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알파고②] 알파고는 왜 바둑을 배웠나?
황진원 기자 | 기사작성 : 2016-03-0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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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딥마인드 데미스 하사비스 CEO와 이세돌 9단, 알파벳 에릭 슈미트 회장(왼쪽부터)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출처=한국기원]
 
(뉴스투데이=황진원 기자) 인류역사는 길다. 그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의 역사는 짧다. 특히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인간에 본격 도전장을 던진지는 겨우 50년밖에 되지 않는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번에 인간사 수많은 영역가운데 바둑을 도전무대로 삼은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또 바둑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9일 시작하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이 주목받고 있다. 
 
19×19의 반상에서 펼쳐지는 바둑의 경우의 수는 약 10의 360승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이는  전 우주에 있는 원자의 수 보다 많은 양으로, 바둑이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도 불리는 이유다. 이 때문에 바둑은 향후 50년간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길 수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구글의 인공지능 로봇 ‘알파고’가 마르지 않는 샘을 탐하며 중국의 판후이 2단을 5대0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알파고’는 더 센 상대를 골랐다. 세계바둑계가 인정하는 강자 이세돌 9단이다. 이 9단을 상대로 또 한번 자신의 실력을 과시할 참이다.
 
■ ‘바둑’은 인공지능 개발의 최적의 조건
 
1967년 인공지능 체스 프로그램인 ‘맥핵’과 아마추어 체스 선수였던 휴버트 드레이퍼스의 대결을 시작으로, 1997년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와 세계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의 대결까지, 인간은 로봇을 상대로 한 대결에서 모두 무릎을 꿇었다.
 
2011년에는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이 미국의 퀴즈쇼에 출연해 66문제를 맞추며 당시 퀴즈 챔피언인 켄 제닝스와 브래드 루터보다 3배 많은 7만7147달러를 획득해갔다. 로봇이 인간을 앞서는데 걸린 시간을 계산해보면 체스는 30년이 걸렸지만 퀴즈는 7년에 불과하다.
 
이런 시점에서 구글은 바둑을 인공지능 개발의 최적의 조건이라 보고, 알파고에게 바둑을 가르쳐 지난해 프로 기사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이 바둑으로 인간을 이기기 위해선 50년의 세월이 필요할 것이라 전망했다.
 
바둑은 체스와 달리 판 위에서 일어나는 변수가 무한하다. 규칙 또한 복잡해 놓는 바둑돌의 가치를 일일이 판단할 줄 알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기술로는 무리가 있다는 추론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알파고는 판후이 2단과의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바둑 종목으로 인간을 이기기 위해 필요하다는 50년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앞당겨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이 9단을 상대로 그 시간을 더욱 앞당기려 하고 있다.
 
 
■ 학습하는 로봇, 알파고의 ‘딥 러닝’ 기술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사람의 신경구조를 모방한  ‘딥 러닝(deeplearning)’ 기술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알파고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3000만 건이 넘는 프로기사들의 대국 정보를 스스로 학습했다. 이 9단과 대결을 앞두고는 하루에 3만번씩 대국을 진행했다. 알파고를 개발한 데이비드 실드는 “알파고의 학습 시간을 인간의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1000년이 걸리는 세월”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알파고는 계속되는 대국을 통해 자신의 대국에서 최선의 수를 둘 수 있는 노하우까지 배웠다. 대국을 치룰 때마다 상대방의 정보들이 데이터로 쌓이게 되고, 이 정보들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바둑을 둘 것인지, 수비적인 바둑을 둘 것인지 자신의 판단으로 결정한다는 것이다.
 
대국이 진행될수록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들어 더욱 강해지며, 쌓인 정보들을 바탕으로 이길 확률이 높은 수를 선택하는 능력은 알파고의 강점이다.
 
알파고가 컴퓨터의 발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은 이 같은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에 있다. 기존 컴퓨터는 일정한 규칙을 토대로 계산된 움직임을 보인데 반해,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스스로 학습을 통해 경험까지 정보로 축적하게 된 것이다.
 
이번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알파고가 익힌 바둑 실력을 통해 인공지능 연구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임과 더불어, 지난해 판후이 2단과의 대결보다 얼마나 많은 실력을 쌓았는지를 통해 인공지능의 학습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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