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 연중기획 1부 : 2016 청년 보고서]② 똘레랑스(관용)? NO, ‘Me First’ 휩쓰는 프랑스
이진설 경제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6-06-29 09:55   (기사수정: 2016-06-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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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획 취지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이 12%를 넘어섰다. 청년실업은 국가의 중심이자 미래인 청년세대로 하여금 희망이 없는 삶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청년실업으로 인한 결혼포기, 출산포기 등은 미래한국의 희망을 앗아갈 위험요소이다. 청년실업을 일부 청년들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정부와 민간이 적극 나서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편집자 주>


2.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연중기획 게재 순서

제 1부 = 2016 청년 보고서 ‘고용절벽에 빠진 청년’
: 한국 및 해외 각국이 겪고 있는 청년실업의 실태와 문제를 점검한다.

제 2부 = 국가적 재난과 우리사회의 과제
: 해결책인 청년 고용창출을 위해 우리사회 주요 주체들이 풀어야 할 과제를 집중 분석한다. 국회와 정부의 입법조치, 대기업 노조와 중·장년층의 양보, 대학의 변혁 등은 그 핵심이다.

제 3부 = 현실에서 희망을 찾다 : 우리사회의 중추인 대기업, 중소기업, 공기업 및 지자체 등이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펼치는 노력들을 소개함으로써 국민적 에너지를 결집한다

제 4부 = 새로운 미래에 눈을 돌려라 : 더 큰 미래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거나 창의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삶을 개척한 청년들을 소개함으로써 한국 청년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 노동법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경찰의 최루탄에 맞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뉴스투데이/아비뇽·니스(프랑스)=이진설 경제전문기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는 선생님들로부터 ‘똘레랑스’(tolerance·관용)가 프랑스를 지탱해온 정신이라고 배웠다. 주변에 이민자를 부모로 둔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을 더 이상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다. 내 일자리를 위협하는 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6일 프랑스 현지취재 중 니스에서 만난 쟝 바티스트 르네(24)의 말은 최근 프랑스가 앓고 있는 청년실업병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쟝은 니스소피아앙티폴리스 대학 도시건축 전공 대학원생으로 현재 취업을 위해 파리에 본사를 둔 건축관련 기업 2곳에 원서를 제출해놓은 상태다.

그가 이민자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갖게 된 계기는 앞서 입사를 준비했던 회사에서 자기 대신에 인도 출신 이민자 부모를 둔 지원자가 합격하게 된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최종 인터뷰까지 올라가서 좋아했는데 마지막에 나와 인도출신 지원자가 최종경합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그 회사는 나를 떨어뜨리고 인도출신 지원자를 선택했다.”

쟝의 이야기는 지난해부터 프랑스에서 거세지고 있는 반이민자 정서를 반영하는 사례다. 실제로 프랑스에 확산되고 있는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은 정치지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깜짝돌풍을 일으켰던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선전이 이를 대변한다. 당시 마린 르펜이 이끈 국민전선은 1차 선거에서 1위(28.14%)를 차지하면서 13개 선거구 중 6개 선거구에서 승리했다.

선거 한 달전 있었던 파리테러가 극우정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던 것이다. 결국 2차 결선투표에서는 언론의 견제와 유권자들의 경계심리가 발동해 13개 지역 모든 선거구에서 완패했지만 국민전선의 선전은 프랑스 지식인사회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 마린 르펜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당수가 지난해 프랑스 지방선거 1차 선거에서 승리한후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아비뇽대학 커뮤니케이션학부 안드레아꼴라 플로렝스 교수는 “1972년 만들어진 이후 단 한반도 선거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국민전선이 지난해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다는 것은 그만큼 프랑스사회가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큰 충격은 보수적 성향을 지닌 장년계층뿐 아니라 젊은 계층에서 국민전선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높은 청년실업률이 청년들의 사고방식을 바꿔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프랑스의 실업률은 작년말 기준 10%선이다. 독일(5%)에 비하면 2배정도 높지만 다른 유럽국가들과 비교하면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청년실업률은 얘기가 다르다.

국제통계사이트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16년 2월 기준 15세 이상 25세이하 프랑스의 청년실업률은 24.6%로 유럽평균(19.4%)보다 높다. 독일(6.9%)에 비하면 3.5배나 된다.

프랑스 정부는 청년실업률을 해소하기 위해 수개월전부터 노동법 개혁을 시도해 왔다.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회사의 경우 해고를 쉽게 하고 최대 주 35시간으로 돼있는 노동시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프랑스 상원은 지난 14일 정부가 제출한 노동법 개혁안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다.

노조는 정부의 개혁안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상원의 심의가 착수된 14일 하룻동안 프랑스 곳곳에서는 폭동 현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격한 시위가 벌어졌다.

아비뇽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시위에 참석했다는 탈바 로라 니콜(22)은 “정부의 노동법 개혁안은 겉으로는 쳥년일자리 창출을 앞세우고 있지만 그것을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면서 “실제로는 친기업 관점에서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프랑스 대학생들은 학점을 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졸업후 취업을 하기가 쉽지 않아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아비뇽(프랑스)=이진설기자]

하지만 정부의 노동법 개혁안에 찬성하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 아비뇽대학에서 프랑스문학을 전공하는 마요 아나이스 아유브(21)는 “노동법 개정을 통해 우리 같은 젊은 사람들에게 일자리가 주어진다면 찬성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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