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의 창업자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③ 숫자로 보는 ‘성공과 위기’ 스토리
이지우 기자 | 기사작성 : 2016-12-13 13:38   (기사수정: 2016-12-1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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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진 회장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중장년층에게 희망반면교사가 되는 서정진의 숫자들

셀트리온의 성장세는 무섭다.

셀트리온이 올해 1~3분기 바이오·제약 기업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낸 기업으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바이오·제약기업 중 영업이익이 1000억원 선을 넘긴 것은 유일하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 영업이익은 1781억원으로 2위인 동아쏘시오그룹의 계열사 에스티팜(609억원)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외 녹십자(608억원), 유한양행(502억원) 순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그룹 4개 계열 전체 순익을 밝힌 내용에 따르면 “그룹자체로는 올해 순익이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내년 1조원, 2018년에는 2조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계속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세 번째 이야기는 ‘숫자로 본 서정진 성공 이야기’이다. 그 숫자들에는 실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층과 제 2의 인생을 설계하는 중장년층에게 도움이 될 ‘희망’과 ‘반면교사적 교훈’이 담겨있다.  
 
 
① 14 = 제약기업 최초로 ‘대기업 집단에 오르는데 걸린 시간
 
올해 초인 3월, 셀트리온은 벤처기업으로 창업한 지 14년 만에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됐다. 
 
‘대기업 집단’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기업이 포함되는데 4월 1일 기준으로 셀트리온은 자산 총액이 5조8550억원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새로 지정됐던 28개 대기업 중에 포함된 것이다.

이때 셀트리온과 같이 새로 지정된 대기업 집단 기업에는 카카오와 하림 등이 있었다. 카카오의 경우 자산 총액이 5조83억원이었는데 카카오보다도 셀트리온이 더 규모가 큰 셈이다.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 벤처기업이 대기업 집단 지정된 것은  들어가는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계열사로 둔 삼성처럼 대기업이 바이오나 제약사업에 뛰어든 사례는 있지만 제약·바이오그룹이 스스로 ‘몸집’을 키워 대기업 집단에 지정된 적은 없었다.

서정진 회장은 창업한 지 14년만에 ‘대기업 총수’ 명함을 얻은 것이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난 9월 대기업집단 자산 기준이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상향되면서 셀트리온은 대기업 집단에서 빠지게 됐다. 
 
물론 셀트리온 입장에서는 각종 규제가 걸리는 대기업집단 제외를 반기는 분위기다. 현행법상 대규모 집단에 지정되게 되면 상호출자와 신규 순환출자, 일감몰아주기, 상호채무보증 등 기업의 독점 규제를 막기 위한 행위들이 법적으로 제한된다. 이에, 신규 대기업들은 각종 규제로 진행중인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② 12 - 7만2500 - 13 = 시총, 시총 증가율, 국내 자산가 순위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스닥에 입성하면서 셀트리온과의 경쟁구도가 예고 됐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전부터 시총 10조원 대어로 꼽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시총 1위 셀트리온은 굳건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시총은 9조4616억이며 셀트리온은 약 12조에 이른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최근 10년간 시총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으로 셀트리온이 선정됐었다. 2006년 시가 총액은 174억원으로 증가율은 무려 7만 2500%였다.
 
그렇다면 서정진 회장 개인 재산은 얼마나 될까.
 
포브스가 지난 4월 28일 발표한 2016년 한국 50대 부자를 살펴보면 서 회장은 2조 636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4계단 오른 13위를 기록했다. 14년 만에 서 회장은 국내 부자, 대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기업적으로도 성공을 이룬 셈이다.


③ 5000만 = ‘치킨’이 아닌 ‘바이오 태풍’을 겨냥해 투자한 돈
 
서정진 회장의 성공신화가 남다른 이유는 또 있다. 현재 국내 시총 1위 바이오·제약기업이지만, 창업자금은 깜짝 놀랄 수준이다. 단돈 5000만원이었다.
 
'단돈'이라는 표현은 듣기에 불편할 수 있다. ‘5000만원이 작은 돈도 아니고’라고 생각하는 이도 분명 있을 것이다. 40대 중반인 서정진은 대우자동차에서 구조조정에 튕겨져 나왔다. 

금융위기 당시 길에 흔하고 흔했던 다른 실업자들과 다를 것 없는 한 가정의 가장에 불과했다. 그의 창업  자금 또한 자영업 창업자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선택은 다수와 달랐다. 서 회장은 손에 쥐여진 5000만원으로 ‘치킨공화국’이 된 한국 창업 물결 속에 ‘치킨’ 또는 ‘편의점’ 등을 주종목으로 선택하지 않았다. 그는 다가올 바이오라는 태풍을 본 것이었다.
 
지난 8월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개최된 ‘제1차 글로벌리더스포럼’에서 서 회장은 “처음에는 망하지 않으려고 죽도록 일했고 자리가 잡히고는 자선을 생각하게 되었으며, 이제는 다음세대에 성공신화가 많이 만들어 질 수 있는데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취업난에 창업이 주목받고 있지만 그 흐름은 일괄적으로 찍어내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 판에 박힌 창업이 계속되고 있다. 치킨집이 한국 사회에 자리잡은지 서정진과 비슷한 시간이 지났지만 치킨집은 포화상태로 10곳 중 8곳은 수명이 2년도 되지 않아 폐업하는 실정이다.
 
14년전에는 똑같은 5000만원이었지만, 치킨집 사장님과 서정진이 만들어낸 결과는 전혀 달랐다. 미지의 세계였던 ‘바이오’에 맨몸으로 뛰어든 그 도전정신은 5000만이라는 수치를 통해 실감할 수 있다.


④ 5000만 - 5억 = 사회적 명성 관리 위기를 드러내는 수치
 
서정진 회장은 성공 가도 위에 서있지만 반대로 명성관리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국내 부자 13위에 있지만 기부에는 인색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1년 ‘5.16민족상’에서 ‘과학기술개발’부문 수상자로 선정됐고 5000만원을 5.16민족상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빚었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수상한 상의 성격도 문제로 지적되지만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셀트리온 기부 내역이었다. 지난해 기부금은 1890만원으로 2014년(1740만원)에 비해 7.9% 늘었다. 하지만 셀트리온 매출액(6,034억)과 대비했을 때는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0.003%로 동종 업계 최저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셀트리온 그룹은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셀트리온 그룹 복지는 2011년 출현된 ‘셀트리온 복지재단’에서 총괄하고 있는데 언론 보도는 일부 사업의 내용만 다룬 것이란 설명이다.
 
셀트리온 복지재단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셀트리온 그룹에서는 복지재단이 총괄하고 있는데 보통 한해에 5억원 이상 많게는 재단에서 6억원 정도 복지에 들이고 있다.

진행 사업은 ▲의료비지원 ▲학자금지원 ▲자원봉사활동지원 ▲부식 및 쌀 지원 등으로 진행한다. 특히 생명공학회사라 의료비 지원에 연간 2억원 안팎으로 소외계층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셀트리온 본사가 인천에 있기때문에 주로 사회공헌은 인천, 충북지역에 타겟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또한 서정진 회장이 사회공헌활동을 바깥으로 홍보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5000만원이 아닌 6억원이라 하더라도, 6000억원 매출에 6억원 기부는 0.1%밖에 되지 않는다.
 
기부는 기업의 역할 중 하나이다. 윌리엄 워서(William Werther)와 데이비드 챈들러(David Chandler)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과정’인 동시에 ‘목표’라고 정의했다. 그들의 정의에 따르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 전략의 통합적인 요소”로 기업이 시장에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전달하는 방식인 동시에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이 단순히 이윤만을 추구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생각은 일부의 견해가 아니다. 시대정신에 가깝다. 사회공헌에 인색한 기업은 그 존재가치가 퇴색하기 마련이다. 자본주의 윤리 자체가 이윤추구와 나눔의 조화를 지향하는 추세이다.   
 
국제적 흐름도 뚜렷하다. 재산의 99%를 기부하기로 잘 알려진 워런 버핏은 지난해에만 약 3조1978억원을 기부했다. 2006년부터 10년간 총 기부금액은 약 25조4000억원에 이른다.
 
셀트리온과 비슷한 신흥기업과 비교해도 마찬가지이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2조1413억원 중 409억원으로 1.9%였으며 카카오는 8621억원 중 59억원으로 0.7%를 차지했다. 국내외의 어떤 자산가와 비교해도 서 회장의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서 회장은 ‘성공한 재력가’이지만 ‘위기에 처한 명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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