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의 음식&도예] 리코타치즈와 미니삼각볼
기사작성 : 2013-10-21 08:00   (기사수정: 2013-10-2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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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타치즈와 가압성형 _ Ricotta Cheese & Ceramic Pressing

오래전 나는 청운(靑雲) 의 꿈을 안고 이탈리아로 날아간적이 있었다. 사전을 찾으니 속세를 떠나 은거하는 생활을 비유하는 북한말로도 청운을 소개하고 있다. 그랬다. 당시엔 젊은 혈기와 오만가지 생각들로 속세인 이 땅을 떠나 새로운 삶과 미래를 기대하며 떠났던 길이다. 지금이야 손가락 몇번 키보드를 튕기면 산간 오지 숟가락 숫자까지 내 앞에 쏟아낸다 하지만 당시엔 주로 인맥에 의해 정보를 수집하던 때였다.

처음도착한 땅이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 주의 페루지아(Perugia)다. 아직도 갑옷을 입은 기사가 뛰어 다닐것만 같은 고딕 양식의 묵직한 중세도시다. 반질반질한 돌바닥에 내 첫발자국을 내는 순간 이탈리아인들이 부러웠다. 매일 매일 생활하는 그들의 장소가 그들이 있는 바로 그 곳, 역사유적지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매일 그 곳으로 출근을 하고, 먹거리를 사고, 쇼핑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떤다.

낮부터 검은색 썬그라스에 멋쟁이들이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 한손엔 잡지 책을 다른 한손엔 작은 에소프레소 잔을 손가락 끝에 간당간당 잡고 있다. 늦은 오후만 되면 카페와 레스토랑마다 차양막이 하얗게 큰 길 돌바닥까지 나 앉는데 여름에는 이만한 명당자리도 없다. 하나같이 하얀 면보가 테이블마다 깔려있고 달그락 달그락 도자기 그릇위에 파스타며, 스테이크가 먹음직 스럽게 올려져 있다.

대부분 흰색의 원형접시들이 많지만 그래도 한다하는 집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형태의 접시들이 나와 찾는 손님들을 특별하게 해 준다. 맛집으로 소문난 집은 말할것도 없고 뜨내기 손님을 잡는 관광지에 자리한 싸구려 음식점에도 그릇은 도자기다. 이탈리아 조상들은 관광지와 유적지만이 아니라 그들의 식문화도 그대로 물려주었다. 그래서 그들이 부럽다.

어느 순간부터 식탁 위 그릇찾기가 시작되었다. 하루에 한번 정도는 주변 식당에서도 찾게되고, 맘 먹고 가는 맛집에서도 찾게된다. 그런데 이 땅에서는 좀 처럼 도자기 그릇은 찾기 어렵고 그 자리에 플라스틱과 강화유리만 있다. 간혹 더 큰 맘 먹고 가는 한정식집에서나 우리 도자기 그릇을 볼 정도니 쉽게 접하기는 어렵게 된 것이다.

오히려 파스타집이나 퓨젼음식점 등 비교적 저렴한 외래 음식점 등에서 쉽게 그것들을 찾을 수 있는걸 보면 이탈리아 사람들은 국외로 음식문화를 수출할때도 음식뿐만이 아니라 그릇문화까지 수출하는가 보다. 그렇다면 우리의 음식은 그 보다 못하다는 걸까? 우리도 오래전에는 도자기 그릇위에 항상 음식을 담아먹었던 적이 있었다. 역사 속 풍파와 함께 이제는 도도하게 도자기 그릇 위 음식을 향유할 수 없을 정도로 각박한 삶을 살았다 하더라도 식탁 위 도자기 그릇에게 내줄 여유조차 없어졌단 말인가.

이탈리아인, 그들도 우리와 같은 어려운 시절이 있었음에는 틀림없다. 내가 이탈리아로 유학을 결심했을 때 많이 들었던 말이 있다. ‘거지들이 사는 가난한 나라에는 왜 가려고?’
물론 잘 모르고 했던 말이다. 그 당시에 이미 1인당 국민 소득이 우리보다 훨씬 높았던 나라였다. 아무튼 당시엔 없는 나라, 가난한 나라로 인식되었던 그 나라가 전통있는 도자기 나라, 한국보다 그 문화를 더 즐기고 있다.


여기저기 보통의 식문화에 도자기 그릇이 있기를

오래 전 유학 당시 이후에도 여러번 이탈리아에 갔다 왔다. 이제는 이탈리아 남정네와 살림을 차린 동생네를 봐도 그렇고 그들의 손에 이끌려 찾아간 피렌체 근교 시골 음식점에도 그렇고 너무나도 당연시되는 식문화가 도자기다. 물론 도자기 그릇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해야 식탁문화를 리드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식의 세계화, 우리 전통의 우수성, 우리 문화 보전 등을 주장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우리들 보통의 생활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닌지. 깨져도 좋고 그릇끼리 부딪혀 이가 나가도 좋고 쓰면 쓸 수록 찻물이 들어 그 오래됨을 높이 쳐주는 중국 찻잔 마냥 오래묵은 도자기 그릇들이 집집마다 자랑거리로 있게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되면 누가봐도 한국은 전통이 있는 나라, 우수한 식문화가 있는 나라라는 경외한 시선을 한 몸에 받을지도 모를 일.
집에서나 음식점에서나 이미 가진 대단한 명품을 가지고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가지지 못한 남의 명품을 탐하는 안타까움로 우리 식탁을 빛내지 못하는 우리의 보통의 밥상이 안타깝다. 우리 그릇이 우리 밥상의 주인이 되어 가는 곳 마다 당연하게 될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 리코타치즈 _ Ricotta Cheese

리코타치즈를 제대로 만들어보겠다고 여기 저기 요리책과 온라인레시피를 뒤져보았다. 그런데 대부분은 그 들어가는 재료는 같으나 들어가는 함량이 틀리다. 그래서 리코타치즈의 기원이 고대 로마로부터 시작한다고하니 애써 이탈리아 요리레시피 원문을 해석해가며 만들었다. 아래는 리코타치즈 200g을 만들기 위한 준비물이다.

1. 준비물 : 소금 약간(손가락 한꼬집 정도), 사과식초 2작은술, 유유 1리터, 생크림 100ml
2. 냄비에 유유, 생크림, 소금을 넣고 중불에서 80도가 될 때까지 잘 저어준다.
3. 식초를 넣고 잘 섞어준 뒤 작은불로 젓지않고 1분간 둔다.
4. 몽글몽글 우유가 구름같이 뭉쳐지기 시작하면 면보자기 등으로 살짝 냄비를 덮어준후 실온에 식게 둔다.
5. 더 이상 몽글몽글 해 지지 않으면 면보자기를 깐 망에 부어 거른다. 다소 무거운 물체를 올려놓아 물을 뺀다고들 하지만 자연적으로 물이 빠지게 두어도 냉장고에 보관한 후에 먹게되면 적당히 굳은상태가 되어 먹기좋게된다.




 

■ 도예가 따라하기

도예 가압성형 (Ceramic Pressing) 이란?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진 석고틀에 점토판이나 점토덩어리를 손으로 눌러(가압하여) 붙인후 일정시간 후 탈형하여 일정한 형태로 만들는 방법을 가압성형이라 한다. 도예에 있어서는 보통 접시나, 볼 등을 제작하며, 간단한 조형뿐만아니라 복잡한 조형에서도 응용된다. 요즘은 도벽을 제작하는데도 응용하고 있다.
캐스팅보다 제작이 단순하면서도 동일한 사이즈와 형태를 얻을 수 있다. 조형토나 옹기토 등 입자가 거친 점토도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며 기법에 따라 좀 더 자연스러운 수작업의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지난시간 석고틀에 점토판을 올려놓아 대략 원하는 모양새를 갖춘 삼각볼이 되었다. 이번에는 마무리 작업을 통해 완성미를 갖추게 된다.


석고틀에서 점토를 분리해낸다.


점토가 잘린 상태 그대로 자연스럽게 거친 전을 가진 그릇으로 완성해도 되지만 여기서는 조금씩 더 다듬어 정갈한 분위기의 미니삼각볼을 만든다.


그릇 안쪽에 점토를 이어붙여 생긴 선을 손가락과 도구를 사용해서 잘 메꾼다.


또한 안쪽 그릇에 생긴 모서리의 각을 적당히 세워 깔끔한 외형이 되도록 한다.


거친 부분은 칼로 도려내고 물닦이를 해서 완성한다.








 

글, 포토 및 일러스트 : 서혜숙
도자기 제작 및 감수 : 최대규


서혜숙 Seo, Hye-Suk

그래픽. 편집디자이너
홍익대 및 동 산업미술대학원 석사.
Politecnico di Milano, Italia 수학.
현재 디자인전문회사 ‘디자인테라’ 아트디렉터

블로그 :
http://blog.naver.com/hsseo04 캐리의 감성도자기라이프
E-mail :
hsseo04@naver.com


최대규 Choi, Dae-Kyu

도예가이며 포토그래퍼.
홍익대 및 중국 칭화대학의 대학원에서 도예 전공.
현재 한국도자디자인협회, 경기도예가협회 이사, 한국미술협회, 고양도예가협회, 도어(陶語)의 회원.
일산에 ‘최대규도자공작실’을 13년째 운영하며, 작품활동 및 도예교실을 열고 있다.

https://www.facebook.com/cdkceramic
E-mail : daekyucho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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