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의 음식&도예] 한입 고구마찜과 고구마바구니
기사작성 : 2013-11-25 14:28   (기사수정: 2013-11-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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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고구마찜과 타래성형 _ Steamed Sweet Potato & Ceramic Coiling

오늘견디면 내일은 행복해 질거라 믿었다. 오늘 잠깐 아프고 나면 내일은 안 아프고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팔팔하고 내일은 오늘보다 오줌발도 시원해지고 그렇게 적어도 한 오년은 더 행복하게 건강하게 살고 갈거라 믿었다. ‘세토’는 우리집 오리지날 서당개 10년 진도개다. 8년된 암컷새끼 ‘니모’의 엄마다. 세토는 2004년 생이다. 그 해 나는 오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사회란 무엇인가? 회사란 무엇인가? 적잖은 고민과 우울함이 한꺼번에 밀려들어 나는 물론이고 최선생에게도 어려웠던 시기였다. 그 때 최선생과 나의 회사동료(이미 퇴사했을때 이므로 전직 동료)로부터 건네받은 세토. 그 때를 기념해서 내 아이디도 ‘hsseo04’다. 동물키우는데 지식이 전혀없던 무식한 상태에서 만나 이제 조금 알아가려는데 황망히 세토가 떠났다.

세토의 소변량이 급격히 줄어 그렇지 않아도 요즘 니모때문에 잦은 병원 발걸음에 더해 세토까지 초음파를 받게 한것이 화근이 되었다. 자궁내막염이 의심되는 초기증상이 보였고 이 때문에 중성화 수술을 감행하기로 했다. 약 보름 전 니모가 먼저 다행스럽게도 건강하게 자궁적출술을 받았기에 평소 그보다 건강한 세토는 무난하게 이 수술을 이겨낼거라 믿었다. 그런데 그것은 내 믿음이었다. ‘수술이 끝났어요....’하는 병원의 전화가 늦는다 싶더니 급기야 세토가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했다는 말을 전한다.

어떻게 병원에 도착했는지 모르게 수술실로 막 접어드니 핑크빛 담요밖으로 내게 너무나도 익숙한 세토의 얄미운 뒷모습이 먼저 보인다. 그런데 움직임 조차 없다. 돌아서 세토의 얼굴을 확인하는데 벌써 생명이 빠져나간듯한 멍하고 흐린 눈빛이 먼저 들어온다. 갑자기 믿고싶지 않은 현실이 내게 오는 듯 커다란 쇳덩이가 내 발등을 찍는듯 힘이 쭉 빠진다. 날 기다렸을까 죽는 그 순간이 힘들어 흘린 눈물일까 싶어 감기지 않는 세토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손바닥으로 닦아내니 미지근하다.

아랫도리는 수술을 받은 직후라 만신창이가 되어있고 가슴을 만져보니 한가닥 희망이라도 내게 전달하는듯 이 또한 미지근하다. ‘세토야! 가자. 집에 가자 빨랑 일어나! 빨랑!’ 혹시나 모를 기사회생 [起死回生]을 믿으며 심장부분을 열심히 문지르며 외쳤다. 꼭 그러면 살아날것 같았다. 벌떡은 아니더라도 다시 눈빛이 살아올것 같았다. 한참을 그렇게 흔들면서 울며 불며 했는데도 세토는 그렇게 가버렸다. 외출했다가 부랴부랴 돌아오는 최선생을 대장으로 알고 따르던 세토다. 가는 마지막 모습을 단장하려고 힘없이 쭉 빠져나온 혓바닥을 입 안으로 밀어넣고 윗 입술을 살포시 덮어놓으니 마치 자는 것 같다.
‘깔끔하고 예쁜모습 그대로 가야지...깔끔쟁이 세토’


오늘 행복을 미루지말고 지금 당장 그 행복을 누려라

3일 전 오전 11시경 세토는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며 병원에서 나가자고 눈으로 몸으로 다른때보다 애써 얘기했었다. 그런 세토를 꼭 안으며 내일을 약속했었다. 오늘 아프고나면 내일은 안아프고 그러면 내일은 더 행복할거라고... 그런 세토를 그날밤 11시경 10cm내외의 작은 유골함에 담아 집으로 데리고 오게될줄은 상상도 못했다. ‘의료사고’ ... 이런 사인으로 우리곁을 떠나게 될줄은 몰랐다. 그저 제 생을 다 살고 조용히 떠날 줄 알았다.

넓은 풀밭에서 마구 뛰어보고, 제가 똥누고 싶을때 누고, 잠자리에 들어 자고 싶을 때 자고... 제 생의 자유를 마음껏 누려보고 그렇게 떠나보내게 될거라 생각했다. 최선생과 나는 오래전부터 계획이 있었다. 지금 자리가 도자기 작업하기에는 협소하기도 하고 우리집 개들이 마음껏 뛰어놀 마당도 필요하고 해서 내년안으로는 꼭 여기를 떠나야지 그래서 그 개줄에서 해방시켜 적어도 우리집 앞마당에서는 자유로운 흙밟는 개로 만들어주어야지 했다.

그래서 매일 매일 귀찮은 배변용 산책에서도 해방될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좋으라고 우리 좋자고 넓은 땅이 있는 작업장을 찾았다. 덤으로 마당을 개들에게 줄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넓은 땅이 필요없음을 알았다. 이제와서 넓은 땅이 왜 필요한가. 세토가 없는데 넓은 마당에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세토의 흰 몸둥이가 없는데. 그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거였다. 이제와보니 우리의 로망, 마당 넓은집은 세토에서부터 시작된 것이였다. 최선생도 이제와서 마당넓은집? 하며 심드렁해 한다. 진작에 했어야 했다. 좀 더 빨리 움직였여야 했다.

‘그러니까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않고 오늘 자기 삶에 만족하면 잘사는 겁니다.’_법륜스님, «인생수업», 휴(休), 2013, 18~24쪽

그래 세토와 함께 그 놈의 개줄없이 자유롭게 여기 저기 산책하기를 나의 게으름으로 미루었더니 이제 그 기회마저 잃었다. 내일 행복하자고 오늘 부들부들 떠는 세토를 병원보다는 편안하게 위로하고 맛있는거 해주고 놀아주고... 그게 오늘의 행복이었던것을... 그것 또한 내 행복이었던것을.
목구멍에 주먹을 콱 쑤셔넣듯 왈칵 왈칵 울음이 울컥한다. 마치 미친년처럼 어미잃은 새끼 니모와 함께하는 산책중에도 세토 생각에 힘없이 걸으면서 눈물 한바가지다.

운전 중에도 시야에 물이 차오르고 입 밖으로 통곡의 소리가 나온다. 왜 내가 그날 그날의 행복을 주지 못하고 미래만 약속했는지. 불쌍한 놈. 잘 가거라. 잘 뛰어 놀거라. 잘 먹거라. 잘 있거라... 우리 다시 만나면 그날 부터 매일 매일 행복하자.

행복, 따로 준비하지 마라. 지금 당장 행복하라!_법륜스님, «인생수업», 휴(休), 2013, 표지글




■ 한입 고구마 찜 _ Steamed Sweet Potato

이것은 그렇게 하루아침에 우리곁을 떠난 세토가 가장 좋아하던 고구마다. 고구마를 쪄 놓으면 어느새 무릎밑에서 그 동그란 큰 눈으로 뚫어져라 쳐다보곤 했다. 새 문양이 들어간 바구니는 내가 직접 만들었다. 후다닥 만들어 한바구니 가득 고구마를 담아 보니 가을이다. 이 가을 끝에 떠난 우리 세토에게 보내는 마지막 음식.

준비물 : 한입 크기의 고구마 적당량.
   
 

 



 

■ 도예가 따라하기

도예 타래성형 (Ceramic Coiling) 이란?
손으로 하는 성형법 중 가장 오래된 성형법으로 자연스러움과 예술성을 강조한 작품을 하기에 적합하며,흙가래성형 또는 코일링(Coiling)이라고 부른다. 물레와 달리 형태가 복잡하거나 원형이 아닌 작품들, 환경 도자와 같은 큰 형태를 만드는데도 적합한 방법이다. 점토로 타래(Coil)를 만들거나 로프(rope)형태로 만들어 밑판(판성형으로 제작)으로부터 점차 원하는 형태로 쌓아올리는 기법을 말한다.

손을 테이블에 수평하게 펴 점토를 굴리면서 우선 균일한 두께의 타래를 만들고 이것을 밑판으로부터 한층 한층 쌓아올린 후 코일과 코일이 닿은 곳을 손가락이나 도구를 이용하여 매끈하게 정리하여 결합시킨다. 매끄러운 겉모양을 위하여 도구를 사용하기도 하며, 어떤 경우는 의도대로 다듬질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옹기를 짓는 방법도 이 기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방법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대칭, 비대칭형의 강렬한 느낌을 주고 수공예다운 내츄럴한 매력을 준다. 

 

 
타래를 쌓아 만든 기물이 꾹둑꾸둑 반건조 되었다. 두껍고 넓은 스폰지위에 뒤집어 올려놓는다.


전체적으로 두께가 같아지도록 주변을 깍아내고 자연스러운 손맛을 남기며 정리한다.


깍아낸 부분을 쓱쓱 물닦이 한다.


기물을 바로 세우고 전제적으로 원하던 방향으로 정리해 나간다. 깍아낸 흙들은 솔을 이용 살살 털어낸다.


꼭 짠 물 먹은 스폰지를 이용하여 안팎으로 물닦이하면 완성이다.













글, 포토 및 일러스트 : 서혜숙
도자기 제작 및 감수 : 최대규


서혜숙 Seo, Hye-Suk

그래픽. 편집디자이너
홍익대 및 동 산업미술대학원 석사.
Politecnico di Milano, Italia 수학.
현재 디자인전문회사 ‘디자인테라’ 아트디렉터

블로그 :
http://blog.naver.com/hsseo04 캐리의 감성도자기라이프
E-mail :
hsseo04@naver.com


최대규 Choi, Dae-Kyu

도예가이며 포토그래퍼.
홍익대 및 중국 칭화대학의 대학원에서 도예 전공.
현재 한국도자디자인협회, 경기도예가협회 이사, 한국미술협회, 고양도예가협회, 도어(陶語)의 회원.
일산에 ‘최대규도자공작실’을 13년째 운영하며, 작품활동 및 도예교실을 열고 있다.

https://www.facebook.com/cdkceramic
E-mail : daekyucho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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