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인터뷰] 청년희망재단 박희재 이사장, ‘산학협력 플랫폼’ 통해 청년취업난 해결할 것
오지은 기자 | 기사작성 : 2016-06-24 12:13   (기사수정: 2016-06-2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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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서울 광화문 우체국 6층 청년희망재단에서 박희재 이사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청년희망재단]

(뉴스투데이=오지은 기자)


서울대 교수이자 벤처기업 사장인 박희재 이사장, 해결가능한 취업난 원인으로 '미스매치' 꼽아

청년실업률이 매달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월  9.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취업 현장에서는  '산학 미스매치(mismatch)'가 문제로 꼽힌다. 구직자와 구인 기업의 온도차가 심한 상태다.

취임한 지 한 달째인 청년희망재단 박희재 이사장은 23일 광화문 우체국에서 뉴스투데이 이태희 편집국장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기업과 대학교육간의 미스매치 문제만 해결해도 청년 취업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희재 이사장은 이와관련 대학 강단 및 벤처 창업의 경험을 살려 ‘산학협력 플랫폼’ 프로젝트를 취임 후 첫 사업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산학 미스매치 해결을 위한 시금석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서울대 기계항공학부 교수와 SNU프리시젼(주)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젊은 학생들과 호흡하면서, 기업을 이끌다 보니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인 ‘청년 취업’ 과정에 문제점이 있음을 알게 됐다.

그동안 기업은 실제로 필요한 사람을 구하기 어려웠고, 학생들은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스펙만 쌓고 있었다. 스펙만 쌓고 기업이 실제로 원하는 바를 갖추지 못하기 때문에 청년 취업난과 기업의 구직난이 심화되는 측면도 크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제 4차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 못지않게 산학 간 미스매치도 중요한 청년 취업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박 이사장은 ‘산학협력 플랫폼’ 사업을 통해 구인구직간 눈높이를 맞추고 필요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만남의 장(場)을 추진중인 것이다.

청년희망재단은 지난 해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양질의 청년 일자리 확대 방안으로 제안하고 사회각계각층이 기부금을 출연함으로써 출범하게 됐다.  다음은 박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구직자와 구인 기업간 미스매치가 이뤄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보는가.

“기업이 현장에서 무슨 일을 필요로 하고 진행하는지 구직자들이 잘 모른다. 명문대 학생들도 기업을 잘 모르니 그저 이력서에 한 줄 더 쓰기 위한 의미 없는 스펙만 쌓고 있다. 결국 서로 시간‧돈 낭비만 하게 된다. 정작 중요한 것을 못 보고 서로 다른 곳을 보기 때문에 미스매칭이 발생한다.

대기업이 아닌데도 고급인력을 데려가는 기업들은 평소에 꾸준하게 학생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기업의 니즈와 비전을 학생들에게 전달한다. 그 결과 학생들은 그 기업이 원하는 지식과 기술을 재학중에 집중적으로 습득한다. 그 학생은 해당 기업입장에서 만족스러운 직원이 될 수밖에 없다.”


- 우수한 청년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도 미스매치의 원인이 된다. 박이사장이 설명한 산학협력을 통해 작지만 좋은 기업이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사례가 많은가?

“예를 들어 ‘만도기계’라는 크지 않은 기업이 있는데, 서울대 기계공학 졸업생들이 생각 외로 많이 간다. 연봉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평소에 소통을 많이 했고 훈련과 인턴십을 거쳤다. 학생들은 어떤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고 꼭 필요한 직무역량을 준비한다. 그곳에서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취업하기 때문에 좋은 성공 사례라고 볼 수 있다.”


- 구인구직간 미스매치의 해결 방법은?

“청년실업률이 낮은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의 경우를 보면 학교에서 당연하게 인턴 코스를 거치며 기업들과 상호작용한다. 학교 다닐 때부터 직업 훈련·공부가 하나의 ‘트랙’으로 자리 잡혀 있다.

청년희망재단에서는 이를 벤치마킹해 학생들에게는 직무능력을 탑재하고, 기업들은 새로 교육하거나 경력직을 찾아다니는 수고를 덜기 위한 ‘산학협력 플랫폼’을 설계하고 있다.”


- ‘산학협력 플랫폼’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요즘은 대기업 못지않은 중소기업들도 많다. 학생들도 연봉 100만~200만원 보다 한 분야의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는지 비전을 중요하게 본다. 실제로 회사를 운영하며 학생들을 그렇게 훈련시키고 뽑았다.

회사 관련 과제를 내주고 실용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피드백을 주니 졸업할 때 쯤 기업들이 서로 데려가려고 하더라. 직접 산학협력을 통한 인력 트레이닝을 진행해봤기 때문에 다른 대학에서도 적용 가능하다고 본다.
 
또한, 기업에서 문제점이 발생했을 때 대학생들에게 일을 시키면 학생들은 기업의 기술력, 방향성, 문제점까지 해결할 수 있다. 기업들은 현장 문제를 굳이 석‧박사에서 찾지 않아도 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 '산학협력플랫폼'은 산학 미스매치 해결을 위한 일종의 시범사업인 것 같다. 이 사업이 과거 교육패턴에 머무르고 있는 대학에 변혁의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대학에는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관행이 크다. 하지만 대학도 이제 입시결과, 해외 논문 숫자가 아니라 취·창업자 수로 평가받게 됐다. 대학들은 이제 바뀌지 않으면 생존의 위협을 느끼게 된다. 변화를 고민하는 젊은 교수들도 많다.

교수 채용 기준 중 산학협력 경험을 중시하는 요소도 있다. 대학교수이자 청년희망재단 이사장으로서 대학이 바뀌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 미스매치의 해소는 이공계뿐 아니라 인문사회계열도 적용되는가?
 
“이공계에서도 현장을 모르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알파고 유행 때문에 자꾸 디지털 쪽에만 신경 쓰느라 정작 전기공학을 전공한 학생이 아날로그적인 설계도면을 읽지 못하거나, 그리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게 미스매치다.

인문사회계열도 마찬가지다. 경영학과의 마케팅 수업이 아니라 실제 기업에서 필요한 영업사원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350만개의 기업 중 83%가 1달러도 수출해보지 않은 내수 기업이다.

이들에게 세일즈 매뉴얼과 상품 프레젠테이션을 매칭시켜주면 우리나라의 글로벌 역량도 성장하는 것이다. 청년희망재단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대학과 연계해 실시하려고 한다. 그에 필요한 예산지원도 할 생각이다. ”
 

▲ 23일 서울 광화문 청년희망재단에서 (가운데) 박희재 이사장이 뉴스투데이 이태희 편집국장(오른쪽) 및 오지은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청년희망재단]

- 그 밖에 청년희망재단이 하고 있는 사업 또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면.
 
“온리원(Only-One) 기업 채용박람회는 1번에 1개 기업만 집중적으로 지원자들과 소통하는 행사다. 서류전형 없이 면접 기회를 제공하고, 컨설턴트가 면접 피드백을 해준다. 기업 입장에서는 의미 없는 채용 프로세스 하나가 줄고, 특히 중소기업은 구직난 해소에 도움이 된다.

연봉 2400만원 이상, 정규직 취업을 목표로 하는 기업만 선정하는 등 고용의 질도 신경 쓰고 있다. 현재 33개 기업 163명(인턴 21명 포함)을 취업시켰고, 신규 취업자의 평균 연봉은 2625만원이다.”


- 한편, 청년희망펀드 모금액 총액은 얼마이고, 어떻게 쓰이고 있나.

“6월 23일 기준 기부 건수는 11만3638건, 기부금액은 약 1392억원이다. 올해 199억을 투입해 채용박람회, 멘토링 서비스, 실리콘밸리 진출 프로젝트 교육, 독일 강소기업 해외인턴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 재단 사업이 수익금보다 원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던데.

“1392억원이 작은 액수는 아니지만, 수익만으로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기금 이자만으로 소극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원금도 써서 청년 고용, 당장 풀어야 할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가시적 효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지난해 12월 재단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우리나라 일자리 예산이 15조, 그중 청년 취업을 위한 예산이 2조이다. 재단이 가진 금액으로 플랫폼을 구성하고, 모범사례를 만들어 국가가 하도록 유도하는 게 목표다. 정부를 대신해서 집행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고, 미처 손이 닿지 못한 부분을 찾아내 해결하는 정도다.”


- 실리콘밸리 진출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나? 실질적으로 학생들한테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IT분야 전공자, 경력자인 만 34세 이하 대한민국 청년을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총 20명을 선정해 8월초부터 내년 1월까지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있는 한인 IT전문가그룹 ‘K그룹’과 학생들이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할 예정이다.

한국 학생 기획자 1명, 개발자 2명, 디자이너 1명이 한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 프로젝트 성공이라는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실리콘밸리의 한인 전문가들이 실리콘밸리 기업들에게 해당 학생의 취업을 소개하는 방식이다. ”


-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청년들이 꿈, 비전을 심어야 한다. ‘19세기에는 내가 어떤 나라의 국민인지가 중요하고, 20세기에는 내가 어떤 회사를 다니는지가 중요했다면 21세기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내가 이 분야의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꿈을 가져야 한다. 안일한 삶에 유혹받지 말고 앞으로 시장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비전을 가지길 바란다.”
 
박희재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명심보감 ‘천명편’을 인용했다. ‘種瓜得瓜(종과득과) 種豆得豆(종두득두) 天網恢恢(천망회회) 疎而不漏(소이불루)’. 오이씨를 심으면 오이를 얻고 콩을 심으면 콩을 얻지만, 하늘의 그물은 넓고도 넓어서 성글지만 절대로 새는 법이 없다는 뜻이다. 박 이사장은 요행을 바라지 말고 지금은 불확실한 시기지만 매순간 도전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 청년희망재단 박희재 이사장이 청년들에게 전하는 '명심보감' 천명편 [사진=오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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