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나 에그아트] 산토리니의 푸른 그림자(Blue Shadow of Santorini)

강이슬 기자 입력 : 2014.03.03 08:16 |   수정 : 2014.03.0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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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대한 막연한 환상은 지중해와 신화 이야기에 대한 동경 속에서 시작된다.
 
5월 하순경 35도 이상의 높은 온도와 작열하는 지중해의 햇살은 너무도 강렬해서 선글라스를 쓰고도 눈을 크게 뜰 수 가 없었다.
 
남편의 안식년 휴가를 겸한 박사학위 논문 준비와 작품구상을 위한 휴식을 위해 서양 문명의 발상지였던 그리스의 아테네와 여러 섬을 찾았었다. 각종 문헌과 여행 정보를 통해 본 웅장하고 거대한 그리스 로마신화 속 이미지에 비해 그 도시와 유적, 유물들은 규모가 작았으며 워낙 긴 세월이 지난 상태여서 많이 파괴된 상태이지만 마치 내가 고대 역사 속에 들어온 것처럼 경이로웠다.
 
아테네 그리 높지 않은 절벽 산에 건설된 아크로폴리스 내에는 파르테논 신전 등이 그 찬란했던 그리스의 역사와 자유분방했던 고대 아테네의 예술적 토양을 대변하고 있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바쁜 생활 속에 마치 오아시스처럼 혹은 과거로의 여행에 나선 것처럼 묘한 신비로움과 함께 대리석 하나하나를 밟으면서 훌륭했던 그 역사성을 음미하며 어느새 나는 신화 속 주인공이 된다. 
 
고고학박물관에 전시된 고대 유물 들을 감상하며 그 역사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었던 아테네는 현대의 거대도시에 비춰 작은 도시이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곳곳에 서양문화의 근간을 이뤘던 많은 역사가 함축되어 있었다.
 
끊임없이 세계의 관광객을 지중해라는 꿈의 바다로 불러들이는 그리스의 흡입력은 그리스 로마신화와 더불어 에게 해(Aegean Sea)의 바다에서 만난 푸른색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의 여러 개의 섬을 돌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우리에게 한 청량음료의 광고배경으로 많이 알려진 산토리니 섬이었다. 눈이 부시도록 하얀 벽과 푸른색 창문으로 포인트를 준 사각형 집에 원형의 파란 지붕으로 구성된 특이한 건물들은 마치 동화 속 이야기 같은 섬의 이미지를 자아냈다. 특히 가파른 절벽의 공간에 흰색과 파랑의 그리스 국기 색으로 채색된 건물들은 산토리니 섬만의 독특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절벽에서 가파른 길을 케이블카로 내려가면 작은 포구가 있으며 그곳에는 각국에서 온 15층 빌딩 높이의 거대한 유람선들이 멀리 정박한 채로 작은 배를 통해 많은 관광객을 육지로 보내고 있었다.
 
섬에 있는 사람들의 90%가 관광객일 정도로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곳 산토리니에서의 바쁜 여정을 마치고 절벽에 위치한 경관이 좋은 레스토랑을 안내 받아 각국에서 온 사람들 속에 자리를 잡았다. 갓 구어 낸 빵과 신선한 올리브, 뜨거운 태양과 바닷바람을 맞은 포도로 빚은 와인과 맛깔스러운 씨푸드를 주문하고, 하얀색 건물과 푸른 지붕들 사이로 서서히 붉어지는 석양을 바라보았다.
 
푸른 바다가 짙푸르게 변하고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었다. 일몰을 보려고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쏟아내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바다라는 거대 용광로에서 하나로 희석되어 모두가 공감하는 지구촌 문화로 재탄생 되는 것을 느끼며, 사람들은 같이 온 연인과 서로 포옹하고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었다. 어느새 짙푸른 바다는 태양빛과 동화되고 산토리니의 푸른색 풍경들은 내일을 준비하며 어둠 속으로 사라져간다.

 
* * * * * * * *
 
짙고 푸른 지중해의 색과 그리스 산토리니 특유의 건물에서 볼 수 있는 색, 그리고 그리스 국기에 공통으로 볼 수 있는 선명한 파란색을 아크릴물감으로 바탕에 채색해 보았다.
 
먼저 알을 가로로 2등분 제도 후 치과용 드릴로 절반을 절개하고 겉과 안쪽 면에 색상을 입히는 작업을 한다. 여러 번 칠한 파란색을 곱게 나타내기 위해서는 색을 한 번씩 칠할 때마다 샌드페이퍼로 갈아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몇 번을 해야 한다는 숫자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타조 알의 표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늘로 살짝 누른 모공처럼 보이는 표면을 갖고 있다.

이런 표면을 매끄럽게 성형해야 하는 작업의 특성상 매끄러워질 때까지 계속 샌드페이퍼로 갈아주어야 하는데 이 과정은 알표면이 갈아지면서 생기는 미세한 분진이 호흡기로 들어오는 작업인 만큼 꼭 마스크를 쓰고 방지해야만 차후에 발생할 수 있는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같은 일을 수 없이 반복하는 것은 무척 지루한 작업이지만 그 시간을 거쳐야 만이 알위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색상을 표현할 수 있다. 
 
지중해 바닷바람에 절벽 위에서 손을 흔들던 야생화는 뉴질랜드에서만 생산되는 짙은 초록빛 자개로 줄기와 잎 부분을 조각한 뒤 크림색 자개의 꽃과 나비 등을 연결해 주었다. 살짝 웨이브 진 줄기 사이로 산토리니의 산들바람이 지나가면 어느새 내가 본 풍경들은 그림이 되어 동그란 360도 캔버스에 안착이 된다.  
 
가장 윗부분 좌측에는 산토리니에서 본 푸른 달을 올리고 햇살이 밝게 들어오는 창가에 작품을 놓았다. 햇살에 반짝이는 작품은 나를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그 때 그 시간으로 안내해주고 있다. 그리스의 대문호인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죽기 전에 에게해를 여행할 행운을 누리는 사람은 복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지중해와 그리스의 하늘아래 산토리니에서 보낸 아름다운 시간을 추억을 생각하며……산토리니의  푸른 그림자를 나만의 일기장에 기록해본다. 
 
(소재: 타조알에 자개-Ostrich Egg with Mother of Pearl)





 
헬레나 김 주 (Helena Kim Ju)
뉴질랜드 에그아트 재단 이사
한국공예예술가협회 상임이사
Institute of Helena Egg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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