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 연중기획 2부 : 국가적 재난과 우리사회의 과제]⑤ 대학교육도 기업과 사회적 수요에 맞춰 ‘변신해야’
이진설 경제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6-08-16 09:20   (기사수정: 2016-12-0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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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12%를 넘어섰다. 청년실업은 국가의 중심이자 미래인 청년세대로 하여금 희망이 없는 삶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청년실업으로 인한 결혼포기, 출산포기 등은 미래한국의 희망을 앗아갈 위험요소이다. 청년실업을 일부 청년들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정부와 민간이 적극 나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편집자 주>


▲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공학계열 정원을 확대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뉴시스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수도권의 한 대학은 지난해 교양영어수업을 늘리는 교과개편을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공학계열 교수들이 말하기능력에 초점을 맞춘 교양영어 수업 확대에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교양과목 교과개편을 추진했던 기초교육원은 말하기능력을 중시하는 대기업들의 인재선발 추세에 맞춰 교양영어 수업 중 스피킹 수업을 새로 추가할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많은 교수들은 “대학이 학원이냐”며 반발한 것이다.

대학의 존재이유가 상아탑 즉, 순수 학문탐구에 있느냐 아니면 사회와 기업 요구에 맞춘 인재양성에 있느냐는 늘 대학의 고민거리다. 최근 수년째 유행하는 융복합 교육, 통합형 교과과정 같은 용어는 시대흐름을 따라가려는 대학의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

13일 고용노동부의 ‘2014~2024 대학 전공별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공학계열에서는 21만500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인문계열 학생 10만1000여명, 사범계열 12만여명, 사회계열 21만7000여명은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학의 교과 과정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배출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인력 미스매치를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올해부터 프라임사업을 시작했다.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Program for Industrial needs-Matched Education) 사업으로도 불리는 프라임사업은 사회와 산업의 수요에 맞게 정원을 조정하는 대학에 2016년부터 3년간 총 6000억원을 지원하는 재정지원사업을 말한다.

쉽게 말해 사회적 수요가 적은 인문과 예·체능계를 줄이는 대신 사회적 수요가 많은 이공계를 늘리기 위한 사업이다.


▲ 백성기 프라임평가위원장 겸 사업관리위원장이 지난 5월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룸에서 산업 연계 교육활성화 선도 대학(PRIME) 사업에 선정된 21개 대학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5월 교육부가 21개 대학을 선정하면서 막을 올린 프라임사업은 학교당 연평균 50억원(창조기반 선도대학) 혹은 150억원(사회수요 선도대학)을 최대 3년간 지원받는다. 이들 프라임사업 선정대학들은 인원조정 결과 인문사회계열 정원은 2500명, 자연과학 게열은 1150명, 예·체능계열은 779명이 줄어든 대신 공학계열 정원은 4429명이 늘어나게 됐다.

전체 조정인원은 21개 대학 전체 입학정원의 약 1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인문사회 계열이 2500명 감축으로 가장 많이 줄어 직격탄을 맞은 반면 공학계열은 4429명이 늘었다.

프라임사업으로 인해 인원이 대폭 줄어든 학과 교수들과 학생들은 “교과부가 대학교육을 죽였다”며 반발했지만 교과부는 대학의 전공별 취업률을 앞세워 프라임사업의 필요성을 옹호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학과 전문대, 대학원 등 고등교육기관 졸업자의 취업 통계를 조사한 결과, 졸업자 취업률은 67%로 전년보다 소폭 하락했다. 전공별로는 의학계열의 취업률이 81%로 가장 높았고 공학과 교육, 사회, 자연, 예·체능계열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문계열은 57%만 취업에 성공해 취업률이 가장 낮았다. 취업률이 낮다 보니 1인 창업과 프리랜서 비율이 예체능과 인문계열에서 특히 높은 것이 특징이다. 예·체능과 인문계의 창업 프리랜서 취업률은 각각 19%와 11%로 다른 계열보다 2배에서 최대 4배나 높았다.

물론 프라임사업이 완벽한 프로그램은 아니다. 벌써부터 문제점을 꼬집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안선회 중부대 교수(교육행정경영)는 “새로운 특정산업분야에 필요한 인재양성도 중요하지만, 대학교육 체제를 전반적으로 혁신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산업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고 대처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를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이어 “미스매치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전체 대학교육의 혁신’을 통해, ‘모든 대학 졸업자의 역량을 높여’, ‘전체 산업수요·사회수요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태도와 능력’을 갖추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기업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한 인사담당자는 “대외적으론 전공을 따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업이 선호하는 전공은 쓰임새가 많은 경영이나 수요가 많은 이공계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프라임사업을 통해 취업에 유리한 전공자를 많이 배출하는 것은 학교나 학생들에게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프라임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은 한결같이 융복합과 신산업, 이공계의 합작 분야를 선호하고 있다. 건양대는 기업SW, 의약바이오 등을 특성화 했고, 동신대는 에너지 신산업, 전기차를 주요중점분야로 앞세워 사업이 선정됐다.

호남대는 미래형 자동차, 전기공학을 주요중점 분야로 앞세웠고 군산대는 해양, 운송, 융합기술창업, 공간디자인등 4개 분야에서 창업학과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입학정원 약 700명 규모의 한동대는 ICT 융복합 분야 창업을 내세워 선정됐고 원광대는 디지털콘텐츠공학 분야를 중점분야로 내세웠다. 순천향대는 의료 융복합 웰니스 분야를, 성신여대는 융합보안공학을 각각 중점분야로 내세웠다.


▲ 실리콘밸리내 기업 취업률 1위 대학인 미국의 산호세주립대학은 해마다 실리콘밸리 기업이 참여하는 잡페어를 열고 있다. [출처=산호세주립대학교 제공]

미국의 경우 산학연계 프로그램이 크게 활성화돼 있다.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인근에 위치한 산호세주립대학(SJSU)은 수년째 실리콘밸리내 기업 취업률 1위 대학에 올라있다. 산호세주립대학 글로벌공학교육 실리콘밸리센터(SVCGEE) 리 창 박사는 “실리콘밸리에서 필요로 하는 전공을 집중 교육시킨 덕분에 취업률 1위대학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대학은 실리콘밸리내 기업의 수요를 파악하고 이들 기업으로부터 펀드를 받는 형태로 대학 교육과정을 개발해왔다. 이 대학 앤드류 추 공과대학장은 “공학계열의 경우 급변하는 산업환경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리콘밸리에서 필요로 하고 수요가 많은 신기술에 맞춰 전공을 빠르게 특화하는 것이 대학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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