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은 공간철학] 데이비드 흄(David Hume)의 ‘인상(印象)과 관념(觀念)’
윤재은 대기자 | 기사작성 : 2015-08-20 19:04   (기사수정: 2015-08-2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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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윤재은 기자]

데이비드 흄(David Hume)의
인상(印象)과 관념(觀念)’ : 관념의 한계를 넘어 ‘나는 구름처럼 살고 싶다.’

(뉴스투데이=윤재은 대기자) 관념(觀念)은 하늘에 떠있는 ‘구름’과 같다. 자연 상태에서의 구름은 자유이며, 명예이며, 생명이다. 자유를 추구하는 구름은 정체되어있지도 않고, 하나의 형상만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구름은 수시로 변화하며 다양한 모양으로 자연을 이롭게 하고 비(雨)를 만들어내어 세상의 모든 생명을 살아가게 한다. 지구상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구름에 의존하며, 구름은 생명의 근원인 물(水)을 만들어내어 생명체의 전도사 역할을 한다.

구름이 자유인 것은 어떤 곳에도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구름은 하늘을 떠다니며 수시로 변화하고, 정체(停滯)되지 않는다. 구름이 정체되지 않는 것은 자유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구름이 자유를 찾아 끝없이 떠다니는 것은 ‘정체되지 않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물이 고이면 썩는 것처럼, 구름도 정체되면 썩게 된다. 하지만 구름은 정체된 적이 없다. 자유를 갈망하는 선지자의 열망처럼 구름은 항상 자유를 향해 항해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구름은 자신의 몸을 가볍게 하여 자유를 찾는다. ‘자유는 구름처럼 가볍게 사는 것이며, 구름처럼 정체되지 않고 변화하는 것이다.’ 변화하지 않는 삶은 구속이며, 속박이며, 방종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우리의 삶은 구름처럼 계속 변화되어야 한다. ‘나는 구름(雲)처럼 살고 싶다.’

형상을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가벼운 것은 구름이다. 구름은 명예를 소중히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을 가볍게 한다. 자신이 가볍다는 것은 번잡한 번뇌(煩惱)가 없다는 것이다. 가벼운 구름에 무언가를 채우려하면 그것은 땅에 떨어져 버린다. 하지만 구름은 채우려하지도 않고, 잡으려하지도 않고, 탐하려 하지도 않는다.

구름은 비움의 미학을 통해 깃털보다 가볍게 세상을 살아간다. 인간이 명예롭게 사는 것은 구름처럼 가볍게 사는 것이다. 많은 부귀와 영화(榮華)를 원하지도 않는다. 명예는 구름처럼 가볍고 자유로운 곳에서 찾을 수 있는 고귀한 품위이며, 품격이기 때문이다.

앞만 보는 인간은 수평적 시야의 것을 탐하기 때문에 물욕이 생겨 무거워진다. 하지만 구름은 명예를 소중히 생각하기 때문에 공간에 머물고, 몸을 가볍게 한다. 하늘에 머무는 구름은 지상의 것들을 탐하지 않는다. 오직 배품만이 있을 뿐이다. 그 배품은 물이다. 명예를 아는 사람은 배품이 있는 사람이며, 배려의 미덕을 담고 있는 사람이다. 내가 아닌 다른 무엇에게 배품의 미덕을 아는 것은 몸과 정신을 가볍게 하는 것이며, 명예롭게 사는 방법이다.

구름이 생명인 것은 비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세상에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체는 물에 의존하고 있다. 물은 생명이며, 삶이다. 이처럼 삶의 근원은 구름에서 만들어지고 구름에 의존한다. 구름은 비를 통해 살아있는 모든 생명을 살린다. 구름이 만들어 내는 생명성은 존재의 의미를 넘어 은총(恩寵)이다. 만약 지구상에 신의 손길이 있었다면 그것은 구름이 만들어내는 물이 원인이었을 것이다.

인간의 관념은 구름과 같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생각이라는 것이 구름과 같이 가벼운 심상에서부터 출발하는데, 이러한 심상은 인간이 경험하고 체험한 인상에서부터 기록되어진다. 인상과 관념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이며, 구름과 같이 가벼운 심상에 머물게 된다.

관념에 있어 단순관념의 구름은 보편화되지만 구름의 종류로 들어가면 다양한 생김새와 활동성이 달라진다. 우리가 매일 보는 구름의 종류는 다양하다. 구름은 우리의 머리 위를 떠있으면서 다양한 모양으로 나타난다.

하늘은 하층운, 중층운, 상층운으로 나뉘는데 상층운은 지상으로부터 6~13km까지의 높이에 있는 구름들을 말하며, 새털구름, 비늘구름, 털층구름이 있다. 중층운은 지상으로부터 2~7km까지의 구름으로 양떼구름, 높층구름, 비층구름으로 나뉜다.

그리고 지상으로 부터 가장 낮은 층의 구름인 하층운은 지상으로부터 2km까지의 구름을 말하며 층쌘구름, 안개구름이 있다. 그리고 수직운은 지상으로부터 13km의 구름을 말하며 천둥과 번개를 만들어 내는 쌘구름과 비, 천둥, 우박을 내리게 하는 쌘비구름이 있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 것은 구름의 종류에 따라 하는 일이 다르고 모양과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각은 구름과 같아 심상의 종류에 따라 관념의 개념이 바뀐다. 인간의 관념은 구름과 같아 수많은 형상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형상의 관념은 마음속에 있다.

인간의 행동은 모든 경험들의 총체를 통해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론 내린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에는 관념이 자리 잡고 있다. 관념은 인간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구름으로서, 생각의 구름이 모여 만들어 내는 형상들이다.

관념은 경험을 통해 알게 된다는 것이 경험주의자들의 주장이다. 로크와 버클리를 통해 시작된 경험론은 데이비드 ‘흄’의 인상과 관념을 통해 완성된다. 버클리에 의해 제기된 지각은 ‘흄’에 의해 인간의 마음에 심어져 있는 것으로 통합되고, 지각은 다시 인상과 관념으로 구분된다.

‘흄’이 말하는 인상은 경험의 사건이 되는 감각을 통해 인간과 직접적 사건이 되며, 사건은 인상을 통해 각인되어 관념화 되는 것이다. 인간의 모든 지각들은 시간성 안에서 사건이며, 사건은 인간이 알고 있는 모든 원인이며, 원인에 의해 제기된 사건은 결과를 인식하는 관념이 된다.

인간이 경험하지 않고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인간의 오성(悟性), 지각(知覺), 그리고 인상(印象)과 함께 경험주의를 대표하는 철학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판단의 관념은 사유와 추론을 통해 인상의 경험들을 기억해내는 마음이다. 인간의 머릿속에 내재되어 있는 심상(心想)은 인간의 관념과 동일한 것이다.

인간의 판단과 지식의 근거에는 관념이 자리 잡고 있으며, 관념은 단순한 사건의 인상들이 모여져 판단의 근거가 되는 관념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사건의 단순관념은 인상의 강도에 따라 내재된 심상이 되기도 하고, 상상이 되기도 한다. 단순한 관념은 하나의 보편적 사건이나 대상에 의해 생겨나지만, 이러한 단순 관념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복합 관념은 사건들의 나열이며, 대상들의 집합이다.

관념은 보편적 심상의 묶음을 말하는 것이며, 이 묶음 속에는 단순 관념들의 경험적 실제가 복합화 되어 관념화되어지는 것이다. 인간의 생각은 이러한 복합화를 통해 감각적 경험을 넘어선 심상(心想)적 경험을 추론하게 되고, 이러한 관념을 상상관념이라 한다. 흄의 이야기처럼 인상은 관념에 선행하며, 관념은 인상의 선행 사건을 통해 형성된 마음속의 심상이다.

관념의 원인이 되는 인상은 대상과 사건에서 시작되지만,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면 기억이 되고, 기억은 인상의 되풀이되는 반복을 통해 관념의 실체들로 작용한다. 관념의 실체들은 인상의 강약에 따라 대상의 관념이 뚜렷하거나 희미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관념의 이중성은 인상에 선행하는 사건의 강약에 따라 심상에 기억되어지고, 이러한 기억은 많은 인상들과 결합하여 상상과 기억을 통해 관념으로 표출된다.

‘흄’은 기억의 통로들 속에서 연결고리를 발견한다. 기억은 시간과 사건의 터널에 의존하지만, 기억이 반드시 인상의 순서에 따라 저장되어지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그는 단순관념들의 인상들이 희미한 기억으로 시간에 잠들어 버릴 때 상상력을 통해 연결되어지고, 이러한 상상과 연합의 성질들을 유연한 심상의 힘이라고 보았다.

관념의 세 가지 성질은 유사성, 근접성, 원인과 결과로 나뉘는데, 관념은 보편자의 속성을 하나만 경험해도 보편자의 부류를 쉽게 알아차리고 그것에 대해 판단할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은 단순관념으로 심상에 남아있는 관념이 연합을 통해 관념으로 자리 잡게 되고, 이러한 단순관념들의 연합을 복합 관념이라 한다.

복합 관념은 연합을 통해 관계되어지고, 단순관념의 유사성, 근접성, 인과관계에 따라 그 관념은 결정된다. 이러한 관념의 연결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연결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연결에 시간이 존재하게 된다. 사건과 결과는 인과율에 따라 관념으로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어 인간의 판단기준이 되며, 심상이 된다.

‘흄’은 지식의 근원이 되는 학문의 난해함을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인간오성의 본성을 면밀히 탐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인간의 판단이 되는 지식의 난해함을 해결하는 길은 불완전한 이성의 판단을 명확히 할 수 있는 형이상학의 정립이 필요한데 흄의 인상과 관념은 지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경험론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

존재에 대한 질문은 인간이 동물과 다른 하나의 이유라 할 수 있다. 존재는 유한한 인간사에 있어 배부른 질문일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의 근원을 이루는 실체에 대한 단순한 질문하나가 인간의 문명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이성의 실체 속에서 자신을 반성하며 살아가는 생명체이다. 반성이 없는 인간이라면, 그러한 인간은 욕망으로 가득 채워진 타락함을 안식으로 알고 살아가는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다. 나약한 인간의 굴레에서 벗어나 저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보라. 그 구름은 자유이며, 명예이며, 생명이다.

나는 구름처럼 살고 싶다!




윤재은(Yoon Jae Eun)
건축가이며 공간철학자. 현재 국민대 조형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홍익대건축학박사, Pratt Institute Master of Interior Design, New York, USA, Denmark International Study, affiliated with University of Copenhagen, Architecture &Design Program, 홍익대 디자인 학사를 졸업했다. 또한 UC Berkeley 건축대학에서 연구교수로 디지털건축을 연구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건축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의 저서가 있다. 주요 건축 작품으로는 헤이리 블랙하우스, 25.7 하우스, 송해븐, 유진타워, 성북동 보현재주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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