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군의 나도 문화해설사] 정조반차도26 어보마
강이슬 기자 | 기사작성 : 2014-07-18 09:05   (기사수정: 2014-07-1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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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양문숙 기자]
어보마(御寶馬)
 
#1 Quiz : <병당과 총당> 뒤에 <어보마>를 앞세운 관리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그 관리들에 붙어 있는 설명 중 잘못된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이 무엇일까?
 
정답 :引儀四
 
#2 Quiz : <통례>와 <인의>의 뒤를 따르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벼슬이 높은 사람은 누구일까?
 
정답 : 別雲劍
 
■ 인로(引路)와 어보마(御寶馬)
 
우선 인로(引路)는 <국왕이나 고관(高官)의 행차 길을 인도하는 사람>을 뜻한다. 한자 뜻이 어렵지 않아서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2명이라서 숫자 2(二)가 붙었다.
 
<인로>의 뒤를 따르는 어보마(御寶馬)는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인 어보(御寶)를 실은 말이다. 앞서 여러 차례 등장했던 <인마(印馬)>에는 말구종이 한사람씩 이었는데 <어보마>에는 말구종이 두 사람이나 붙었으니 어보 중에서도 최상급 어보 또는 <국새>인 듯하다.
 
■ 통례(通禮)와 인의(引儀)
 
<어보마>의 뒤에는 두 사람이 나란히 있는데 위쪽에는 <통례(通禮)> 아래쪽에는 <인의4(引儀四)> 라고 설명이 붙어 있다.
 
<통례>는 예조 소속으로 국가의례(儀禮)를 관장하던 통례원(通禮院)의 최고벼슬이다.
 
그 아래의 <인의> 역시 <통례원>에 속한 종6품 관원인데 그림 속의 사람은 한명인데도 불구하고 설명에는 4명이라고 되어 있다. 이는 아마도 의궤제작자의 <실수>로 보인다. 앞서 <별기대84명>의 행진과 같이 사람이 반복적으로 많이 등장할 때는 예외적으로 설명문에는 숫자를 제대로 쓰고 그림은 줄여서(별기대는 10명만 그렸음) 표현하기도 하지만 여기에서는 4명이 들어설 공간도 없을 뿐더러 이때 따라간 인의는 <최정> 이라는 확실한 기록도 있어서 분명 제작자의 실수로 보인다. 
 
■ 별운검(別雲劍) 과 별순검 구분하기
 
그런데 각각의 벼슬에 대한 품계를 굳이 알지 못하더라도 직관적으로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말구종(견마잡이)이 붙은 사람을 찾는 것이다. 대체로 정조반차도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말구종이 붙은 사람은 고위관료인 당상관으로 보시면 된다. 
 
별운검(別雲劍)은 조선시대 무반(武班)으로 임금의 좌우에 서서 호위하는 2품 이상의 임시 관직을 뜻하는데, 임금을 지근거리에서 호위해야하기 때문에 큰 잔치나 임금이 거둥할 때 유능한 무장이나 신뢰할 수 있는 신하들을 골라 임명했다. 
 
1456년(세조 2년)에 성삼문, 박팽년 등이 주동이 되어 성승, 유응부를 별운검으로 선정하여 명나라 사신을 영접하는 창덕궁 연회장에서 세조를 살해하고 상왕으로 물러나 있던 단종을 복위시키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세조의 모신이었던 한명회가 비밀히 탐지하고서 세조에게 알려 연회 당일에 별운검을 폐지시킴으로써 결국 이 거사가 중지됐고, 뒤따라 동모자의 한 사람인 김질의 고변으로 이들 사육신이 모두 고문 처형된 사건이 있었다.
 
이들이 소지하는 칼을 운검(雲劍)이라고 불렀는데, 뜻은 구름속의 칼 이라는 뜻이다. 그 이유는 그들이 호위하는 임금은 곧 용이며, 용은 항상 구름속에 있기 때문. 그래서 지금도 경복궁의 편전인 사정전에 가보면 임금의 자리 뒤에 일월오봉병과 함께 운룡도(雲龍圖)가 그려져 있다.
 
별운검과 비슷한 이름이 있는데 바로 별순검(別巡檢)이니다. 2010년 MBC 드라마에도 같은 제목의 사극이 있었는데 별순검은 구한말 경무청, 경위원에 예속된 경찰관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황궁숙위 및 경찰 임무를 수행하는 관리를 순검이라 하였는데, 그 중 제복을 입지 않고, 비밀정탐에 종사하는 자를 별순검(別巡檢)이라 했다. 또한 순검이 경찰의 일반업무를 맡은 데 반해서 별순검은 정보임무만을 맡았기 때문에 오늘날의 사복형사와 비슷한 직분으로 생각하면 된다.
 
뱀의 발(蛇足) :
정조실록 45권, 20년(1796) 12월 12일(계미) 2번째기사
* 별운검에 임명될 수 있는 자격 제한을 두다    
  
전교하였다.
“별운검(別雲劒)은 임무가 막중하므로 옛날에는 대신(大臣)과 같은 품계라야만 임명하였고 대신보다 높은 대군(大君)도 임명하였었다. 나중에는 비록 옛날의 규례대로 하지는 않았어도 정경 이상의 높은 품계에 해당되는 사람만을 갖추어 의망하였었다. 그런데 근래에는 전혀 제한을 두지 않고 있으니 더이상 외람된 일은 없을 것이다. 이보다 먼저 별도로 엄중하게 신칙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이 별운검 의망 단자를 보니 아전(亞銓)을 지내지 않은 참판들도 의망에 포함시켜 놓았다. 담당 병조 판서를 엄중히 추고하라. 지금부터는 대신과 의논해서 일정한 제한을 두도록 정하여 그것을 규정으로 삼도록 하되, 정경 중에서 일찍이 육조의 장관이나 정부의 서벽(西壁)을 지냈던 사람 및 참판 중에서 일찍이 아전(亞銓)을 지냈던 사람을 뽑아 의망하도록 하라.”
 
■ 차비중사, 차비선전관, 상서원관, 유서차비는 모두 국왕과 직접 관련되는 업무
 
차비중사와 차비선전관에는 공통적으로 차비(差備) 라는 말이 붙어있는데 차비는 조선시대 궁중의식에서 특별한 임무를 맡기려고 임시로 임명한 벼슬을 가리킨다. 
 
그래서 차비중사(差備中使)는 왕의 명령을 전하는 내시중에서 임시로 뽑힌 사람이고, 차비선전관(差備宣傳官)은 왕의 시위(侍衛)와 전령(傳令)을 주로 관장하던 기관인 선전관청(宣傳官廳)에서 임시로 뽑힌 선전관을 가리킨다.
 
한편 상서원관(尙瑞院官)은 국왕의 국새, 궁궐출입증인 부신(符信) 등을 관장하였던 상서원의 관리를 가리킨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유서차비(諭書差備)는 관찰사, 절도사, 방어사 등 지방관이 부임할 때 왕이 내리던 명령서를 전달하기 위해 임시로 임명되었던 사람을 가리킨다. 차비중사, 차비선전관, 상서원관, 별운검, 유서차비 등은 모두 업무상 국왕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물들이다.
 
■ 선예나인(先詣內人)
 
별운검의 바로 뒤에는 선예나인(先詣內人)이 각각 9명씩 뒤따르고 있는데, 선예나인은 선두그룹의 나인들이란 뜻이다. 그런데 한자로는 내인(內人)이라고 쓰고 읽을 때는 나인이라고 읽는다.
 
이런 식으로 쓴 글자와 읽을 때 발음이 다른 한자들이 많다.
 
뱀의 발(蛇足) :
  (1)사복시(司僕寺)는 임금의 가마와 수레, 말에 관련된 일을 관장하던 관청
    <寺>는 절을 뜻할 때는 <사> 이지만 관청을 뜻할 때는 <시>로 읽는다.
  (2)거둥(擧動)은 임금의 나들이를. <거동>이라고 하지 않고 <거둥>이라고 읽는다.
  (3)주리(周牢)는 형벌의 일종.  원래 발음은 <주뢰>이지만 <주리>로 읽는다. 
  (4)나발(喇叭)은 옛 관악기의 하나 <나팔>이라고 쓰지만 <나발>로 읽는다.
  (5)장구(長鼓)역시 쓰기는 <장고>로 쓰지만 <장구>로 읽는다.
 
■ 궁임(宮任) 과 검칙장관(檢飭將官)
 
한편 나인들의 옆에 따라가고 있는 궁임(宮任)은 각 나인들의 처소에서 근무하는 액정서(掖庭署) 소속 관리들인데 액정서는 내시부에 부설된 기관으로 왕명의 전달, 궁궐의 열쇠 보관, 궁궐의 정원 관리, 임금이 쓰는 붓, 벼루, 먹 등의 조달을 맡았다.
 
나인들의 바로 뒤에는 검칙장관(=검칙장교) 3명이 따라오고 있는데 검칙(檢飭)이란 규정대로 시행되지 않은 행정 조치를 조사해서 규정에 따르도록 단속하는 것을 말하며 검칙장관(장교)은 곧 행렬의 질서를 담당하는 장교를 뜻한다.
 
뱀의 발(蛇足) :
정조실록 8권, 3년(1779) 12월 28일(무인) 5번째기사
* 궁방에 바칠 세곡의 배가 파선되었는데 오히려 독촉하여 침징한 당해 궁임을 징계하다      
한성부(漢城府)에서 아뢰기를,
“하동(河東)의 뱃사람 장맹용(張孟用)이 의열궁(義烈宮)의 여러 궁방(宮房)에 바칠 세곡(稅穀)을 나르다가 파선(破船)된 일 때문에 서울에 올라와 호소하였습니다. 무릇 큰 바다에서 파선되어 사람이 빠져 죽었으면 침징(侵徵)하지 말라는 것이 분명히 법전에 실려 있으므로 해궁(該宮)에서 독촉하여 거두어 들이게 한 것이 이미 법을 벗어난 것인데, 도리어 장맹용이 호소하였다 하여 곧바로 조율(照律)하기를 청하였으니, 매우 놀랍습니다. 당해 궁임(宮任)을 조율하여 다스리소서.”(후략)


(뉴스투데이=최동군 객원기자)

 
 
문화해설분야 작가 겸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문화컨텐츠학부 외래교수
저서 : <나도문화해설사가 될 수 있다> 시리즈물 - 궁궐편, 사찰편, 북한산둘레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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