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식물] ‘애기앉은부채’…이른 봄 광합성으로 여름날 찬란한 꽃 피워
강이슬 기자 | 기사작성 : 2014-09-08 10:58   (기사수정: 2014-09-0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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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다. 잎은 뿌리에서 여러 장이 모여 나고 잎자루가 길고 잎의 끝은 둔하고 밑 부분은 심장모양이다. 꽃은 여름철 잎이 쓰러진 후에 7~8월에 핀다. 꽃 덮개인 불염포 속에 도깨비방망이 모양의 육수꽃차례가 들어있고 짧은 자루가 있다. 열매는 장과이며 땅 속에 묻힌 채로 이듬해 꽃이 필 때 완전히 익는데 어린아이 주먹만한 크기이고 붉게 익으며 겉이 거북등 같다.



아직도 잔설이 남은 이른 봄 일찌감치 잎이 돋아 자란다. 부지런하기 이를 데 없고 칙칙하던 마른 풀 더미 위에서 큼직한 초록의 토실한 잎들이 불쑥불쑥 돋아 오른 모습을 보면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겨울의 눈보라가 아무리 거세고 매서운 추위가 몰아칠지언정 그 와중에도 봄이 오고 있었음을 애기앉은부채와 앉은부채의 잎을 보고서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애기앉은부채는 앉은부채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다른 생태를 지니므로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잎은 둘이 아주 비슷하게 생겼지만 앉은부채는 잎이 더 크다. 부지런하기로는 앉은부채가 한 수 위인 것 같다. 봄기운이 미처 돌기도 전에 꽃을 피워내고는 바쁘게 잎을 내며, 그리하여 앉은부채의 꽃을 보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애기앉은부채는 이와는 정 반대이다. 이른 봄 일찌감치 잎을 내어놓고는 햇빛 영양제를 흠뻑 받으며 열심히 광합성을 한다. 그렇게 저장한 에너지로 한 여름날 찬란히 꽃을 피우는데 이때는 이미 잎이 사라지고 난 다음이다. 꽃과 잎은 한 번도 만나지 못하니 서로 그리워하는 상사화와 같다고 할까.

이른 봄날의 찬 기운을 견디며 자란 원을 풀고자 함일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때에 땅위에 바짝 붙어 꽃을 토해낸다. 자주색의 둥그스름한 꽃잎은 사실은 꽃이 아니라 꽃을 둘러싼 포대기이다. 부처의 후광을 닮아 불염포라 한다. 후광에 싸여 점잖게 앉아있는 부처님의 모습에 견주어 앉은 부처라고 부르던 것이 앉은부채가 된 것은 아닐까? 짤막하고 든든한 꽃자루 위에 올라앉은 모습이 꽤나 의젓하다.


정작 꽃은 도깨비 방망이처럼 둥글고 길게 생긴 대위에 조롱조롱 촘촘히 자그맣게 달렸다. 고기 썩는 듯한 특이한 냄새를 풍겨 곤충이나 육식성의 소동물들이 찾아와 툭툭 건드려보고 에둘러 보는 것으로 수정을 하는데 방법 치고는 그리 세련되지를 못했다. 꽃내음이라고 하면 당연히 그윽하고 향기로울 줄 알았더니, 참 의외이다. 향기야 어찌 되었든 목적은 달성한 셈이니 식물의 자손번식의 의무와 그를 위한 여러 장치는 참으로 기발하고도 가지가지이다.

수정이 된 꽃은 땅에 묻힌 채로 익는데 참 오래도 걸린다. 그 해 다 못 익고 다음해까지 간다. 이듬해 다시 꽃이 필때까지 열매를 익힌다. 그것보라지, 잎은 왜 그리 빨리 거두어 미처 열매 익힐새가 없게 만든담. 모자란 에너지를 시간으로 충당하며 2년에 걸쳐 익은 열매는 다음 번 꽃 주변에서 거북등을 하고 주먹만한 덩어리로 익는데 반은 땅에 묻힌 채로 얼굴을 내민다. 꽃도, 열매도, 생태도, 모양도 모두 참으로 신기하다.

강원도 설악산, 대관령, 점봉산, 오대산, 태백산 등 중부 이북의 산지에만 나고 개체수도 매우 적은 식물이다. 민간에서 앉은부채와 같이 독성분이 있는 뿌리줄기와 잎을 구토진정(嘔吐陳情) 또는 이뇨제(􆩳􆩔劑)로 사용한다.


(자료제공: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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