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알파고①] 국민 과반수가 점치는 이세돌의 승리, 대국 관전 포인트는?
황진원 기자 | 기사작성 : 2016-03-07 17:13   (기사수정: 2016-03-0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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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황진원 기자) 인간과 인공지능이 벌이는 세기의 바둑대결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세돌 9단과 구글이 만든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AlphaGo)’가 9일부터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벌이는 5번기 대결이다.
 
인간계를 대표하는 바둑전사 이세돌 9단과 기계의 대표격인 알파고의 대전이다. 총상금 1백만 달러가 걸린 이번 대결에 쏠린 관심은 전 세계적이다. 바둑계와 산업, 과학계의 관심은 물론 바둑을 모르는 일반시민들의 호기심까지 더해졌다. 구글 에릭 슈밋 회장이 알파고를 응원하러 한국을 방문한 것을 비롯 온 시선이 서울을 향하고 있다.
 
역시 가장 큰 관심은 승자가 누구냐에 쏠려있다. ‘알파고’의 승리로 인간을 뛰어넘은 인공지능의 발달된 미래를 조망하느냐, 혹은 이세돌의 승리로 인공지능 능력으로는 아직 인간을 따라올 수 없음을 증명하느냐로 요약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 연구센터가 7일 발표한 성인남녀 1038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3%는 이세돌 9단의 우세를, 31.1%가 알파고의 우세를 점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이 인간을 응원하는 심리가 엿보인다.
 
 
■ “로봇 시대, 아직 아냐”, 이세돌이 증명하길 원하는 국민들
 
과반수가 이세돌의 승리를 점친 것과 더불어 이번 설문조사에서 흥미로운 것은 ‘향후 로봇이 일자리를 얼마나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추가 질문에 86.6%가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고 대답했다는 점이다.
 
인간과 인공지능간의 대국을 점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미래 일자리를 대체할 로봇과의 경쟁을 염두해두고 있는 것이 조사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지난 1월, 다보스포럼을 앞두고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일자리의 미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으로 5년간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전 세계 7세 어린이의 65%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일자리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올해 2월 한국고용정보원의 ‘2016년 제1차 미래직업세계 포럼’을 통한 발표 자료 또한, 2020년까지 전 세계 일자리의 절반 정도가 로봇기술과 기계학습의 발전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1997년,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가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딥블루에 패했을 때 전 세계는 인간을 이긴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에 대한 놀라움과 함께 로봇이 인간보다 우위에 있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경험한 바 있다.
 
이번 대결 종목은 인간이 만든 가장 오묘하고도 지적인 두뇌게임인 바둑이고, 상대는 이세돌이다. 또 다시 인간과 인공지능의 역사적인 대결을 앞두고 이 9단의 승리를 점친 국민들의 속마음은 아직은 로봇보다는 인간이 우위에 있음을 보고자 하는 작은 바램이라고 볼 수 있다.
 
 
■ 인간의 영역 vs 인공지능의 진화력, 엇갈린 전문가 전망
 
세계 바둑계 인사들은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알파고가 이 9단의 변칙적인 수를 읽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근거한다. 아직까지 컴퓨터가 인간을 상대로 한 바둑 대국은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묻어있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바둑 대국에서 나타나는 ‘기싸움’의 영역은 기계가 가질 수 없는 인간의 고도화된 뇌 기능”이라며, “알파고가 인간을 이길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프로바둑 기사 출신 IT전문가인 김찬우(6단) AI바둑 대표는 “알파고는 아직 완벽하지 않다”며, “정상급 기사와의 대결에서 알파고가 한 판이라도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에 임하는 이세돌 9단 또한 “지난해 열린 알파고와 판후이 2단과의 경기를 봤을 때, 나와 승부를 논할 정도의 기력은 아니었다”며, 5전 전승 의지를 공개적으로 내비치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알파고의 무한한 진화력이 이번 대결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 측 또한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결과는 50대 50 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알파고가 이세돌과 대적할 힘은 끊임없이 진화에 있다. 구글 딥마인드 측은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대결을 앞두고 ‘딥 러닝(deep learning)’기술을 통해 100만 번의 대국을 4주 만에 소화했다고 밝혔다. 사람이 100만 번의 대국을 소화하기 위해선 무려 100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딥 러닝’은 컴퓨터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말한다. ‘딥 러닝’ 기술을 통해 바둑을 습득한 알파고는 바둑 규칙을 입력해 개발한 시스템이 아닌, 실제 대국을 보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바둑을 학습했다.
 
지난해 유럽바둑챔피언 판후이와의 대국에 앞서 알파고는 16만개의 기보, 3000만개의 착점 자료를 학습했다고 알려졌다.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대결을 앞두고 100만 번의 대국 훈련을 더하면서 빠른 시간동안 얼마만큼의 진화를 보여줬느냐가 이번 대결의 관건이다.
 
또한, 바둑 대국에서 인간만의 영역이라 일컫는 ‘기싸움’이 알파고에게 통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알파고의 ‘딥 러닝’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특히, 사람은 대국을 하다 두세번의 실수를 하는데, 알파고가 실수할 확률은 훨씬 적다”고 말하며 알파고의 승리를 예상했다.
 
오로지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대국을 펼치는 알파고가 이세돌의 한 수에 휘말리는 일이 발생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이번 대국의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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