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피플 릴레이 인터뷰] 김태근 디자이너 “세계적으로 한류가 붐이라 한국 시장 찾았다”
강소슬 기자 | 기사작성 : 2016-03-15 11:31   (기사수정: 2016-03-1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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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근 디자이너 [사진=요하닉스]

세계적인 브랜드 미치노 코시노, 발망에서 디자이너로 활동
 
김태근 디자이너 “한국 패션시장 신인 디자이너에게 너무 위험한 곳”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중국에서 론칭 후 패션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인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과 중동을 포함한 전 세계 42개국에서 만날 수 있는 ‘요하닉스’는 최근 한국 패션시장에 들어왔다.
 
해외에서 사랑받고 있고, 해외에서 시작된 브랜드라 외국 디자이너가 만든 브랜드일거라 생각 할 수 있겠지만, 재밌게도 요하닉스의 디자이너 김태근(35)은 한국 사람이다.
 
김태근 디자이너는 영국 런던에서 대학교를 다니던 중 미치코 런던으로 이름을 알린 미치노 코시노 디자이너의 눈에 들어 아트웍 디자이너로 지냈고, 세계적인 패션 하우스 발망에서도 일했다.
 
젊은 나이에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러브콜을 받고, 자신의 브랜드를 42개국에 선보이며 디자이너로서 승승장구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고, 한국 패션시장을 늦게 찾은 이유도 궁금했다. 뉴욕 패션위크를 마치고 최근 귀국한 김태근 디자이너를 서울 청담동 요하닉스 지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어린 시절 그는 혼자 오락하는 것을 좋아했고, 의상이 아닌 상품이나 자동차를 디자인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다 고등학생때 교복과 옷을 남들과 다르게 고쳐입으며, 옷을 만드는 일에 재미를 느꼈고, 의상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진로를 결정하고 패션 디자인 공부를 위해 런던에 가서 본격적으로 의상 디자인을 공부 했다고 하는데,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는 그와 직접 나눈 이야기를 통해 들어보았다. 
  

▲ 김태근 디자이너 [사진=강소슬 기자]


■ ‘학생’과 ‘디자이너’ 두 마리 토끼를 잡다
 
- 런던 유학생활은 어땠나. 그곳에서 무엇을 배웠나.
 
영국 런던에서 유학하던 시절 학교에서 과제를 한 뒤 버려지는 옷을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과제를 마치면 직접 디자인해 만들었던 옷을 들고 직접 런던 편집숍에 찾아가 그냥 걸어만 달라고 했었다.
 
운 좋게 미치코 런던으로 이름을 알린 일본 디자이너 미치코 코시노가 그 옷을 보고, 자신의 회사에서 일 할 수 있게 해줘서 대학교를 다니며 아트웍 디자인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학생일 때 취업을 했고, 졸업 후 프랑스로 건너가 발망에서 디자이너 생활을 했다.
 
- 다시 프랑스로 건너가 발망에서 일했다고 들었다. 어떤 기억이 남아있나.
 
지금이야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다.  디자이너들이 힘들어 쓰러질 정도였다. 내 밑에 있던 주니어 디자이너, 그리고 어시스트까지 일하다 힘들어서 기절할 때도 있었다. 
 
발망이라는 브랜드가 오뜨꾸뛰르와 대중성을 접목하다 보니 디테일이 많아 일의 양이 상당했다. 처음에는 가죽 디자이너로 들어갔는데, 나중에는 데님가지 맡게 됐다. 일이 재밌기도 했지만, 체력이 받쳐주지 못했다.
 
파리에서 일 년 지냈는데, 관광은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집 앞에 에펠탑이 있었는데, 일을 관두는 날이 되어서야 제대로 구경할 수 있었다.
 
- 본인의 브랜드를 내기까지 고비가 많았겠다.
 
발망에서 일할 때 대부분 작업이 새벽 3시정도에 끝났다. 너무 힘들다는 생각과 함께 이 열정과 노력을 내 브랜드 내 디자인에 쏟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바로 발망을 관두고 브랜드를 내기로 결심하고서 알아봤다. 런던에서 브랜드를 시작하려니 돈이 많이 들었고, 한국에서는 내가 원하는 작업을 하기엔 여건이 안돼서 베이징으로 눈을 돌렸다.


▲ 김태근 디자이너 [사진=강소슬 기자]


■ 중국에서 자신의 브랜드 선보이다

 
2009년 캡슐 컬렉션을 통해 ‘요한킴’이라는 브랜드로 자신의 디자인을 중국에 첫 선보인 김태근 디자이너는 2005년 서울컬렉션에서 ‘요하닉스’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브랜드 네임을 바꿔 한국에 첫 선을 보였다.
 
- ‘요하닉스’ 브랜드는 무엇을 의미하나.
 
원래 론칭 했을 때 ‘요한 킴’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서 첫 시즌을 시작했다. 상표권을 등록하고 나니 같은 브랜드 네임의 아동복이 이미 등록되어 있었다. 상표권 분쟁이 생기자 2015년 S/S 서울컬렉션에 맞춰 ‘요하닉스’로 브랜드 네임을 새롭게 바꿨다. 요한은 내 세례명이었고, 요하닉스는 큰 뜻은 없다.
 
- 비교적 늦게 한국 시장에 들어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지난 시즌부터 갤러리아에 입점하며 한국 시장에 들어왔다. 한국 패션 시장을 늦게 찾은 이유는 유통방식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한국은 신인 디자이너에게 위험한 시장이다. 위탁 제도라 안 팔리면 재고 비용을 떠안아야 하는데, 그렇게 위험을 부담하고 싶지 않았다.
 
- 한국 패션 시장에 진출한 이유는.
 
해외 바이어들이 ‘요즘 한류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왜 한국 디자이너면서 한국의 유명인들이 이 브랜드의 옷을 입은 사진이 없냐’는 식의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계기로 2015 S/S 시즌을 선보이며 한국 시장에 들어왔다.
 
- 한국에서의 반응은 어떤가. 
 
한국 패션 시장에 들어온 지 1년 조금 넘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가격을 조금 낮춘 세컨라인인 ‘와이요하닉스’를 지난해 10월 론칭했다.
 
요하닉스는 가격대가 좀 비싼 편이다. 맨투맨 티셔츠 가격이 70~80만 원대로 시작해 비싼 제품은 600만원까지 한다. 아이돌 파워가 작용해, 요즘 요하닉스를 입고 싶다는 어린 친구들이 늘어 가격을 낮춘 세컨라인을 진행했다.
 
- 한국 연예인들이 입고나면 해외에서 반응이 달라지는가.
 
걸스데이, 소녀시대, 레인보우, 제시, 치타 등 많은 한국 연예인이 요하닉스의 옷을 입고 난 뒤 해외에서 반응이 더 좋아졌다.
 
요즘 확실히 한류가 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게 프랑스와 스페인, 중동에서 특히 요즘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그 덕분인지 유럽 쪽에서 구매량이 확실히 늘어났다.
 
- 중국에서 사랑을 받은 이유는 뭐라 생각하나.
 
조금 강한 디자인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중국과 한국 패션 트렌드가 조금 다르다. 우선 한국은 굉장히 트렌디한 나라다. 유행이 빠르고, 유행을 따라가는 속도와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 때문에 누구나 입는 평균화도 빠르다.
 
중국은 똑같이 트렌드에 민감하지만, 조금 다르다. 중국 사람들은 동그란 테이블에 다 함께 모여 밥 먹는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작고 큰 모임들이 많다. 때문에 모임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고, 남들보다 튀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하다.
 
예전에는 부를 과시하기 위해 로고가 잘 보이는 스타일을 선호했지만, 요즘에는 패션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신인디자이너들의 옷을 많이 찾는다. 요하닉스의 옷은 자수, 비즈를 사용해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쓴 옷을 선보이다보니 화려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것들이 중국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했던 것 같다.
 
■ 2016년 패션위크에서 만나는 ‘요하닉스’
 
- 이번 뉴욕 패션위크에 참여한 소감은.
 
뉴욕 패션위크 무대에서는 예쁜 모델로 커머셜한 느낌이 드는 예쁜 쇼를 선보였다. 사실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뉴욕을 갔는데, 의외로 큰 성과를 얻게 되었다.
 
뉴욕 패션위크를 계기로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에서 열리는 밀란 패션위크에서 요하닉스의 옷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정식 쇼는 아니지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캡슐컬렉션으로 남성복도 선보일 예정이다.
 
- 이번시즌 어디서 영감을 받았나.
 
이번 F/W 올리버 에게스의 ‘결정장애 세대’란 책에서 받았다. 그 책에 따르면, 아날로그 시대인 80년대에 태어나 디지털 시대인 9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우리 세대는 결정장애 세대라 표현했다.
 
그 책속에서 성공한 사례를 많이 봐서 실패를 두려워 한다는 말에 공감을 했다. 이걸 옷에 표현해봤다. 정장 디자인에 데님과 울 소재를 섞는 다거나, 데님에 자카르 소재를 더해 소재 믹스를 많이 시도했다.   

- 디자이너로서 꿈은 무엇인가.
 
디자이너들이 만나면 하는 소리가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내 꿈은 앞으로 50년 망하지 않고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30년 정도 지났을 때 내 브랜드가 하우스가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아시아에서 일본을 제외하면 하우스라 불리는 곳이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 멋진 하우스를 선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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