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 연중기획 2부 : 국가적 재난과 우리사회의 과제]④ 미래기술과 맞물린 ‘새로운 직업’에 눈 돌려야
이진설 경제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6-08-09 08:38   (기사수정: 2016-12-0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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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12%를 넘어섰다. 청년실업은 국가의 중심이자 미래인 청년세대로 하여금 희망이 없는 삶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청년실업으로 인한 결혼포기, 출산포기 등은 미래한국의 희망을 앗아갈 위험요소이다. 청년실업을 일부 청년들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정부와 민간이 적극 나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편집자 주>



▲ 미래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상현실(VR) 한 분야에서만 수 십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31일 '칼리도스코프 VR페스티벌'에 참여한 관람객들이 삼성 기어VR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오지은 기자]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2015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직업 수는 1만1537개에 달한다. 직업통계가 처음 나온 지난 1986년의 8900개에 비해 2600여개가 늘어났다. 하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 기술발전으로 수많은 직업들이 사라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반면 새로 창출될 일자리도 적지 않다. 따라서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일자리 창출은 미래먹거리 전략과 밀접하게 맞물려 준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12일 세계경제포럼 (WEF)의 직업 미래보고서에 따르면 2015~2016년 전 세계적으로 71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지며 이중 3분의 2인 약 500만개는 기술발전으로 가장 많이 소멸되는 화이트 칼라인 사무직이 될 것이란 충격적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컴퓨터, 수학, 건축 및 공학 분야에서는 200만개 일자리가 창출될 예정이어서 사라지는 일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예상됐다.

직업은 시대상에 따라 진화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과거에는 각광 받던 직업도 시대가 변하면서 퇴보한다. 한국직업사전에 등재된 직업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한국직업사전 1995년 통합본 2판이 발간됐을 때 인공위성 개발원, 광통신 연구원, 내레이터 모델, 애완견 미용사 등이 새로운 직업으로 추가됐다. 반면 고속버스 안내원과 타자수, 잎담배썰기원 등의 직업은 사라졌다. 서비스 산업의 고도화 과정에서 전통적인 서비스업이 사전에서 이름이 빠진 것이다.

2003년 통합본 3판 발간 때는 전자상거래 컨설턴트와 웹마케터, 게임시나리오 작가, 초고속통신망 설치원 등의 직업이 추가됐다. 반면 시티폰 유지보수원 등의 직업은 사라졌다.

2012년 발간된 통합본 4판에는 증강현실 전문가, 모바일 프로그래머, 입학사정관 등의 직업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스마트폰의 등장이 직업 세계에도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다.



▲ 가상현실의 미래를 그린 영화 토탈리콜(2012)의 한 장면. [출처=트윈픽스닷컴]

통합본은 아니지만 지난해에도 새로운 직업사전이 업데이트됐다. 당시 26개의 직업이 새로 이름을 올렸는데 3차원 프린터 개발자, N스크린 개발자, 빅데이터 전문가 등이 새로 이름을 알렸다.

2015년 기준으로 1986년에 비해 직업수가 2600여개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지만 기존 직업 중 이름이 빠진 것들을 고려하면 실제로 새로 등재된 직업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재편과 함께 노동시장이 고도화되면서 발생한 변화로 해석된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국의 직업수는 미국의 3만654개, 일본의 2만5000개에 비해 적은 숫자다. 거꾸로 말하면 앞으로 더 늘어날 여지가 많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최근의 직업 추세가 첨단기술, 미래먹거리 기술과 매우 밀접하게 맞물려 신설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한국의 직업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2월 서울에서 개최한 '2016년 제1차 미래직업세계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고용정보원 박가열 연구위원은 “한국의 정보통신기술 발전지수는 세계 1위지만 사물인터넷(IOT), 로봇부문만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고 있고, 드론이나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분야의 기업 경쟁력은 미약한 수준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1월 다보스에서 개최된 WEF의 직업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전 세계 일자리의 절반 정도가 로봇기술(ROBOTICS)과 기계학습(ML)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는 신속하게 도시화가 진행될 것이고 인구통계 변화를 감안한 메가트렌드에 의해 전세계 대졸자의 3분의 2 이상은 새로 부상하는 노동시장에 발을 내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로봇과 기계학습과 같은 ‘와해’(DISRUPTIVE) 기술이 특정 업무를 대체하게 되면서 또 다른 변화가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0년까지 핵심 직업 중 3분의 1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구성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첨단기술과 관련한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두고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의 대표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인 ‘경기도 기술개발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이 사업은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도내 첨단 중소기업의 개술개발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지난 2008년부터 추진해왔다. 사업 시작 후 3501억원의 매출이 발생했고, 3206 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특히 각 분야별 전문 평가위원, 사업관리 전문인력, 전산시스템 등 각종 사업관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산학연 주체의 기술협력을 통해 기업의 다양한 기술혁신 및 산업육성을 도모한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경기도는 이 사업으로 2008년부터 올해 5월까지 591개 첨단기술 과제에 총 1091억 원을 지원했다. 특히 591개 과제 중 59.3%인 351개 과제를 2014년까지 사업화하는데 성공했고, 나머지 240개 과제는 현재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이중 사업화에 성공한 351개 과제를 분석해 보면 지난 7년(2008~2014년)간 3510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고 3206여명에 달하는 신규고용 창출을 이뤄냈다.



▲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딥마인드의 출현은 미래에 탄생할 직업이 예측불가능함을 시사하고 있다. Ⓒ뉴시스

구체적으로 지난 2012년 지원을 받은 모바일에코는 LTE 기반의 와이파이 무선 모바일 라우터를 개발, 40억원의 해외 수출을 기록했으며, 과제 착수 시점 대비 약 5배의 이르는 고용창출 성과를 거뒀다.

정부도 새로운 직업과 관련한 지원대책을 내놨다. 정부가 지난 5일 발표한 ‘서비스 경제 발전 전략’은 성장의 벽에 부딪힌 제조업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한 예로 정부는 현재 28만 명 수준인 외국인 환자를 오는 2020년까지 100만 명으로 늘리고, 해외진출 의료기관도 141개에서 200개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U-헬스케어 코디네이터, 스마트 헬스케어 시스템 유지보수 전문가, 보건의료 빅데이터 전문가, 국제의료관광 마케팅 전문가, 의료 통역사 등의 신종 직업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광 분야에서는 수도권 일변도 관광 수요의 지방 분산을 위해 관광 핵심 권역을 지정해 지역대표 관광지로 육성하고, 이 과정에서 지역관광 재생기획자, 관광지 스토리텔링 기획자 등 새로운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교육분야에서도 인공지능(AI)이나 가상현실(VR)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첨단 미래학교’를 시범 운영키로 하고, 외국 교육기관 유치에 나서는 등 교육 서비스 발전 계획들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분야들 역시 미래먹거리 기술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국립과학재단이 I-CORP(INNOVATION CORPS, 혁신특공대)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화에 관심이 있는 창업자(연구자)에게 ‘린스타트업’ 창업방법론을 제공하고 있다.

린스타트업(LEAN STARTUP)이란 제품개발과 기업발전을 위한 경영방법의 하나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빠르게 제품을 만든 다음 고객의 반응 등을 분석해 제품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도 올해부터 사물인터넷(IOT), 앱·웹, 콘텐츠, 정보통신기술 융합 등 지식서비스 분야의 창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스마트창작터라는 사업에서 린 스타트업 방법론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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