부에서 지원 해주는 국제 기구 지원 프로그램이다. 계약직으로 들어가게 되지만 계약이 끝나도 다른 계약 연장이 쉬워진다.
 
플랜 B는 YPP나 개인적 국제기구를 지원하는 것이다. YPP는 국제기구에서 직접 채용하는 것을 말하며 보통 2년동안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
 
플랜 C는 코이카나 우리나라 수출입은행 또는 영국이나 호주에서 일하는 것이다. 호주는 본인이 관심이 많은 동남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영국은 개발 연구 및 기관들이 많이 있아 본지에서 배우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최근 브렉시트 영향으로 어려울 것 영국에서 외국인이 일하는 기회가 줄어들어 어려울 것 같긴 하다. 코이카나 수출입은행은 우리나라에 있는 유일한 개발 원조 기구이다 보니 자국에 원조기관에서 일하면 나중에 국제기구 지원할 때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고려 중이다.
 

Q.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해줄 메시지가 있나.
 
A. 우리나라 청년들이 사회적으로 너무 남의 눈치를 보는 것 같고 자존감도 낮은 것 같다. 본인은 ‘의지’ 문제라 생각한다. 하고 싶은건 하면서 살아야 삶을 더 유익하게 살 수 있다. 본인도 원래는 늘 중간이었고 남 눈치를 보기 바빴다. 하지만 용기와 의지를 갖고 일에 집중하다보니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던 것 같다. 다른 분들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재밌게 즐기면서 해야할 일에도 충실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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