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의 심호흡] 국민을 모욕한 김병준 교수의 권력욕
이태희 편집국장 | 기사작성 : 2016-11-02 17:32   (기사수정: 2016-11-0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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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국장)


국민 동의없이 총리 내정한 박 대통령과 덥썩 받아든 김병준 교수

역시 박근혜 대통령이다. 거의 온 국민이 들고 일어나 ‘무당’ 최순실의 죄상을 가려내라고 아우성을 쳐도 반응이 없다. 1주일 전 쯤 1분 30초 분량의 사과를 한 뒤, 민심은 더 포효하고 있는 데 그냥 갈 길을 간다. 2일 ‘표표(飄飄)히’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국무총리로 내정했다. 실권을 갖는 ‘책임 총리’라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그러나 책임총리 혹은 거국내각은 박 대통령 맘대로 할 문제가 아니다. 국민에게 설명해 이해를 구하고, 야당과의 협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임을 중학생 정도면 알 수 있다. 대통령 자리에서 당장 물러나라는 민심의 울부짖음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평상 시 처럼 총리를 교체한다면 정상이 아니다.


총리 직 수용의 이유도 설명 못한 김 교수, 그저 환하게 웃는 엽기극 연출

더 가관인 것은 김병준 교수이다. 그는 진보의 상징인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 등과 같은 중책을 지낸 사람이다. 아무리 아둔해도 총리 직을 수용하는 게 무슨 뜻인지는 알 법 하다. 박 대통령의 ‘독단적인’ 총리 제안은 민심을 조롱하는 행위이다. 총리 직 수용은 그 조롱에 합류하는 선택이다. 선택의 대가는 만민의 손가락질을 받는 재상 자리이다.

진의가 그렇지 않다면 총리를 하려는 명분과 전략이 분명해야 한다. 권력욕이 아니라 혼란을 수습하려는 애국심에서 비롯된 것 임을 국민에게 설득할 수 있었야한다. 그러나 김 교수는 2일 오후 총리 내정자 기자회견에서 지명 소감에 대해 “내일 말씀 드리겠다”한단다. 정리가 안됐다는 소리다. 총리 제안을 받고, 웬 떡이냐고 허겁지겁 받았다는 얘기로 밖에 안들린다.

대신에 아주 환하게 웃었다. 마치 태평성대에 총리로 낙점된 인간처럼 굴었다.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건이 진실로 굳어지고 있는 최근 한 달 간 어떤 공직자나 정치인도 그렇게 통쾌하게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김 교수의 파안대소는 절망적이다.

평범한 국민들은 자존심이 상하고 분노가 차올라 미소조차 떠올리기 힘들다. 심지어는 국민에게 ‘생각없는 자’로 낙인찍힌 박 대통령도 미소 짓는 사진이 보도되지 않는다. 김 교수는 국민이 안중에 없는 점에서 박 대통령과 닮았지만, 그 점에서는 한 수 위이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하는데, 정녕 한국은 '헬조선'이다.


김 교수, 국민적 지탄과 과거 표절의혹 겹쳐 만신창이 전망

김 교수는 십중팔구 총리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만신창이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야 3당이 일제히 분기탱천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김 교수가 총리 내정 사실이 발표된 지 몇 시간 후 박 대통령의 하야를 공식요구 했다. 김 교수의 총리 내정 사실 직후 일시적으로 연정설의 대상으로 지목됐던 국민의당이 가장 격렬하게 반응 중이다.

더욱이 김 교수는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교육부총리에 취임했다가 12일만에 하차한 전력이 있다.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이 취임 직후 불거졌고, 당시 김 교수는 자진사퇴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만류했으나 듣지 않았다고 한다.  논문표절 의혹으로 하차한 인물을 고른 박 대통령의 ‘순수한 영혼’도 터무니가 없지만, 10년 전 사실도 까맣게 잊고 냉큼 총리 직을 받은 사람은 도대체 뭐하자는 건지 정녕 이해하기 어렵다.


밤새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권력에 대한 미련 버려야

김 교수는 어쨌든 3일 다시 번거롭게시리 기자회견을 갖고 ‘책임총리’로서의 구상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오늘밤 권력욕에 달아 올라 뜨거워진 몸을 식히면서 차분하게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한 자리를 차지하려 주변의 환관 같은 무리의 의견을 다시 들을 필요는 없다.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된다.

김 교수가 내일 기자회견에서 부끄럽지만 자신의 실수를 사과하고 국민이 지탄하는 권력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게 인간적으로 생존하는 마지막 기회인 것 같다. 10년 전에는 당당하게 권력을 내던졌던 그가,  오늘밤 이성적 사고를 할 지 아니면 순수한 영혼과 대화를 나눌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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