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은 공간철학] ‘아파트가 가져올 미래의 불안(不安)’ – 아파트의 붕괴는 국가의 재앙(災殃)이며, 국민생활의 붕괴(崩壞)일까?
윤재은 대기자 | 기사작성 : 2014-06-23 18:23   (기사수정: 2014-06-2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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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윤재은 기자

‘아파트가 가져올 미래의 불안(不安)’ – 아파트의 붕괴는 국가의 재앙(災殃)이며, 국민생활의 붕괴(崩壞)일까?

(뉴스투데이=윤재은 대기자) 삶에 있어 ‘의(衣) 식(食) 주(住)’는 인간으로서 추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이다. 그중에서도 사회활동의 안식처로서 ‘주(住)’를 안정되게 갖는 것은 많은 사회적 비용과 노력이 요구되는 활동이다. 그만큼 ‘주(住)’는 인간의 안정된 행복을 위해 필연적 요소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주거형태는 196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대다수가 단독 주택 또는 다세대의 복합형 주거방식을 추구하였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부터 불기 시작한 아파트의 주거형태는 2007년 기준 52.7%에 달했으며, 현재는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 역사는 1932년 토요타가 세운 충정로의 유림아파트와 서대문에 지어진 풍전아파트를 들 수 있다. 그리고 1963년 서대문구에 지어진 마포아파트는 서민들의 안정적 주거를 위해 도입된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라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에 아파트 주거의 보급화를 가져온 직접적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최초의 아파트는 AD 200년경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로마에는 5만 여 채의 ‘인슐라(insula)’가 지어졌으며, 일층은 상가, 위층은 주거지로 이루어져 있었다. 사용되어진 재료로는 나무, 진흙, 벽돌, 원시적 시멘트 등을 이용하였으며, 10층 규모까지 지어졌다. 그러나 로마 네로황제시절 대화재로 7층 이하의 높이를 규제하기도 하였다. 당시 ‘인슐라’는 로마 서민층이 주로 거주하는 주거였으며, 당시 로마의 번성과 함께 인구증가에 따른 주택 대책이었다.

유럽에서 현대주거의 아파트 형태가 실험적으로 진행된 곳은 독일 슈튜트가르트(Sttutgart)였다. 1927년 슈튜트가르트 시는 일정지역에 미래의 주거에 대한 실험단지를 건설해보고자 하였다. 그렇게 생겨난 곳이 바이센호프 주거단지(Weissenhofsiedlung)였다. 근대건축의 거장 미스 반 데 로에(Mies Van Der Rohe)아파트는 이곳에 공동주택의 개념인 아파트를 설계하였으며, 이는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아파트의 전형적인 초기 모습이었다.

이와 같이 태어난 아파트의 개념이 서민들의 주거향상을 위해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래를 예측하고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안정을 위해서는 모든 정책이 ‘100년 앞을 내다보는 정책’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미래 예측의 장단점을 분석하지 않고, 바로 앞만 내다보는 정책으로 우리나라의 주거정책이 시행되었다면, 이는 곧 다가올 ‘국가와 국민의 불안(不安)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에 대단위의 아파트가 건설되기 시작한 것은 노태우 정권 때이다. 당시 주택의 안정화를 위해 200만호 건설이라는 구호를 내세워 199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일산과 분당에 12층~15층 규모의 고층아파트가 지어졌다. 하지만 당시 대단위의 아파트를 건설할 만한 자재가 부족하여 중국산 시멘트와 바다모래를 세척하여 사용하였다. 이렇게 사용된 재료는 아파트의 구조를 지탱하는 철근을 빠르게 부식시켜 아파트 수명과 구조에 대해 치명적 일 수밖에 없었다.

분당, 일산을 시작으로 평촌, 산본, 중동 뿐 아니라 전국적 유행처럼 불기 시작한 아파트 건설은 이제 전 국민의 필수 주거(住居)가 되었으며, 대부분 중산층이하 서민들의 전 재산에 해당한다. 이들 중 상당수의 사람들이 한 채의 아파트를 소유하거나 은행의 대출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우리나라에 ‘아파트 붕괴현상’이 나타난다면, 그로 인해 발생되는 파급효과는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이는 ‘국가의 재앙(災殃)이며, 국민생활의 붕괴(崩壞)’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서 아파트 붕괴사건은 와우 시민아파트 참사가 있다. 1970년 4월 8일 와우 아파트 5층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려 주민 33명이 사망하고, 38평의 부상을 만들어내 인재(人災)가 있었다. 이러한 사고가 언제 또 발생할지, 그리고, 국가의 재난을 불러일으킬 요소는 없는지, 고민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덴마크의 경우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초까지 우리와 같은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였으나,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 덴마크 주거의 정체성, 미래에 대한 주택정책 등을 고려하여 친환경 전원형 주택으로 국가의 정책을 바꾸었다. 이러한 정책의 변화는 덴마크 사람들의 ‘주(住)’ 생활을 미래지향적으로 바꾸었으며, 행복한 삶의 기반을 마련한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만약 ‘가상의 시나리오’를 써서 우리나라 아파트가 가지고 있는 ‘미래의 이야기’를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상황은 짧게는 내일, 그리고 5~10년, 길게는 10~20년 이내에 우리들에게 발생할 재난(災難)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줄 수 있다.

만약, 어느 새벽에 내가 잠을 자고 있는 아파트에서 커다란 굉음이 들려 가족들과 이웃들이 눈을 비비고 잠옷차림에 창문을 열고 내려다보니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히 있었던 옆 동 아파트가 와우아파트처럼 처참하게 붕괴되어버리고, 그 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사람들은 비명 한 번 질러보지 못하고 몰살을 당하게 된다는 가정을 해본다.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면 그 이후의 일은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그 당시 무너진 동의 아파트 주민은 물론이고, 그 당시 지어진 모든 아파트의 사람들은 정신적 공황과 함께 아파트 탈출 러시(Rush)가 이루어질 것이다. 만약, 내가 잠을 자고 있는 동안이나 혹은 출근하고 있는 동안 집에 있을 가족들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아파트에 남아 그 곳에서 거주 한다고 생각하면, 그 어느 누구도 그러한 위험이 있는 아파트에서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심리적 불안은 아파트를 빨리 팔고 다른 안전한 주거로 옮기려는 현상으로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고 나면, 누가 그러한 붕괴위험이 있는 아파트를 비싼 돈을 지불하며 사려고 하겠는가? 아마도, 아무도 그러한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아파트의 가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급격한 하락을 면치 못하면서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시발된 아파트 탈출 러시(Rush)는 중산층의 붕괴를 가져올 뿐 아니라 국가의 재난으로 다가올 위험이 있다. 폭락된 아파트는 은행의 담보대출금 상환을 못하게 되고, 그로 인해 신용불량뿐 아니라 붕괴위험이 있는 아파트를 탈출하려 해도 갈 곳이 없어 매일매일 불안한 생활을 하면서 정신적 공황상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만약, 아파트가 지어진 땅에 각각의 세대들에게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적정 평수를 줄 수 있다면, 아마도 상황은 조금 나아질 것이다. 하지만 아파트 대지를 개인 세대별로 나눈다 해도 각 세대에 돌아갈 땅이 아주 작기 때문에 재산에 대한 효용가치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가들은 두 번 다시 이러한 아파트에 자금을 투자 하지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의 논리에 의하면, 이익이 남지 않는 사업에는 그 누구도 자본을 투자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서울에 지어진 저층 아파트들은 5층 규모로 지어졌을 뿐 아니라, 서울의 급속한 인구팽창으로 땅값의 상승과 함께 투자대비 고효율의 수익이 기대되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아파트 사업에 자본을 투자하였다. 그리고 아파트 사업자들은 도심주거의 상승세에 힘입어 부지를 매입하고, 저층 아파트들을 사들여 그 곳에 15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를 지어 투자대비 많은 수익금을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대부분 고층이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이들을 사들여 재개발한다면 최소 5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를 지어야 수익의 타당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업으로서 가치(價値)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아파트의 가치가 상실되고, 아파트 구조의 붕괴 등으로 사업자들은 떠나고, 가치 하락된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 중산층이하 서민들은 재산가치 하락에 따른 사회적 문제뿐 아니라 경제적 문제까지를 떠않아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이러한 상황이 도래되고, 개인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이러한 문제는 국가가 정책으로 해결해야만 할 문제이다. 하지만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재난이 닥쳐온다면 이에 대한 해결은 쉽지 않은 국가적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 및 경기도는 뉴타운 정책으로 인해 아파트 건설의 가속화가 이루어져 왔다. 2000년대 초 이명박 시장이 추진한 뉴타운 정책은 인구 1천만의 서울을 아파트 공동체로 만들었으며, 이러한 현상은 수도권 뿐 아니라 경기도 일대로 까지 파급되어 현재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주거 정책의 대단위 아파트가 우리 주거의 커다란 보금자리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이러한 상황이 재앙(災殃)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을 감지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아파트의 구조는 철근 콘크리트에 의한 내력 벽식 구조를 택하고 있다. 각 세대의 벽들이 각각의 구조체로서 각 층을 떠받들고 있는데, 만약, 여기서 어느 한 군데의 벽이라도 취약한 구조가 발생하면, 이러한 아파트는 붕괴의 현상을 보이게 되어있다. 유럽의 경우 정상적인 콘크리트구조에 완벽한 시공이 이루어진다면, 콘크리트 구조의 안정성은 최대 90년까지도 견딜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아파트 수명을 보면 최대 30~40년이 한계(限界)에 달한다. 아파트가 지어지고 이 시기가 되면, 콘크리트 속에 있는 철근이 부식되고, 건설당시의 구조를 지탱할 수 없거나, 설비시설이 노후화되어 주거의 기능이 점차 상실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급속한 확산으로 인한 아파트 공동체 현상은 노후화된 주(住) 생활의 향상을 가져왔다는 긍정적 평가 속에서도 미래(未來)에 대한 예측(豫測)부재로 인해 우리나라에 닥쳐올 커다란 재앙(災殃)이 되어가고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지속 가능한 안정적 주거의 공급을 위해 친환경적 주거 개선 대책을 실현하여야 하는데, 이에 대한 대응방법으로 ‘대체대지를 통한 친환경적 주거 분산방식’을 택하여 장기적 계획에 의해 재앙(災殃)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윤재은(Yoon Jae Eun)

건축가이며 공간철학자. 현재 국민대 조형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홍익대건축학박사, Pratt Institute Master of Interior Design, New York, USA, Denmark International Study, affiliated with University of Copenhagen, Architecture &Design Program, 홍익대 디자인 학사를 졸업했다. 또한 UC Berkeley 건축대학에서 연구교수로 디지털건축을 연구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건축전문서적 Archiroad 1권(Hyun), 2권(Sun), 3권(Hee)가 있으며, 장편소설로 비트의 안개나라, 시집으로 건축은 나무다, 건축은 선이다의 저서가 있다. 주요 건축 작품으로는 헤이리 블랙하우스, 25.7 하우스, 송해븐, 유진타워, 성북동 보현재주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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