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시대의 달라진 ‘시장 풍속도’ 3제

박희정 기자 입력 : 2016.08.22 17:41 ㅣ 수정 : 2016.08.2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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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대유위니아 소형냉장고 '프라우드 에스', 편의점도시락, 추석선물세트 ⓒ뉴시스


(뉴스투데이=박희정 기자)
 
‘1인 가구 시대’를 겨냥한 기업들의 상품 개발 및 마케팅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보다 중·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평당 매매가가 높아진 것은 이제 당연한 일이다. 1인가구의 파급효과는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통계청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우리나라의 1인 가구수는 511만가구이다. 전체 가구의 27.2%에 달한다. 2025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30%를 넘어설 전망이다.


풍속도 1. 불티난 소형 냉장고

 
1인가구의 위력은 가전제품 시장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에 소형냉장고가 불티나게 팔렸다. 대유위니아는 22일 소형냉장고 ‘프라우드 에스(PRAUD S, 이하 프라우드S)’의 전년 동기간 대비 여름철 판매량이 290%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5월 1일부터 8월 20일까지의 프라우드S 누적 판매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수치이다.
 
프라우드 S의 주요 매출 증대 원인으로는 1,2인 가구의 증가가 꼽힌다. 특히 냉장고 없이 버티던 1인 가구주들이 무더위를 견디지 못해 냉장고 구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소형 냉장고는 1인 가구주들의 좁은 생활공간에 적합할 뿐만 아니라 전기세도 적게 든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가 크다. 올 여름처럼 전기세 누진제가 이슈가 될 경우 전기료 폭탄을 걱정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준다.
 
이 점에서 소형냉장고 ‘프라우드S’는 1~2인 가구에 특화된 냉장고이다. 전 모델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달성해 전기세 부담을 줄였다. 정부의 고효율 가전제품 환급 정책 대상 제품으로 제품 구매 시 최대 10%까지 환급 받을 수 있는 것도 알뜰한 1인 가구주들의 구매결단을 부추겼을 것으로 보인다.


풍속도 2. 편의점 도시락 까먹는 중·장년층 급증

 
청춘의 전유물인 편의점 도시락 열풍에 아줌마와 아저씨들이 가세하고 있다. 불경기가 장기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혼밥’이라는 문화현상까지 겹친 게 주 원인으로 꼽힌다.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이 현상의 기저에도 1인 가구가 도사리고 있다. 4,5인 가구주의 가장인 아저씨나 아줌마들이 편의점 도시락을 까먹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1인 가구주인 중·장년층이 값싸고 편리한 혼밥의 차원에서 편의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22일 편의점 CU(씨유)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연령대별 도시락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도시락 구매 비중은 급증 추세이다. 2014년 27.0%, 2015년 31.1%에 이어 올해 상반기 32.9%로 늘었다. 
 
무엇보다 40대의 구매 비중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14년 16.0%에서 올해 19.7%로 3.7% 포인트 증가했다. 50대 이상의 비중도 2014년 11.0%에서 올해 13.2%로 2.2% 상승했다.
 
반면에 20∼30대 비중은 2014년 63.1%를 차지했으나 올해 상반기 58.1%로 5% 포인트나 줄었다.
 
지난 3년 간 편의점 도시락의 연령대별 매출 신장률을 보면 더욱 실감난다.  20대는 192.8%, 30대는 185.9%로 상승하는 데 그친 데 비해 40대 이상 중장년층은 무려 236.6%를 기록했다.
 
한편 편의점 업계는 ‘백종원 도시락’(CU), ‘김혜자 도시락’(GS25), ‘혜리 도시락’(세븐일레븐) 등 브랜드를 내걸고 ‘혼밥 시장’에서 혈투를 벌이고 있다.


풍속도 3.  1인 가구 겨냥한 소형 추석 선물세트 봇물
 
유통업체들은 올 추석을 앞두고 1~2인 가구의 취향에 맞는 ‘미니 포장형’ 선물 세트를 강화중이다. 김영란법의 영향도 감안될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 법의 시행은 추석연휴 이후인 9월28일부터이다. 때문에 추석선물의 소형화는 우리나라 가구의 소형화에 더 직접적 영향을 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추석 선물의 개념을 바꿨다. 전통적 4인 가구에 맞춰진 선물 대신 소형 가구에 무게를 둔 추석 선물을 대거 선보인다.
 
‘3마리 굴비’를 비롯해 ‘용량을 마음대로 선택하는 한우, 과일’ 등을 내놓았다. 기존 굴비세트의 경우 10미, 20미를 한 세트로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 하지만 이번에는 소량화, 고급화를 지향했다. 영광 법성포에서 생산된 최상급 특대 사이즈 봄조기만 엄선해 단 3마리만 넣은 ‘다미원 프리미엄 봄굴비(40만원)’를 내놓았다.
 
소비자가 원하는 수량을 고르도록 한 선물도 대세가 됐다. 원하는 부위, 등급, 중량을 내 맘대로 선택해 큰 인기를 끌었던 한우 맞춤 선물은 수요가 많아 물량은 늘렸다. 청과도 부문도 고객이 원하는 과일과 수량을 마음대로 담을 수 있는 ‘청과 바구니’ 선물을 새로 구성했다.
 
‘SSG지정생산자멸치세트(5만원)’, 우리 땅, 우리 바다에서 자란 국내산 원물을 건조해 만든 ‘SSG천연조미료 5종(5만원)’ 역시 소량 포장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1인 가구 전용 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 김선진 상무는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혼자서 먹기도 부담 없는 다양한 소포장 선물들이 명절 매출 신장에 크게 기여해왔다”며 “올해는 미니포장 선물과 함께 혼자 조리해 먹기 쉬운 다양한 선물들도 선보이였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며 하반기 백화점 매출의 변곡점이 될 올 추석 선물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과 실속형 선물세트로 양분화하는 전략이다. 이 중 실속형 세트가 1인가구를 겨냥하고 있다. 10만원 이하 제품의 물량을 지난해보다 25%, 5만원 이하 제품 물량을 30% 이상 늘렸다.

특히 건과, 와인 등 5만원 이하 선물세트의 물량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렸다. 한우는 생산자들과의 사전계약을 통해 물량을 확보해 10만 원대 실속 선물세트를 3만 세트 이상 준비했다.
 
남기대 롯데백화점 식품부문장은 “올해는 프리미엄 또는 실속 선물세트를 선호하는 고객이 증가하는 트렌드가 더욱 선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백화점도 롯데 백화점과 비슷한 전략이다. 추석선물 ‘실속세트’는 지난해 대비 20%, 프리미엄 선물 ‘현대 명품 세트’는 10%를 각각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실속세트 가운데는 청과·가공식품·와인을 중심으로 5만원 이하 선물세트 물량을 30% 가량 확대할 예정이다.
 
갤러리아백화점도 5만원 미만의 ‘갤러리아 특화세트’ 품목을 지난해보다 47개 늘렸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1∼2인 가구 수요가 늘고 5만원 미만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 좋은 상품을 찾는 고객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