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은 공간철학] 영웅은 태어날 때 ‘운명’보다 자신의 ‘의지’를 믿는다.
윤재은 대기자 | 기사작성 : 2016-01-05 12:07   (기사수정: 2016-01-0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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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윤재은 기자]

빛이 없는 길이라면 그 길에 빛을 비추고, 빛이 있는 길이라면 그 길을 멈추지 말고 달려라 - 영웅은 태어날 때 ‘운명’보다 자신의 ‘의지 를 믿는다.


(뉴스투데이=윤재은 대기자) ‘빛이 없는 길이라면 그 길에 빛을 비추고, 빛이 있는 길이라면 그 길을 멈추지 말고 달려라.’ 자기에게 주어진 세계의 법칙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 그 길이 험하고, 외롭더라도 한 번 정한 그 길은 멈추지 말고 달려야 한다.

세계의 길은 언제나 내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향하지 않는다. 그 길은 난관이 있고, 고통이 있고, 불안이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은 그 길을 거침없이 달려가는 것이다. 신은 그 길을 인간이 걷게 하였고, 인간은 그 길에 빛을 비춰야 했다.

두려움이란 마음속에 있는 것이지, 행동하는 것에 있지 않다. 행동은 이성에 의해 움직여지는 것 같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순수한 욕망으로 이성을 억누를 때도 있다. 세계는 잠들고 외로운 것 같지만, 결코 혼자일 수 없다. 잠들어 있는 세계를 깨우고,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은 잠들어 있는 영혼들에게 ‘울림’을 주는 것이며, 외로운 자들에게 ‘동행’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승자와 패자의 길은 똑같은 길속에 있다. 승자는 그 길에서 길을 묻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향해 거침없이 달리지만, 패자는 그 길을 외면하거나, 두려워하고, 자신이 가야 할 길에서 주저하고 만다.

칸(Chingiz Kahn, 1162경-1227)중의 칸 ‘징기스칸’은 수많은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도 세계를 보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세계의 꿈(夢)’을 보았다. 그 꿈은 정복의 역사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아니고, 위대한 제국의 건설, 세계의 통일이었다. 그는 자신의 길을 보았고, 그 길속에서 목숨이 다하는 날 까지 그 길을 갔다.

그는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잃고도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았다. 그는 너무 배가고파 들쥐로 생명을 유지했으며, 남과 싸워 이겨야 하는 전쟁이 그의 삶이며, 직업이었다. 그는 학문을 배운 적이 없어 이름조차 쓸 줄 몰랐기에, 남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으며, 그 조언을 통해 세계를 얻었다.

그는 수많은 전쟁에서 칼과 화살에 맞아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끝까지 살아남았다. 죽음이란 나약하고, 배부른 자들의 사치에 불과하며, 투쟁의 역사에서는 오직 살아남는 것만이 승리하는 것이었다.

거대한 대륙의 통일을 꿈꾸는 ‘징기스칸’에게는 죽음마저 사치스러운 것이었으며, 나약함이 가장 큰 적이었다. 나약함은 다른 강한 적을 만나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고, 바로 내 마음 속에 걱정이라는 번뇌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징기스칸’은 그러한 나약함과 번뇌를 그 길의 어둠 속에 묻어버리고, 그리고 그 길에 불을 밝혔다. 그 불을 통해 빛을 본 수많은 사람과 역사는 그를 ‘징기스칸’이라고 불렀다. ‘영웅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그 길에 빛을 비추고, 멈추지 않고 그 길을 달려가는 것이다.’

영웅은 태어날 때 운명보다, 자신의 의지를 믿는다. 따라서 영웅은 자신의 의지가 가고자 하는 그 길을 거침없이 달리며, 침묵하는 영혼들을 깨운다. 혁명의 역사는 영웅 혼자 쓰는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가는 것이다.

그러나 함께 간다는 것을 모두 다 같이 가는 것이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역사에 있어 함께 간다는 것은 동지와 가는 것이지, 적과 함께 가는 것이 아니다. 신(God)이 세계에 빛을 만든 것은, 그 빛을 통해 선과 악을 구분하고, 동지와 적을 구분시키기 위해 만드신 것이다.

역사를 쓰려는 영웅들의 신화에서 뜻을 같이하는 동지는 형제이지만, 뜻을 달리하는 사람은 숙명적으로 제거되어야 할 대상일 뿐이다. 한번 생각이 다른 사람을 동지로 만드는 것은, 철로 금을 만드는 것과 같고, 언젠가는 또 다른 반목을 가져오기 때문에 동지가 될 수 없다.

몽골의 역사에서 징기스칸과 자무카의 숙명적 운명처럼 적과 동지는 서로가 가고자 하는 길이 같은 길일 때만 가능한 것이지, 그 길이 다를 때는 적이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한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둠의 광야에서 역사의 길을 가고자하는 자라면, 나약함에서 벗어나 의지를 불태워야 한다. 자신의 의지가 역사의 의지가 되고, 대중의 의지가 되어, 조그마한 불씨가 횃불처럼 타오를 수 있도록 기름을 부어야 한다. 아무리 영웅이라도 동지들이 없으면 혼자서 역사를 쓸 수가 없다. 역사의 이름은 영웅 혼자를 말하지만, 역사의 과정은 영웅의 동지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징기스칸’역사에 기름이 되어 혁명의 불을 밝혀준 19명의 전사처럼, 변치 않는 의리와 믿음이 있는 동지들은 영웅이 써내려가는 역사의 주인인 것이다. 함께 가는 역사, 함께 쓴 역사, 이러한 역사가 진정한 역사이며, 가치 있는 역사인 것이다. 세상에 태어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함께 가는 길이라면 외롭지 않다. 비록 그 길을 가다가 쓰러지거나, 고난을 겪는다고 할지라도 영웅은 그 길을 가야만 한다.

역사의 길을 가기위해 잠들어 있는 영혼을 깨우는 것은 무엇인가의 ‘사건’이 있어야 한다. 사건이란 관심 없는 사람들을 관심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며, 그들을 통해 혁명의 원동력을 가동시키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관심 있는 일에는 열정을 갖지만, 관심 없는 일에는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관심이란 대중들을 토론의 광장으로, 생각의 광장으로, 혁명의 광장으로 나오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철학자의 열정에서 보면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이 말하는 4가지 우상(종족, 동굴, 시장, 극장)은 이성으로서 경계해야 할 우상이지만, 영웅의 역사에서는 인간의 심리적 호기심을 알 수 있는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 커다란 역사를 쓰기 위해서는 인간의 심리와 대중의 욕구를 알아야 한다. 대중은 사건에 좌우되는 우상과 같다.

대중의 욕구를 모르고 커다란 이상만을 이야기할 경우 대중은 자기와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꺼버린다. 대중의 관심을 얻지 못하면 아무리 영웅의 기질과 꿈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이룰 수 없다. 하나씩 흩어져 있는 인간은 큰 힘을 발휘 못 하지만, 뭉치면 커다란 힘이 되어 역사를 바꿀 수 있다.

대중에 다가서는 길!

그 길은 역사의 길이며, 영웅의 길이다. 그 길에 동지가 되는 사람은 어렵고 힘들 때 우연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영웅은 그들이 다가 설 수 있도록 그 길을 비춰주어야 한다. 빛을 비추면, 그것은 ‘사건(事件)’이 되고, 사건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게 된다. 영웅은 그들의 힘을 빌려 역사를 쓰면 된다.


- 영웅이 되려는 자들이여!-

영웅이 되려는 자들이여!

그대의 주위를 돌아보라!

자신의 주위에 동지가 될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을 발굴하여, 그들이 하나 되게 하라!
그들의 소리가 메아리가 되고, 함성이 되어, 역사를 쓰려는 사람들의 백지 위에 글을 쓰는 사람들의 펜(Pen)이 되게 하라!
역사는 사심(邪心)의 눈으로 바라보면 불행이 되고, 진심의 눈으로 바라보면 행복이 된다.

영웅이 되려는 자여!

그대는 왜?
자신이 영웅이 되겠다고 주장하려 하는가?
그대가 영웅이 되어야 하는 이유를 대중에게 말하라!
당신의 이야기를 ‘영웅의 역사’라고 기술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라!
그러면, 당신은 당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역사의 영웅으로 기록될 것이다.





윤재은(Yoon Jae Eun)

건축가이며 공간철학자. 현재 국민대 조형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홍익대건축학박사, Pratt Institute Master of Interior Design, New York, USA, Denmark International Study, affiliated with University of Copenhagen, Architecture &Design Program, 홍익대 디자인 학사를 졸업했다. 또한 UC Berkeley 건축대학에서 연구교수로 디지털건축을 연구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건축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의 저서가 있다. 주요 건축 작품으로는 헤이리 블랙하우스, 25.7 하우스, 송해븐, 유진타워, 성북동 보현재주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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