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뛴 2016 노동시장 결산] 고령층② 경력 못살리고 비정규직·임시직·단순노무직으로
강이슬 기자 | 기사작성 : 2016-12-10 10:58   (기사수정: 2017-04-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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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60대 중반 여성 조 모씨, '쓰리 잡' 가사도우미로 일해 월 수입 50만원 


#. 5개월 째 가사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조모(64) 씨는 '쓰리 잡'이다. 가정 3곳에서 가사도우미를 맡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3곳 중 2곳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 가사도우미를 쓸 만큼의 여유가 넉넉하지 않아 올해까지만 나와달라고 했다.

걱정이 태산이다. 남편의 수입만으로는 살림이 빠듯해 취업에 나선 그는 가사도우미 알선업체를 통해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었다.

보통 한 가정에 매일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3~4 군데 가정을 맡아서 각 가정마다 주 1~2회, 하루 3~4시간 가량 근무하고 일한만큼 시급을 받았다. 알선업체의 소개비를 제외하고 받는 시급은 9000원으로, 주 4회 14시간 일해 한달에 50만원 가량을 벌었다.

이 월급으로도 빠듯한데 한꺼번에 두 가정에서 해고돼 당장 월급이 35만원 가량 줄었다. 올해 안으로 다른 가정에서 일이 들어오기만을 바라고 있다.


고령층 임시직·단기근로 일자리에 몰려

2016년 고령층 고용률이 전년동평균대비 0.2%p 상승한 52.4%로 증가했지만, 고령층 일자리의 질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이 불안정한 임시직의 증가폭이 늘어나고 있으며, 상용직이라고 할 지라도 상용직의 30%가 비정규직이다.
 

▲ 고령층(55~79세)의 최저임금 근로자 비율과 단시간근로자 규모 추이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연구원의 ‘2016년 고령층(55~79세) 노동시장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의 57.9%가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임금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중에서도 연령이 낮을수록 상용직 중심으로 증가하는 반면 정년이 지난 고연령층(65~79세)에서는 임시직 중심으로 고용구조가 변화했다.
 
고령층의 상용직 비율은 2011년 20%를 넘어 2016년 현재 27.6%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이처럼  2016년 고령층 상용직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으나 증가폭이 다소 둔화된 반면 임시직 증가폭(전년동평균대비 11만 7000명 증가)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직 많은 것 같지만 사실은 ‘비정규직’ ...고령층 일자리 절반 이상 차지

상용직이 증가했다고 이를 ‘괜찮은 일자리 증가’라고 하긴 어렵다. 상용 비정규직 비중이 32.8%(2016년 8월 기준)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체 고령층의 근로형태별 비중을 보면, 비정규직 비중은 53.8%(2016년 8월 기준)로 10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집단에 비해 높고, 특히 비정규직 중 시간제 근로자의 비중은 2015년에 이어 40%를 넘어섰으며, 전년동월대비 7만 5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연구원 김복순 전문위원은 “고령층 일자리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고, 특히 시간제 일자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하는 즐거움’보다는 생계유지를 위해 노동시장에 남아 있어야 하는 대다수의 고령층을 위해 소득을 보전해 주는 다각적인 접근과 노동시장에서 쌓았던 숙련과 경험을 정년·은퇴 이후에도 발휘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고령층 일자리 발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김모(58) 씨는 1개월 전부터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 일을 하고 있다. 35년간 전기 설비일을 하다 지난 1월 직장에서 정년퇴직한 이후 갖게 된 두 번째 직업이다. 경력을 살려 일을 하고 싶었지만, 전기설비가 섬세한 작업이 많아 재취업하기 힘들었다. 결국 새로운 일을 찾아야 했고, 경비로 취업했다. 비정규직이라 월급은 예전만 못하지만 출근할 곳이 생겼다는 것 자체만으로 기쁘다.
 
이 같이 고령층의 취업은 ‘고령’이라는 나이 때문에 경력을 살리지 못하는 분야에 재취업을 하게 되며, 그 결과 ‘단순노무직’으로의 재취업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 자료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5월 부가조사' 원자료, 각 연도. [그래픽=뉴스투데이]

한국노동연구원은 고령층 재취업자의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와 재취업한 일자리의 직종과 종사상 지위 변화를 통해 일자리 변화를 살펴봤다. 고령층 재취업자의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 직종과 재취업한 일자리의 직종 변화를 보면 단순노무직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단순노무직종으로의 쏠림현상은 60~64세 연령층에서 더 뚜렷하게 관찰되고 있다.
 
김 위원은 “60세 이상 고령층 임금근로자 대부분은 정년·은퇴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고,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쌓은 숙련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청소경비와 관련된 단순직종 중심으로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다면 고령층의 일자리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고령층 81.1%, 일해도 '빈곤' 벗어나지 못해... 60세 이상 고령층 상대임금 수준은 66.1%


▲ (위) 고령층의 비정규직, 시간제, 저임금 비중 추이, (아래)고령층 임금근로자의 임금수준 비중 ⓒ한국노동연구원

고령층 일자리의 더 큰 문제는 저임금이다. 전체 임금근로자(2016년 8월 시간당 임금 기준) 대비 고령층(55~79세)의 상대임금은 83.8%수준이며 이중 60세 이상 고령층의 상대임금 수준은 66.1%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고령층에서 빠른 증가세를 보이는 시간제 근로자의 상대임금 수준은 63.6%이며, 여성 고령층 시간제 근로자의 상대임금 수준은 51.8%로 더 낮다.
 
김 위원은 “고령층 시간제 근로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일자리 중심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며, 이는 곧 고령층의 저임금근로자 증가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고령층의 저임금근로자 비중은 2016년 42.2%이며, 최저임금 이하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는 고령층 근로자는 28.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보니 고령층의 임금분포는 전체 임금근로자 임금분포보다 낮은 수준이다.
 
고령층의 저임금 문제는 고령층 빈곤과 직결된다. 가구수 연령별 빈곤상태 이동을 보면 가구수가 60세 이상 고령층인 가구의 빈곤진입률은 18.2%로 다른 연령층 가구주의 가구보다 높았다.

전체 가구의 빈곤상태 이동(2011년과 2014년 비교)을 보면 ‘빈곤하지 않음’에서 ‘빈곤함’으로 이동한 빈곤진입률은 8.4%이고, ‘빈곤함’에서 ‘빈곤하지 않음’으로 이동한 ‘빈곤탈출률’은 38.1%로 나타났다.

이는 한편으론 2011년 빈곤했던 60세 이상 고령층 가구주 가구가 2014년에도 여전히 빈곤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비율이 81.9%나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 위원은 “60세 이상 나홀로 가구의 취업자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고령층 빈곤이 실업으로 인한 빈곤뿐만 아니라 취업을 하더라도 일자리의 질이 낮은 곳으로 취업돼 일하고 있는 노인 빈곤층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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