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은 공간철학] “후설(Edmund Husserl)의 아름다운 상상(fantasia)”
윤재은 칼럼리스트 | 기사작성 : 2016-11-29 18:46   (기사수정: 2016-11-2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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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윤재은]

(뉴스투데이=윤재은 칼럼리스트)


“후설(Edmund Husserl)의 아름다운 상상(fantasia)”:

“상상(想像)은 의식의 지향성이며, 유토피아적 상상력이다.”

상상(想像)이란 실현 가능성을 넘어 실제로 경험하지 못하는 현상이나, 생각을 정신의 세계에 담아내는 그릇과 같다. 상상의 세계는 현재의 지각이 느끼지 못하는 사물이나 현상을 기억 관념이나, 현상에 입각하여 재생시키는 정신활동을 말한다. 그리고 상상의 정신활동은 의식의 지향성이며, 유토피아적 상상력이다.

꿈의 세계에서 기억되는 모든 상상(fantasia)들은 생각의 흐름을 무작위 상태에서 무의식 속에 그려낸다. 무의식은 이러한 꿈의 세계를 그려내는 백색 도화지와 같다. 상상은 백색의 순수함을 바탕에 깔고, 수많은 대상과 현상을 그려나간다. 그리고 무의식의 활동을 통해 꿈의 상상력은 또 다른 세계로 향한다.

인간은 재미있는 상상을 통해 유토피아의 세계에 도달할 수 있다. 유토피아적 상상이란 꿈꾸는 세계의 이상이며, 희망이다. 세상사의 모든 번뇌는 유토피아적 상상을 통해 현실세계의 험난한 파고(波高)를 넘어설 수 있다. 또한 유토피아적 상상은 세계의 분열과 단절의 쇠사슬을 끊어버리고 희망이 된다. 희망이란! 우리가 꿈꾸고, 상상하는 유토피아적 세계이다.

현실세계는 너무나 다양해서 행복과 불행이 교차하는 건널목과 같다. 우리는 이러한 건널목에 서있는 것처럼 매일매일 행복과 불행의 경계를 넘나든다. 행복한 상상과 불행한 상상은 이러한 건널목 앞에서 고도를 기다리는 것처럼 인간의 상상을 자극한다.

우울하고 불행한 상상 속에 매몰되어 가는 사회는 구성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삶을 지치게 한다. 하지만 행복하고, 사랑이 가득한 상상은 사회를 아름답게 하고, 세계를 아름답게 한다. 상상의 힘에서 나오는 긍정과 부정은 에너지의 기운을 어디에 두는가에 달려있다.

개인의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가족, 국가, 세계를 병들게 하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불안하거나, 우울증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긍정적 에너지가 가득한 사람은 자신뿐 아니라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준다. 행복이란 상상을 통해 삶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다.

철학적 상상력에 있어 고대 철학자 플라톤은 이러한 꿈의 상상을 이데아의 세계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고 이데아와 다르기 때문에 배척하였다. 그러나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상상(fantasia)을 감성적 지각(aisthētikón)과 사유(noûs)의 중간에 위치시켜 기억과 관계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상상은 계몽주의 철학자 칸트에 이르러 상상의 개념이 조금 더 구체화되며, 재생적 상상력과 생산적 상상력으로 발전하게 된다. 칸트는 인간은 생산적 상상력을 통해 이성의 인식통로에 접근할 수 있는 초월적 기능을 가진다고 보았다.

칸트이후 상상 이론은 독일의 낭만주의에 영향을 미치며, 상상력을 인간 정신의 본질적 창조능력의 하나라고 주장하며, 형이상학에 기반 한 예술과 인식의 핵심활동으로 보았다. 이러한 정신적 상상력은 낭만주의예술의 기본 철학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현상학의 창시자인 후설에 이르러서는 낭만주의적 상상력을 넘어 지향성의 문제로 상상력이 진화한다. 후설의 스승인 브렌타노(Franz Brentano)는 상상(phantasie)의 문제를 심리학과 미학의 접점에 서있다고 보고 ‘상상의 미학’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브렌타노의 영향은 후설의 ‘상상과 상적(像的)표상’의 집필 동기가 된다.

후설은 상상을 의식의 세계에 대한 ‘지향성’으로 인식하며, 상상은 의식의 내용이 아니라 지향적 대상이기 때문에 의식을 초월한 대상이라고 보았다. 후설의 상상에 대한 인식은 의식이 한 결 같이 동일한 것이 아니고 지각에는 지각작용, 상상에는 상상작용, 표상에는 표상작용, 판단에는 판단작용이 나타난다고 보았다.

후설은 이러한 의식의 작용과 대상을 노에시스(noesis), 노에마(noema)라고 하여 그의 철학에 기본이 되는 현상학의 기본개념으로 정의하였다. 현상학에 있어 인간의 의식은 항상 대상을 향하는 지향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작용하는 면과 작용대상의 면이 있는데 이러한 의식작용을 노에시스, 노에마라고 한다. 의식의 작용인 노에시스는 노에마와 결합되어 대상을 지향하게 되는데 의식으로 하여금 대상을 인식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상상에는 두 종류의 상상이 있다. 좁은 의미의 단적인 상상과 인간의 지각을 기반으로 하는 상의식이 있다. 단적인 상상은 지각이 감각소여(感覺所與)를 내용으로 하는 것에 반하여 감각의 변형양태인 판타스마(phantasma: 환영)를 통해 상상과 상을 구성함으로써 이중적 구조를 추구한다.

그러나 상의식은 상상의 기초에 지각의 대상인 물리적 상이 있고, 그 위에 변양된 객체가 나타나며, 그것을 아날로곤(analogon: 유사물)으로 하여 상상과 상에 대응하는 상의 주체가 드러나게 되는데 이러한 의식을 상의식이라고 한다.

꿈의 아름다운 상상은 한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세계를 아름답게 한다. 복잡하고 경쟁적인 사회에서 일상에 지쳐 힘들어하는 삶속에서 아름다운 상상이 없다면 인간의 삶은 얼마나 참혹하고 암담할 것인가! 상상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원동력이다.

인간으로서 무한한 상상을 통해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에 도전하는 삶은 아름다운 삶이다. 현실의 좌절에서 희망을 상실하는 것보다, 다가올 미래에 우리의 열정을 투자한다면, 삶은 한층 아름답고 행복할 것이다. 지금 우리 현실은 거친 태풍에 출렁이는 파도 같지만, 이 순간이 지나가고 나면 바다는 다시 평상으로 돌아와 보다 더 좋은 삶의 환경을 우리에게 제공할 것이다.




건축가이며 공간철학자 윤재은은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홍익대학교 건축학박사, Pratt Institute Master of Interior Design, New York, USA, Denmark International Study, affiliated with University of Copenhagen, Architecture &Design Program, 홍익대학교 디자인 학사를 졸업했다. 또한 UC Berkeley 건축대학에서 연구교수로 디지털건축을 연구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건축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의 저서가 있다. 주요 건축 작품으로는 헤이리 블랙하우스, 25.7 하우스, 송해븐 집합주거, 유진타워 빌딩, 저멘하스 빌딩, 청담동 스포엔샤 빌딩, 성북동 보현재 주택, 개봉동 블루윈도스 주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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