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장] 강미자 “본업은 현대적 노리개 제작, 취미는 전통 노리개 수집”
강이슬 기자 | 기사작성 : 2014-01-08 10:00   (기사수정: 2014-02-0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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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미자 [사진=양문숙 기자]
▲ 강미자 노리개 작품 [사진=양문숙 기자]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전통 노리개를 그대로 재현하기 보다는 현대적인 디자인을 접목해 평상시에도 쓸 수 있도록 만들어 널리 알리고 싶어요.”
 
예나 지금이나 여자들은 꾸미는 것을 참 좋아한다. 우리 조상들도 자신을 치장하는 일을 즐겼다. 노리개는 조선시대 부녀자들이 저고리고름이나 치마허리에 차던 장신구로 궁중 왕가부터 양반, 평민에 이르기까지 모든 여성들에게 애용됐다.
 
노리개는 패물과 매듭, 술로 구성되어 있다. 패물로는 금, 은, 옥 등이 주로 사용되며, 원형, 사각형, 나비·꽃 모양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조선시대 여성들이 애용하던 노리개가 더 이상 널리 사용되지 못 하고 있다. 전통복식에 착용하던 장신구인 만큼 그 쓰임이 현저하게 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특별한 날, 한복을 갖춰 입을 때 말고는 장롱 깊숙이 어딘가에 잠을 자고 있는 노리개. 강미자 명인은 노리개의 잠을 깨워 특별한 날만이 아닌, 일상 속에서 항시 쓰일 수 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노리개를 일상으로 들여온 강미자를 만나보자.
 
▲ 강미자 [사진=양문숙 기자]
■ ‘실속파’ 공예인
 
강미자를 만나러 간 곳은 ‘만물시장’ 남대문시장에 위치한 그의 가게였다. 전통만 고집해서 전통 노리개를 그대로 재현하기 보다는, 현대적인 디자인을 접목시켜 많은 사람들에게 노리개를 알리기 위한 그녀는 조용한 공방이 아닌 왁자지껄한 시장 한 가운데에 자리를 잡았다. 생산과 판매를 한 자리에서 이루고 있는 그녀를 ‘실속파 공예인’이라 칭하고 싶다.
 
- 노리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처음에는 취미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만드는 걸 워낙 좋아했는데, 친구네 언니가 매듭을 하길래 가르쳐달라고 해서 언니께 배우기 시작했죠. 그게 1981년도네요.”
 
- 처음 배울 때부터 곧잘 하셨나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배우면 몇 개씩 응용하곤 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나중에는 주위에서 저한테 가르쳐달라고 하더라고요. 소개소개로 매듭을 가르치다가 아예 공방을 차리기도 했죠. 제가 그때 알려준 분들이 지금도 많이 하고 계실거에요.”
 
- 남대문 상가에는 언제부터 자리를 잡으셨나요.
 
“매듭을 배우기 시작하고, 5년여 후에 바로 이곳에 가게를 차렸어요. 아무래도 금전적인 활동을 무시할 수 없어서, 작품 활동에만 매달리지 못 했어요.”
  
- 가게를 하면서 작품 활동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은데.
 
“가게에서 잠시라도 짬이 나면 계속 실을 붙잡고 있어요. 힘들 수도 있지만, 재미있으니깐 계속 잡게 되더라고요.”
 
▲ 강미자 [사진=양문숙 기자]
▲ 강미자 노리개 [사진=양문숙 기자]
■ 노리개 응용 비법은 ‘전통 노리개 수집’
 
강미자는 처음 매듭으로 시작해 점차 노리개를 중점적으로 다루기 시작했으며 이후 목걸이, 귀걸이, 핀, 브로치 등 다양한 장신구로 그 영역을 확대해갔다. 여러 분야의 공예품을 다루다 보니, 전통 부문을 ‘응용’하는 데에는 어느 누구보다 자신있다.
 
“정말 전통공예 응용하는 데는 일인자라고 자부할 수 있어요. 우리 전통을 가지고 응용할 수 있는 것이 정말 다양하고 무궁무진 하거든요. 앞으로도 응용할 수 있는 게 천지에요.”
 
- 응용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요?
 
“다니면서, 살면서 보는 모든 것에서 얻어요. 특히 여행을 다니면서 영감을 많이 얻어요. 해외에 나가 그 나라의 특색이 담긴 공예품을 보게 되면, 그것과 우리나라의 특색을 섞은 이국적인 작품이 만들어 지기도 하죠. 예술인으로서 응용할 수 있는 건 정말 무한대에요. 매듭 작품에 금속을 이용해 보기도 했어요.”
 
- 전통을 그대로 전승하는 것 보다 응용을 중점적으로 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현대인들은 노리개를 착용할 일이 거의 없잖아요. 그러니 현대인들도 착용할 수 있게 현대적인 디자인을 접목시켜서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전통에만 메달리기에는 금전적으로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노리개 하나에 천만원이 넘는 작품도 있어요. 옥이나 다이아몬드 등이 들어가기 때문에 재료값도 무시 못 해요. 작품 활동은 현대적인 노리개를 주로 하고, 전통 노리개는 수집하고 있어요. 본업은 노리개 제작, 취미는 노리개 수집이죠.(웃음) 전통 노리개 모으는 재미도 있고, 보고 있으면 즐거워져요. 또 전통 노리개에서 응용한 새로운 작품을 만들 수 있으니 참 좋아요.”
 
- 전통 노리개는 주로 어디서 수집하나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발품 팔아 수집해요. 아니면 제가 그렇게 수집하는 걸 주위에서 아시고는, 좋은 노리개 있으면 가져오기도 하세요. 그렇게 모은 전통 노리개는 노리개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종종 보여드리는데, 너무나 좋아라하세요. 그러면 저도 너무 기쁘죠. 가끔 팔라고 하는 분들도 많은데, 수집한 노리개는 제가 너무 아끼는 것들이라 웬만해서 팔지 않아요.(웃음)”

▲ 강미자 작품 [사진=양문숙 기자]
■ “노리개는 섬세함이 가장 중요”
 
- 노리개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섬세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실이나 염색 등 기본적인 재료들은 요즘 잘 나와요. 그런 재료들을 가지고 얼마나 더 섬세하게 만드느냐가 가장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 섬세하게 작업하기 위해선, 차분한 성격의 사람이 잘 어울릴까요?
 
“그건 또 아니더라고요.(웃음) 일단 성격보단 기본적인 솜씨와 감각이 있는 사람이 잘 하더라고요. 색깔 배색하는 감각이 있으면 정말 좋아요. 한복도 보면, 아무리 좋은 원단으로 만들어도 색깔 배색을 촌스럽게 하면, 촌스러운 한복이 되거든요. 그만큼 색깔 배색이 참 중요하죠. 정교하게 색깔 배색 잘 하고 세밀하게 하면, 잘 할 수 있을 거예요.”
 
- 지금까지 만든 장신구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뭔가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특히 애착이 가는 건 발고리에요. 발고리는 과거 궁에서 많이 사용했는데, 궁에서 쓰이던 전통 발고리에 원석을 사용해 응용한 작품이 있어요. 전통 발고리를 응용해 만든 작품이 거의 없어서 애착이 가요. 그렇게 만든 발고리는 제가 소장하고 싶었는데, 계속해서 구매하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현재는 판 상태에요.”
 
“또 수를 놓은 머리꽂이도 참 좋아해요. 너무 예뻐요. 자수를 이용하니 다양한 모양을 만들 수 있어서 좋아요. 수를 놓은 노리개와 세트로 하면 더 예뻐요.”
 
-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는지.
 
“아침 7시 반쯤 가게에 나와서 매장 정리 좀 하고, 차분히 작업할 마음을 잡고 매듭을 만들기 시작하죠. 오전에는 비교적 한가해 제 작업을 그나마 많이 할 수 있거든요. 오후 들어서 손님이 늘면 응대를 해야 하니 정신없이 바빠요. 그렇게 오후 5시까지는 정말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집에 가죠.”
 
- 계속 작업을 하다보면 시력이 안 좋아지진 않을까 우려가 되던데, 건강에는 이상 없으시죠?
 
“다행히 아직까진 시력이 안 좋다고 느낀 적은 없어요. 매듭, 노리개는 그냥 잘 할 수 있는데, 구슬 등 더 섬세한 작업을 할 때는 돋보기를 쓰고 하죠. 사실 매듭은 안 보고도, 감각만으로 할 수 있으니깐 문제없죠.(웃음)”
 
- 노리개를 만들면서 가장 보람됐던 때는 언제인가요.
 
“프랑스에서 전시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프랑스 가니까 이렇게 수작업 공예품을 너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노리개는 우리 전통복에 어울리는 장신구다보니 외국인들이 착용하기가 힘들잖아요. 그래서 외국인들도 좋아할 만한 목걸이, 브로치 등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좋아해주는 모습에 정말 뿌듯했죠.”
▲ 강미자 [사진=양문숙 기자]
■ 노리개와 여유를 느끼며…
 
노리개를 만들고 싶어서, 금전적인 부분을 포기 할 수 없었던 강미자는 북적대는 시장 한복판에 뛰어 들었다. 30여년을 노리개와 함께 치열하게 보낸 그녀는 이제 노리개와 여유롭게 보내길 희망한다.
 
- 매듭에서 시작해 노리개, 브로치 등 많은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포장’을 좀 색다르게 하고 싶어요. 몇 선생님들이 열심히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전통 포장 분야가 참 취약하거든요.”
 
- 포장이라고 하면 어떤 걸 말하는 건가요?
 
“전통 보자기를 응용한 포장이요. 규방공예에서도 보자기를 이용한 포장을 다루긴 하는데, 저는 그거와는 다르게 좀 더 색다른, 전통을 현대화한 포장 방식을 만들어 내고 싶어요.”
 
- 특별히 전통 포장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다면.
 
“판매를 하다가 든 생각이에요. 가게에서 판매를 하다보면 구매한 상품을 포장해주잖아요. 그런데 사실 여기 시장에는 검은 비닐봉지에 주로 담아서 줘요.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검정 비닐봉지에 넣어지면 괜히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전통기법이 가미된 포장 기법을 만들면 참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아직도 하고 싶은 건 참 많아요.(웃음)”
 
- 꼭 이루고 싶은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서울 외곽 쪽에 기와 올린 공방하나 차려서 제 작품에만 매진하고 싶어요. 전통차도 만들고, 그동안 만들고 수집했던 노리개도 전시하면서 말이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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