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은 공간철학] 존재하는 것은 지각(知覺)되는 것이다
윤재은 대기자 | 기사작성 : 2015-07-06 11:19   (기사수정: 2015-07-0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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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윤재은 기자]

‘존재하는 것은 지각(知覺)되는 것이다’ :

-조지 버클리-

삶의 가치는 세상 어느 것보다 소중하고 귀한 것이기 때문에, 타자(他者)에 의해 묻거나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질문이며, 평가이다.


(뉴스투데이=윤재은 대기자) 인생에 있어 삶(Life)이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질문은 삶의 가치를 묻는 질문이다. ‘삶의 가치는 세상 어느 것보다 소중하고, 귀한 것이기 때문에 타자(他者)에 의해 묻거나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질문이며, 평가이다.’ 세상의 주체로서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진정한 삶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인간은 삶의 주체로서 세상을 살아가지만, 하루하루의 삶이 모두 다 똑 같은 것은 아니다. 인간사 속에서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정말 다양한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인간의 삶 속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삶의 방향이 설정되어 있는지, 아니면 그냥 살기위해서 일하고, 먹고, 자는 일상의 반복으로 삶의 전부를 소모해 버리고 있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삶의 문제는 단순히 생존의 문제를 넘어 가치의 문제로 자신에 의해 평가받아야 한다. 자신에 의해 삶의 가치를 평가 받기 위해서는, 삶의 자세를 바르게 설정하여야 한다. 삶의 자세는 올바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삶이 무엇인지를 직시(直視)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삶을 직시하는 자세에는 3가지의 규칙이 있다. 첫째는 ‘시간(時間)의 소중함’을 아는 것이고, 둘째는 ‘행복(幸福)의 의미’를 아는 것이며, 셋째는 ‘만족(滿足)의 의미’를 아는 것이다.


삶의 자세 중 첫 번째인 ‘시간(時間)의 소중함’은 그 어떤 것과 비유될 수 없는 삶의 근본 요소이다. 세상 모든 것은 시간 안에서 존재하게 되는데, 시간은 이러한 존재의 근본 원인이다. 하지만 인간은 가장 소중한 근본 원인을 쉽게 망각하고 다른 것에서 무언가를 구하려 한다. 우주의 원리이며, 신의 섭리인 시간은 어떠한 물질적 대가를 원하지 않고 인간에게 삶의 근원을 제공한다.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그것을 운명(運命)이라 한다. 운명은 태어날 때 예측(豫測)의 시간 안에서 태어나지만 죽음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죽음은 시간의 종말을 이야기한다. 삶의 의미는 죽음으로 가지전에 이루어진 시간과의 관계이다. 삶의 문제에 있어 죽음은 그 끝을 이야기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안하고 무섭다. 하지만 죽음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인간에게 올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살아있는 순간을 잘 살아야 한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잘 사는 것은 인생을 잘 사는 것이며,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으로서, 삶의 의미를 생(生)의 보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장 소중한 시간의 의미를 모른 채 물질적 삶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서 사는 사람처럼, 시간의 소중함을 물질적 집착에 소모해 버린다.

물론 인간이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기본적 욕구인 의(衣), 식(食), 주(住)를 해결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정한 시간을 투자하여 인간의 기본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노동이 동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동이 물질을 과다하게 모으거나, 욕심으로 발전하면, 시간은 삶의 가치를 변질시키거나, 타락, 후회와 함께 인생의 허무함을 보여준다. 아무리 많은 물질적 부유함도 죽음 앞에 서거나, 시간의 끝자락에 서게 되면, 부질없고 허무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삶의 의미에 있어 진정한 시간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인생을 행복하게 이끌기 위한 첫 번째 요소이다.


삶의 자세 중 두 번째인 ‘행복(幸福)의 의미’를 아는 것은 소소함에서 시작된다. 아침에 일어나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볼 수 있는 것, 숲속에서 불어오는 상큼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것, 아침에 눈을 떠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 등등은 소소한 일상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일상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 인간을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우리들의 삶이다.

만약 이러한 일상이 어떠한 사건이나 상황으로 그것을 맛볼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인간은 불행이 무엇인지를 그 순간부터 알게 된다. 가장 단순하고 사소한 것들처럼 보이는 많은 것들이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아는 것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커다란 어떤 것에서 찾으려 하지만, 행복은 소소한 일상에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항상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것뿐이다.

우리들이 매일 하는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의 요소들이 존재한다. 내 발로 걸을 수 있다는 것, 내 의지로 숨 쉴 수 있다는 것,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것,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잠을 잘 수 있다는 것,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의 조건들이 우리들 곁에 있다.

우리는 이렇게 많은 행복의 조건들을 이미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 우리 곁에 이미 와 있는데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한다면, 그것 만큼 불행한 사람은 없다. 삶의 의미에 있어 행복은 내가 하루를 살아가는 가장 사소한 일상에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발견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보다, 더 소중하고 귀한 일이다.


삶의 자세 중 세 번째인 ‘만족(滿足)의 의미’를 아는 것은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마음의 크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은 우주와 같아 세상 그 어떤 것도 채울 수 있다. 비록 그것이 물질이든 비 물질이든 우리의 마음은 채울 수 있다. 이러한 마음의 무한성은 인간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무한한 마음에 무한한 행복을 채우는 것은 사소한 나의 일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만약 우리의 마음이 조그마한 것에도 감동하고, 그것을 행복으로 아는 사람이라면 세상은 수많은 행복으로 연결된 고리와 같을 것이다. 하지만 만족을 모르는 인간이라면, 세상 어떤 것을 주어도 그 마음을 채울 수 없어 행복의 연결고리를 보는 대신에 채움의 고리만 보게 되고, 그러한 채움은 자신의 육신뿐 아니라 정신까지 병들게 해서 후회와 회환(回還)만을 가져오게 된다.

삶의 끝이 죽음이라는 것은 아는 현명한 인간이라면, 만족(滿足)은 쉽게 찾아오지만, 만족을 모르고 타락한 영혼으로 가득 찬 사람이라면, 어떠한 것을 채워줘도 만족 할 줄 모른다. 이러한 사람은 자신의 몸이 불어가고, 정신이 타락하며, 차오르는 물질에 갇혀 결국엔 죽음의 끝자락에 서서 그것을 놓지 못하고 허우적대다가 삶을 마감 할 수밖에 없다. 인간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적당한 선에서 그것에 만족하고,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삶의 의미를 아는 것은 삶의 의미를 지각(知覺)하는 것으로서, 아무리 좋은 이상(理想)이나 꿈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살아서 숨 쉬는 인간이어야 한다. 살아서 숨 쉬는 인간은 아무리 커다란 이상과 꿈을 갖고 있는 사자(死者)보다 행복하다. 행복은 살아 있어야 느낄 수 있고,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 조지 버클리는 ‘세상의 모든 존재는 지각하는 것(Esse est percipe)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것은 지각하는 한에서 관념이고, 존재이고, 실체인 것이다. 생각하는 인간이 지각하는 인간으로 진화된 그의 개념은 존재의 본성과 의미의 중요성을 살아 숨 쉬는 인간의 지각으로 돌렸다.

버클리의 지각은 감각적 사물들의 실체는 지각 속에서 파악될 뿐, 어떠한 추상적 생각에서 파악될 수 없다고 말한다. 인간의 삶도 지각하는 자아 속에 모든 행복과 불행히 교차하는 것이므로, 삶의 행복도 지각되는 것이며, 지각되는 삶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지각하는 시간을 갖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





윤재은(Yoon Jae Eun)
건축가이며 공간철학자. 현재 국민대 조형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홍익대건축학박사, Pratt Institute Master of Interior Design, New York, USA, Denmark International Study, affiliated with University of Copenhagen, Architecture &Design Program, 홍익대 디자인 학사를 졸업했다. 또한 UC Berkeley 건축대학에서 연구교수로 디지털건축을 연구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건축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의 저서가 있다. 주요 건축 작품으로는 헤이리 블랙하우스, 25.7 하우스, 송해븐, 유진타워, 성북동 보현재주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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